녹내장은 당뇨망막병증, 황반변성과 함께 우리 눈의 실명 원인이 되는 3대 질환이다. 녹내장이란 안압 뿐만 아니라 다른 여러 가지 위험 요인으로 인해 초래되는 시신경 병증에 의해 눈에 시야 결손(시야에 이상이 생긴 상태) 증상이 나타나는 양상을 일컫는 말이다. 흔히 안압이 21mm Hg 이하인 경우 정상 안압이라고 하며 녹내장은 안압이 오르는 경우에서 발생한다고 알려져 있다. 그러나 한국과 일본의 통계를 보면 안압이 정상 범위인 녹내장 환자가 더 많은 것으로 되어 있다. 따라서 녹내장은 안압이 정상 범위를 보이는 수준이어도 하루 동안의 변동 폭이 크거나 시신경으로 가는 혈액 순환이 원활하지 않은 등의 여러 가지 원인에 의해 발병할 수 있다. 녹내장이 발병하면 시신경이 약해지면서 시야가 점점 좁아져 실명에 이르게 된다.

녹내장은 크게 개방각 녹내장과 폐쇄각 녹내장으로 나눌 수 있으며 개방각 녹내장은 전방각(각막의 후면과 홍채의 전면이 이루는 각)이 눌리지 않고 정상적인 형태를 유지한 채 발생하는 녹내장으로 전체 녹내장의 90% 정도를 차지한다. 개방각 녹내장은 초기에는 증상이 없다. 시신경 손상이 서서히 진행되다가 말기에 이르러 시야가 많이 좁아지게 되면 답답한 증상이 나타나는 경우가 많다. 일단 손상된 시신경은 치료가 되지 않으므로 정기적인 안과 검진을 통해 녹내장이 의심되는 경우에는 녹내장 검사를 받아야 한다.

폐쇄각 녹내장은 갑자기 상승한 후방 압력 때문에 홍채가 각막 쪽으로 이동하여 전방각이 눌려 발생하는 녹내장이다. 폐쇄각 녹내장 중 대표적으로 급성 폐쇄각 녹내장이 있으며 이는 안압이 급격하게 상승하면서 심한 안통, 두통, 오심 및 시력 저하 등을 초래하는 녹내장이다. 급성 폐쇄각 녹내장 환자의 많은 경우에서 두통으로 인하여 병원을 방문하는 경우가 있는데 간혹 두통에 대해 치료를 하느라 녹내장 발견이 늦어져서 시력이 저하되는 경우가 있다. 두통과 함께 안구 통증, 시력 저하 등 안과적 증상이 동반된다면 녹내장을 의심해봐야 한다.

현재까지는 녹내장을 완치시키는 치료법은 없다. 흔히 안압약이라고 말하는 녹내장 안약을 사용하여 안압을 낮추어 시신경 손상의 최소화를 기대할 수 있는 치료를 시행한다. 하지만 녹내장 안약을 사용한다 하더라도 이미 진행된 시신경 손상에 따른 시야 손상을 회복시키기는 어렵다. 녹내장 안약을 사용해도 안압이 내려가지 않거나 안압 저하가 되었음에도 시신경 손상이 빠른 속도로 진행되는 경우 레이저 치료나 녹내장 수술을 통하여 추가적인 안압 하강을 기대해 볼 수 있다.

녹내장은 특별한 예방법이 없다. 따라서 녹내장의 가족력이 있거나 나이가 50세 이상이면 안과 검진을 통해 녹내장 여부를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 또한 녹내장으로 진단을 받은 환자는 시신경 손상을 막기 위해서 꾸준한 약물 치료와 안압 변화 관찰을 위해 정기적으로 안과 진료를 받아야 한다.

김영준
김포우리병원,
안과 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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