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컬푸드가 우리 삶에 미치는 영향

김포로 이사 온 이후 귀에 익숙해진 단어 중 하나는 로컬푸드(local food)이다. 로컬푸드란 그 지역에서 생산·유통되는 농산물을 말한다. 먹을거리의 안전성을 확보하고 환경적 부담을 경감시키며, 나아가 생산자와 소비자 간의 사회적 거리를 줄여 공동체를 만들려는 노력이 바로 로컬푸드이다. 우리가 그 지역의 농산물을 소비하는 것은 우리의 삶에 어떤 의의가 있는지 되새겨볼 필요가 있다.    

로컬푸드는 생산자와 소비자의 신뢰를 바탕으로 이루어지는 거래이다. 로컬푸드는 지역 내에서 유통되다보니 제품의 신선도가 유지되고 이동으로 투입되는 비용을 줄일 수 있어 소비자는 저렴히 신선한 먹거리를 구입할 수 있고 생산자인 농민은 실질 소득을 높이는데 도움이 된다. 김포의 로컬푸드 매장을 방문하면 무농약 유기농 재료들을 쉽게 찾아볼 수 있기에 건강을 챙기는 까다로운 소비자들의 쇼핑 시간을 대폭 단축시켜 줄 수 있다.

근거리 유통으로 인한 장점은 구입비용절감의 효과를 넘어 이산화탄소배출을 줄일 수 있어 환경문제 해결에 도움이 된다. 미국산 바나나는 제주도산 바나나보다 16배 이상 이산화탄소가 발생된다고 하니 수입농산물 구매가 비간접적으로 환경오염을 촉발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아야 할 것이다. 또한 유통 중 신선도를 유지하기 위한 별도의 화학적 처리과정이 최소화되기에 건강하고 안전한 먹거리를 제공받는 것이다.

요즘은 대형마트뿐만 아니라 동네의 작은 슈퍼마켓에도 이제는 수입과일을 흔하게 발견할 수 있다. 많은 소비자들이 이제는 그것이 수입과일인지조차 인식하지 못한 채 장바구니를 채우곤 한다. 바나나, 체리, 망고, 오렌지 같은 과일은 이제 아이들에게 익숙한 과일이 되었다.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수입과일에 대한 안전성에 대해 의구심을 가지고 구매를 하는지 궁금할 때가 많다. 수입 과일들은 장거리 이동을 거치기에 저장기간과 이동 시간 중 변질 되는 것을 막기 위한 화학물질을 대량 살포한다. 수확 이후 수확물에 뿌려지는 화학물질들은 재배시 뿌려지는 약제들보다 더 유해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한 유통 중 쉽게 상하는 것을 막기 위해 대부분의 수입 과일은 미성숙한 상태에서 수확한다. 미성숙 과일은 제 영양분을 다 가지고 있지 못할 가능성이 크기에 영양학적으로 그리 유익하다 볼 수 없다.

우리 가족이 먹는 농산물, 누가 어떻게 생산하고 있을까?

현재 전세계적으로 식품산업 체계는 심각한 문제를 안고 있다. 교통과 통신의 발달로 촉발한 세계화의 부작용이 식품산업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이다. 다국적 기업들이 세계를 누비며 식자재 관련 무역을 독점하고 농민들을 하청 노동자로 만들고 있다는 피해 사례는 월드뉴스에 속속 등장하는 기사 거리이다. 몬산토(Monsanto), 카길(Cargill), 아처 다니엘스 미들랜(Archer Daniels Midland, ADM) 등 우리 귀에도 익숙해진 거대 농식품 회사들이 쇠고기, 사료, 비료, 농약, 종자, 유전자재조합식품(GMO) 등 농식품 관련 산업 전체를 지배하고 있다. 이러한 글로벌 기업들은 지구 환경과 개인의 생명을 등한시하고 이윤 추구만을 앞세워 전 세계를 위험에 빠트리고 있다.

어떻게 하면 안전하고 믿을 수 있는 식품을 먹을 수 있을까? 우리 가족이 먹는 농산물은 누가, 어떻게 생산하는지 알 수 없을까? 농민들의 어려움을 함께 나누면서 동시에 건강한 먹을거리를 확보하는 방법은 무엇일까? 이런 고민들에 대한 해법으로 등장한 것이 '로컬푸드 운동(local food movement)'이다. 2000년대부터 로컬푸드 운동이 국내에서도 활성화되기 시작했지만 아직까지도 우리의 일상에 자리 잡지는 못했다.

김포시에 등록된 농업인은 약 15,355명(2015년 기준)으로 전체 인구의 4.19%를 차지한다. 김포시의 전체 인구 증가율에 비해 농업인구는 매년 감소 추세에 있다. 이분들 또한 김포시민의 일부분이며, 김포시 경제의 원동력이라 할 수 있는데 더 이상 농업에서 희망을 찾기 힘든 것이다. 도농복합지역으로 표현되는 김포는 로컬푸드 생산과 소비에 적합한 지역적 특성을 가지고 있음에도 여전히 많은 김포 시민들의 생활에 정착되지 못하고 있다. 먹거리는 우리 생활의 가장 기본 바탕이기에 농업이 굳건히 자리 잡아야 안전하고 건강한 사회를 만들어 갈 수 있을 것이다.

며칠 전 방문했던 김포 로컬푸드 매장에서 ‘우리 어깨위에 김포농업의 미래가 있다’라는 문구를 보았다. 우리의 농업을 살리고 안전한 먹거리를 위해서는 농업인뿐만 아니라 일반 시민들이 로컬푸드에 대한 관심을 기울여 지역의 농산물 소비를 촉진하고 발전시켜 나가는데 동참해야 할 것이다.

세계시민리더십아카데미 대표 이 희

저작권자 © 김포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