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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나가사키 의대 교수의 일생사랑과 평화의 사도

사랑과 평화의 사도

일본 나가사키 순심대학교에 교환교수로 갔을 때 였다. 대학 캠퍼스는 일본 최남단 산 정상에 자리 잡고 있어, 강의실에 있노라면 훈풍이 봄의 소리가 들렸다. 강의를 마치고 귀로 할 때쯤, 재단 이사장으로부터 “나가이 타카시의 일생”이라는 책 한권을 선물 받았다. 이 책은 오랜 세월 책꽂이에서 잠자다가 최근 북핵北核문제가 이슈화 되면서 책을 꺼내 읽기 시작했고, 밤잠을 설쳐가며 탐독했다. 우리정부는 북핵에 대한 방어수단으로 미국의 사드THAAD배치를 수용하면서 국론이 분열되는 양상도 있었다.

주말에는 '원폭자료관'에 갔다. 그곳에서 동영상을 통해 사람들이 불에 타 죽는 아비규환阿鼻叫喚의 참상을 봤다. 그때의 기억이 20여년이 지난 지금에도 생생하게 떠오른다. 그리고 나가사키의 상징과도 같은 ‘평화 기념상’이 떡 버티고 있었다. 조각상은 원폭의 위험과 평화를 기원하고 원폭 희생자의 명복을 비는 모습이라고 안내원의 설명이다.

1945년 8월9일 오전 11시2분, 히로시마의 원폭투하 3일 뒤 2차로 나가사키에 원자폭탄이 떨어졌다. 재차 원폭투하가 꼭 필요했던가? 역사가들의 논쟁거리로 남아있다. ‘나가이 타카시'는 나가사키 의과대학 교수로서 그 시간, 물리적 요법과 2층 부장실에서 렌트겐 필림을 분류하고 있었다. 그 때, 원자폭탄이 "꽝"하는 폭음과 함께 버섯구름이 하늘로 높이 솟았다. 그는 엎드렸지만 맹렬한 폭풍이 그의 몸을 날려버렸다. 상반신이 피투성이가 되었다. 8천도의 대형폭탄이 고온과 초속2키로의 풍압 때문에 모든 것이 붕괴되고, 깨지고, 타버려 2만 여명이 죽고 부상자도 10만 명이 넘었다. 그러나 나가이 타카시 박사는 병원 의료대장 직을 맡아 3일 동안 부상자 225명을 구호하고 탈진상태에서 쓰러졌다. 그는 의식이 회복돼 집에 돌아왔으나 집은 잿더미로 변했고, 불에 탄 아내의 골반과 요추, 그녀가 손에 쥐고 늘 기도하던 묵주가 녹아 있었다. 이를 양동이에 담아 가슴에 안고 묘지에 갔다. 그는 얼마나 슬프고 가슴이 아팠을까? 머리에는 붕대를 감고 지팡이를 짚고 진료활동을 계속했다. 이런 그의 초인적인 능력은 대체 어디에서 나온 것일까? 모두가 감탄했다. 대학 건물은 전소됐고 교수 대다수가 불에 타 죽었다.

그 당시 나가사키의 총인구 24만 명 중 15만 명이 희생되었다. 우라카미 성당은 일만 명의 가톨릭 신자 중 8,500명이 죽었다. 나가이 타카시 박사는 합동위령제에서 신자대표로 조사를 바쳤다. '죄에 물든 사람들은 하느님의 제단에 바쳐질 자격이 없으므로 골라서 살아남은 것이다…. ' 그는 다다미 두 장의 좁은 여기당如己堂에 누어 피폭으로 인한 죽음을 앞두고 ‘나가사키의 종’鍾을 비롯한 '꽃피는 언덕', '생명의 강', '묵주알', ''여기당 수필',  '나가사키의 꽃', '원자구름 밑에 살아서'  그 외 수많은 글을 썼다. 또 '평화'라는 글씨를 일천 장이나 써 각계에 보내 평화만이 최고의 가치라고 역설했다. 그는 예수그리스도의 사랑을 실천한 삶을 산 것이다. 그는 문학을 전공했더라면 세계적인 대 문호가 됐을지 모른다.

나가이 타카시 박사는 방사능 오염을 무릎 쓰고 의학 분야 뿐 아니라 일본의 도덕적 정신적 공헌에 대해 교황으로부터 찬사를 받았다. 또 일본 천황은 그에게 ‘원자병과 원자의학’에 대한 과학자로 인정했다. 그는 1951년5월1일 나가사키 의대에서 43세의 꽃다운 나이에 만성백혈병으로 서거했다. 아내를 잃고, 두 아이를 남겨둔 채 여기당에서 눈을 감고 말았다.
그리하여 나가이 타카시 박사는 나가사키 시공장市公葬으로 우라카미 성당에서 2만시민이 참석한 가운데 야마구지 주교의 추모미사가 거행되었다. 요시다 수상, 참의원 의장, 나가사키 대학장, 그 외 각계 대표들이 조사, 조문이 끝나고, 사이렌이 울리고 일분 동안 묵념이 있은 후 일본 국제묘지에 안장되었다.

  그의 성인과 같은 일생은 많은 사람들의 가슴속에 영원히 살아 있을 것이며, 피폭의 참상으로 생을 마친 그는 하느님의 사랑과 평화의 사도로서 승리의 월계관을 썼지 싶다.

경영학박사.세무사.
수필가.전 대학교수.
김포신문사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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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포신문  gimpo1234@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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