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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대 그들의 고민을 아시나요? - 요리사를 포기한 그녀의 꿈 ‘갓 지은 밥상’

요리사를 꿈꾸고 호텔조리학과를 진학 후 꿈을 접었다
권위적인 남성중심 조리문화, 여성으로서 참기 힘들어
그래서 그녀는 20대가 좋아하는 한식전문점에 도전한다


주위를 보면 별 것 넣지 않는데도 요리를 맛있게 하는 사람들이 있다. 신기한 마음에 쳐다보아도 도무지 그 비법을 알 수가 없다. 김포대 호텔조리학과 졸업생 박 지은(23)양. 그녀는 주변 사람들에게 이런 존재다. 허나 그녀는 대학교 졸업 이후 요리사의 꿈을 접게 되었다고 하는데…. 왜 이런 선택을 하였을까. 그리고 그녀가 꿈꾸는 미래는 무엇일까. 함께 들어보자.

Q. 호텔조리학과를 나왔는데, 진로가 그쪽인가?

아니다. 사실 나는 대학교에 와서 요리의 꿈을 접게 되었다. 이상과 현실이 너무 달랐기 때문이다. 우선 위계질서와 엄격한 분위기가 적응하기 힘들었다. 불을 다루는 위험한 환경이니 어쩔 수 없는 부분이기도 했다. 하지만 내가 잘못한 것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혼이 날 때는 견디기 힘들었다.

또한 전체적으로 남자를 선호하는 분위기가 있었다. 언제는 한번 교수님께 직접 그 이야기를 들었다. 남자들은 힘도 세고, 군대를 다녀오기 때문에 위계질서에 빨리 적응한다는 것이었다. 그에 반해 여자들은 상대적으로 힘도 약하고, 결혼·출산 등 제약이 많아서 꺼려한다는 것이었다.

그래서 시간이 갈수록 호텔조리를 꿈꾸었던 여학생들이 제빵·제과 계열로 빠졌다. 그 쪽은 상대적으로 여성이 많아서 차별이 덜했기 때문이다. 학생임원 중에서도 원래는 한식 요리사를 꿈꾸었던 여학생이 있었는데, 결국 제빵·제과로 길을 틀었다. 그 때문인지 1학년 때부터 다른 길은 생각도 않고 제빵만 준비 하는 여 동기들도 많았다.
그때부터 요리사라는 꿈을 접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정확히 말하면 요리가 싫은 것이 아니라, 그 속의 위계질서와 차별이 버티기 힘들었다. 그것을 느낀 것이 1학년 1학기였다.
 
Q. 일찍 호텔요리사의 꿈을 접은 것인데, 그 후는 어떻게 학교를 다녔나?

등록금은 냈고, 졸업은 해야 했다. 사실 휴학도 생각해보았다. 하지만 2년제 대학교에서 휴학을 하려니 그것도 쉬운 일은 아니었다. 그래서 차라리 얼른 졸업을 해야겠다고 생각했다. 그 다음에 내 진로를 다시 찾아볼 셈이었다. 졸업 후에 남은 것은 졸업장과 학자금 대출금이었다.
 
Q. 본인이 정말 하고 싶은 것은?

만약 정말 하고 싶은 것을 한다면, 개인 밥집을 열고 싶다. 20대를 겨냥한 한국 가정식 밥집이다. 시내에 나가보면 일본 가정식 음식점은 많은데, 한국 가정식 밥집은 거의 없다. 젊은 사람들이 부담 없이 갈 수 있는 곳은 더더욱 없다. 친구들끼리 점심을 정할 때 햄버거, 돈까스 등은 많이 말하지만 “쌈밥집 갈래?”라고는 거의 하지 않는다. 그래서 젊은 사람들도 많이 이용할 수 있는 한식집을 만들어 보고 싶다. 통 큰 한 끼가 자랑거리다. 재료를 아끼면 안 된다. 밥도 고봉밥으로. 젊은 사람들도 부담 없이 먹을 수 있는 덮밥이나 볶음밥이 주 메뉴다. 인테리어도 연령대에 맞춰 아기자기하게 꾸밀 것이다. 음식점 이름은 ‘갓 지은 밥상’.
 
Q. 주변에도 꿈 때문에 방황하는 20대들이 많다. 해주고 싶은 말이 있다면?

사실 이렇다 할 답이 없는 것 같다. 인생은 너무 길고, 당장 무얼 한다고 해서 명확한 해결방안이 나오는 것도 아니다. 그럼 차라리 현실을 즐겼으면 좋겠다. 모호한 것을 가지고 끙끙 앓을 필요가 없다.

나도 이런 생각을 한 것은 최근의 일이다. 올해 들어 읽은 한 권의 책이 나를 바꾸어놓았다. 바로 ‘82년생 김지영’이라는 책이었다. 아이를 키우던 여성이 스트레스로 인해 정신병이 온 내용이었다. 나는 그 전까지만 해도 결혼은 필수 요소였다. 최소 26살에는 결혼을 하려고 했었다. 그래서 그 시점을 내 인생의 분기점이라 생각했고, 결혼을 위해 안정적인 직업과 돈을 빨리 가지려 했었다.

하지만 책을 읽고 난 뒤, 결혼이 과연 필수 요소인가 의문을 가지게 되었다. 남들 눈을 의식해서 억지로 결혼한다면 나도 제 2의 김지영이 될지도 모르는 일이었다. 그 생각을 하고 나니 결혼은 선택 요소가 되었고, 내 인생을 좀 더 길게 바라보게 되었다.

타인의 시선에서 벗어나자 불안감이 사라졌고, 마음이 거짓말처럼 편해졌다. 온전히 ‘현재의 나’에게만 집중할 수 있었다.
결론은 내 주변의 청년들도 현재를 살았으면 좋겠다. 너무 미래의 일을 생각하지도 말고, 많은 제약들을 신경 쓰지 않아도 된다. 나이가 좀 늦으면 어떻고, 일이 어려우면 어떤가? 태어난 이상 다 자기 밥벌이는 하는 법이다. 미래의 일은 미래의 내가 걱정할 테니 현재를 즐기자!

정누리 시민기자  gimpo1234@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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