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포시가 추진하던 통·리장 자녀 장학금 지원 조례 추진이 보류됐다. 지난 7월 28일부터 입법예고 중인 이번 조례추진을 두고 시민단체를 비롯해 언론, 시의원 상당수가 사실상 반대 입장을 밝혀 왔다. 내년 지방선거 10개월을 앞두고 선심성 조례로 보였기 때문이다.

이번 조례는 현재 통리장 500여명의 10%인 50여명이 1인 당 연간 160만원 상당의 장학금을 지급받는다는 내용이다. 추천권은 해당 읍면동장이 행사하도록 했다. 취지의 정당성을 떠나 읍면동장의 추천에 따른다는 절차가 꺼림칙하다.

현재 통·리장 활동비는 지난 13년 동안 월 20만원을 인상 없이 받아 왔다. 행자부가 금액을 지정해 놓고 있어 이 제한 지침을 바꾸지 않는 한 인상이 현실적으로 어려운 상황이다. 통·리장의 활동비 인상은 모 대통령 후보가 50% 인상안을 공약으로 내걸기도 한 사안이다. 사회적으로 인상에 대한 논의는 뜨거운 감자다. 통·리장 활동에 대한 평가가 사회적으로 엇갈리기 때문이다. 꼭 지역 내 꼭 필요한 통리장이라는 긍정적 평가도 있지만, ‘갑질 통리장’이라는 비판적 평가도 있기 때문이다.

통리장의 활동은 주로 주민들의 연락책 역할에서부터 어려운 이웃들의 행정업무 대행까지 다양하다. 농촌 지역의 이장은 나이 드신 어른들의 도우미 역할은 필수이고 지역 내 민원 해결사 역할까지도 자임해야 한다. 김포의 대표적인 5개읍면의 이장들은 공장들이 마을을 점령하면서 발생하는 각종 민원과 문제들을 해결해야 한다.

또한 근로자들이 주변 빌라에 입주하는 등 주민들이 증가하고 있지만, 자연부락 주민과 새입주민 간의 괴리감으로 사실상 '한 마을 두 가족' 일을 해야하는 게 현실이다. 이장 한 명이 몇백 세대 이상을 맡아야 하는 경우도 많다. 동선이 넓어 도시와 다른 환경에서 애로사항이 많은게 사실이다.

도시지역의 통장들은 상대적으로 담당 세대수가 농촌지역 보다 많아 힘든 면도 많다. 대부분이 아파트 지역은 밀집돼 있어 관리가 상대적으로 쉽지만 말이 많아 갈등 때문에 힘들다. 지역 공동체가 망가진 아파트 단지들의 동네 일을 하다보면 대외적인 민원보다, 주민 내에서의 험담과 평가, 갈등으로 인해 상처를 당하는 경우가 많아 농촌지역의 이장과는 또 다른 어려움이 있다.

농촌 이장들은 읍면에 자주 출입(내방)하면서 쓰는 경비는 월 수십만 원에 이르는게 현실이다. 그리고 행사와 경조사비 등을 포함하면 개인지출은 훨씬 많아진다.

이번 장학금 지원 조례제정이 중단된 것은 선거를 앞두고 잘한 일이다. 그러나 5개읍면 이장들은 5개읍면 발전 대책 차원에서 그곳에 맞는 지원책이 필요하고, 통장 역시 도시민들의 예민함으로 인해 어려움이 많은 점을 감안해 적절한 지원 대책이 필요하다.

그동안 공무원들의 행정력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해서 급료인상을 하지 않는 경우는 드물다. 이번 기회에 통리장들의 13년 동안의 활동비 동결에 따른 지원책 마련이 필요하다. 반면 통리장들의 월권적 행동이나, 부당한 이권 개입, 민원 조장 등에 대해서는 행정에서도 감사권을 발동하는 등 철저한 관리 및 평가도 겸비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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