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태운 발행인

대한민국 국민특허 '안전불감증' 사방에 널려 있어. 반세기 동안 안 될 것 같은 일들을 기적처럼 해내며 어떤 경우든 '어떻게 될 거야'라는 피동적 타성이 불감증 팽배한 문화를 만들어 내면서 안전 무방비사회 만들고 다른 차량 신호에 끼어드는 만능 우회전이 하나의 사례. 

장마는 지독한 습도와 함께하기에 무더위를 식히는 빗줄기가 청량제처럼 시원함을 배가시킨다. 올 장마는 기후변화 추세에 어김없이 국지성호우의 특성을 유감없이 보여줘 중부권이, 봄내 극심한 가뭄에 시달리다 홍수에 물난리를 겪는 홍역을 치렀다.
지구가 뜨거워지는데도 미국 같은 거대 탄소배출 국가가 기후변화협약을 탈퇴하는 것도, 기후가 재주부리듯 한해와 수해를 번갈아가며 지구촌 곳곳을 강타하는 현상, 자국 이기적 발상으로 세계기후를 더럽히며 환경을 갉아먹는 행동들은 과학과 데이터로 증명하는 오늘날의 세계에선 용납이 될 수 없는 파렴치한 행위들이다.

지구를 더럽혀 얻어지는 이익은 고스란히 인류와 자연에 재앙으로 부메랑되어 덮치는 대가를 요구하기, 어찌 보면 환경보호를 말하고 인류애와 인권을 말하는 미국과 같은 선진국이 지도자 한명이 바뀌면서 지구상 인류를 무차별 살상하고 병들게 하는 무참한 짓의 선봉에 서는 것과 다를 바 없다.
지금의 세계는 어느 국가 하나가 환경을 잘 보존하고 관리한다고 세계기후가 좋아지는 것이 아닌 것처럼 모든 국가가 사명감으로 참여해야만 극복되어질 환경의 문제들이 산적하여 전방위적으로 관심과 노력이 요구 된다.

충청도의 수해피해도 확장해서 유추하면 세계인이 저지른 환경오염 피해의 결과 중 하나다. 그런데 수해피해 사례를 들여다볼 때 웃지 못할 일들은, 우리의 소홀한 대처와 안이함이 그 피해를 가중시켰다는 것이다. 소위 대한민국표 '안전불감증'이라는 우리국민 특허다.
사고는 사소한 것에서 시작한다. 저지대와 물의 통로주변은 항상 물의 범람과 고립을 생각하고 안전방안 등을 강구해야 한다.

행정과 경찰에서는 하천변주차와 설치물의 이동을 안내하였으나 평소에 아무 문제 없었던 것만 생각하고 안전한 고지대로의 이동을 무시함으로 차량들이 물에 잠기고 떠내려감으로 재산상 손실보다 무더위에 당장 불편을 감수해야하는 덫에 걸렸다. 장마가 끝나면 바로 뜨거운 8월이 시작되고 바야흐로 여름휴가와 피서지로의 이동이 시작할 텐데 불편이 이만저만 아닐 것이다.  잠깐의 수고와 대비가 가져다 줄 결과가 많이 다른 사건·사고를 우리주변에서 너무나 많이 봤기에 공부도 되었을 것인데 우리가 느끼는 안전에 대한 체감은 거의 모르쇠로 일관되는 듯하다. 지난 반세기동안 대한민국은 역사상 유래 없는 장족의 발전과 경제성장을 이루어 6.25 동족상잔의 비극과 폐허가 된 국토위에 새로운 이정표를 세우고 번영의 과실을 공유하고 있다. 그 과정에서 불가능해보였던 일들이 기적처럼 해결되는 장면을 수없이 목도한 우리국민은 어느새 “어떻게 되겠지”라는 타성과 관성이 팽배한 사회분위기를 만들었고 문제가 심각해도 애써 관심사에서 지워버린다.

북한이 핵과 미사일을 연일 쏘아대도, 내 문제가 아니다. 김포신도시 사거리는 신호와 무관하게 통행하는 배달 오토바이와 우회전 만능의 차량들이 붐벼도 남의 일이다. 내가 관심 가질 이유가 없다는 것인가?

운전자들은 좌회전 신호를 받고 차량 운행할 때가 가장 위험하다고 토로한다. 차는 좌회전하는데 느닷없이 좌측에서 오토바이가 빠르게 직진해간다. 두 차선이 좌회전 하는 중인데 앞질러 직진하다니 도대체 무슨 말도 안 되는 자살 운전행위인가!
짧은 순간 생사의 문제가 얼핏 스쳐간다. 놀란 가슴을 진정하고 차를 한 편에 세우고 사거리 근처에 서 있자니 5분에 한 대 꼴로 빨간불을 가로지르고 대각선으로 유턴하듯 차를 피하며 곡예 운전하는 모습이 목도된다.

신호등은 오토바이 운전자에겐 아무런 통제나 질서를 가늠해주는 장치가 아니다.
또 하나의 유형은 좌회전 신호로 질주하는 차 앞에 우측으로 빠르게 끼어드는 차량들이다. 우회전은 모든 신호나 교통법규에 상관없이 언제나 가능하다는 운전자들의 인식이다.
다른 길로 접어드는 우회전 사고는 거의 모든 사고 유형에서 우회전 차량 책임의 사고라 판단해도 과언이 아니다. 우회전 차량은 보행신호가 떨어졌는지, 좌측에서 직진 차량이나 대각선에서 좌회전 차량이 오는지를 먼저 살펴야 한다.

왜냐하면 우회전할 때의 신호체계는 모두 내가 지나가도 좋다는 신호가 아니고 상대편 차량들이 통행해도 좋다는 신호이기 때문이다. 결국 우회전 할 때는 주변을 잘 살펴서 천천히 주행해야 당연하다. 당연한 것을 지키지 않는 습성은 왜인가?

주행 중 난폭운전이나 졸음운전, 음주운전은 사고를 일으키면 대형사고다. 휴가철, 차량으로 이동하는 가족들이 전국을 누비게 된다. 부모를 잃은 아이들이 나올 수도 있고 자식을 잃은 부모가 될 수도 있다. 행복하고 단란한 가정이 급하지도 않고 서두를 필요도 없는 피서길에서 급하게, 쫓기듯, 습관적으로 새치기, 칼치기, 만능 우회전으로 운전한다면 피서길이 사망길이 될 것이다. 마음속으로 우리를 불안하게 하는 것들을 기록해보고, 그때그때 대책은 무엇인지를 숙고해 보자. 안전한 사회를 위한 작은 배려이자 나를 지키고 가족을 지키는 필수불가결의 약속이라는 인식이 우러날 것이다.

우리 사회는 정답만 하나라도 더 골라내는 교육에 길들여지고 나보다 상대가 하나라도 더 틀리고 못해야 내가 사는 통념이 지배해왔다. 상대와의 경쟁이 승패의 문제가 아니라 상생으로 보완되고 공유되는 질서의 패턴이 자리 잡아야 불필요한 소모적 조급증과 불안감으로 우회전 만능의 운전도 사라질 듯하다.


나를 지키는 일이, 상대를 배려하고 소통하는 것이, 약자의 비겁함이라 생각하는 바보도 없어질 것이다. 작은 것이라도 양보하고 희생하는 작은 정성들이 보다 안전하고 유쾌한 사회 질서를 조성하리라. “우회전은 만능이 아님을 휴가철 유념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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