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세먼지 문제가 ‘국가의 재앙’ 이라고 불릴 만큼 심각성을 더해가고 있다. 인체의 건강을 위협하는 것은 물론 가정생활이나 야외활동, 약속,운동 등 생활패턴 뿐 아니라 관련 산업의 판도까지 바꿔놓을 정도로 미세먼지가 우리의 일상적인 삶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미세먼지 예보는 이제 개인 뿐 아니라 관공서나 기업에서 날씨 등 일기예보 못지않은 필수 점검사항이 되어버렸다.

특히 도시민에게 공포의 대상이 되어버린 미세먼지. 수도권의 관문이자 북서풍의 영향을 받는 중국 황사와 미세먼지의 이동통로인 서해안에 위치한 김포시는 과연 미세먼지 위협으로부터 안전한가? 미세먼지의 발생 실태와 원인, 저감대책 등을 2회에 걸쳐 알아본다.


#1. 김포신도시 김모 주부의 미세먼지 분투기

쾌적한 환경을 기대하며 3년 전 김포시 한강 신도시 아파트에 입주한 주부 김모(37)씨는 아침에 눈을 뜨자마자 습관적으로 베란다 창문을 열고 뿌옇게 흐린 먼 산을 보며 미세먼지 상태를 가늠해본다. 그리고 스마트폰에 설치한 미세먼지 애플리케이션으로 오늘의 미세먼지 관련 정보를 읽은 뒤 주부모임 단톡방에 올라온 관련 정보를 확인한다. 미세먼지(PM10 μg/㎥)와 초미세먼지(PM2.5 μg/㎥) 상태가 모두 '나쁨'으로 나타나자 창문을 꼭꼭 닫고 공기청정기를 켠 뒤 아침을 준비한다. 주말에는 남편을 시켜 창틀에 수북이 쌓인 먼지 청소를 시켜야겠다고 마음을 먹는다. 그리고 유치원에 다니는 6세 아들을 깨워 씻기고 옷을 입힌 후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인증한 보건용 마스크를 착용시켜 등교를 시킨다.

직장에 다니는 워킹 맘인 김씨는 이윽고 출근 준비를 서두르며 세탁을 끝낸 옷들을 세탁기에서 꺼내 건조대에 넌다. 뽀송뽀송한 건조를 위해서는 창문을 열어 바람이 통하게 해야 하는데 미세먼지 때문에 창문을 굳게 닫을 수밖에 없어 난감해진다.
TV 아침 뉴스의 일기예보에서는 기상캐스터가 "오늘은 미세먼지가 많기 때문에 가급적 외출이나 야외 활동을 삼가는 것이 좋다"고 친절하게 안내방송을 한다. 아침부터 치솟는 더위까지 겹쳐 왕 짜증이 난다. 김씨는 이 참에 빨래 건조기를 하나 장만해야겠다는 생각을 하며 출근길을 재촉한다.

#2. 김포 미세먼지 ‘빨간 불’

올 들어 5월까지 서울의 하루 평균 초미세 먼지(PM2.5) 농도가 '나쁨'(1㎥당 50㎍ 이상)' 이상을 기록한 날은 총 17일로, PM2.5 농도를 측정한 지난 2014년 이후 가장 많았다. 반면 같은 기간 황사 관측 일수는 단 하루(1월 27일)에 그쳤다.

기상청과 국립환경과학원 대기질통합예보센터의 분석에 따르면  올들어 동북아시아 북서 계절풍이 약화돼 황사가 뜸해졌지만 한반도에는 오히려 고농도의 초미세 먼지가 많이 유입됐다는 것이다. 지난 6월19~25일 전국 평균 미세먼지(PM10) 농도는 47μg/㎥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μg/㎥이 높았던 점이 이를 입증하고 있다.
그렇다면 김포는 어떠한가? 한국환경공단이 운용하는 '에어 코리아' 사이트의 미세먼지 측정 자료에 따르면 6월30일 오전9시 현재 김포 고촌측정소의 미세먼지(PM10) 농도는 92μg/㎥였다. 같은 시각 서울 중구는 50μg/㎥, 고양시는 72μg/㎥, 수원 55μg/㎥이었다. 물론 날마다 그런 것은 아니지만 이 수치만으로도 김포의 미세먼지의 심각성을 충분히 알 수 있다.
이는 우리나라 환경기준이 미세먼지(PM10) 의 경우 하루 평균 100μg/㎥, 초미세먼지(PM2.5)는 50μg/㎥이고, 국제보건기구(WTO) 권고기준이 PM10 이 50μg/㎥, PM2.5 는  25μg/㎥ 인 것에 비춰봐도 결코 낮지 않다.

#3. 미세먼지 원인, 수도권은 경유차 매연이 가장 높아

꽃가루 날림이나 일반 먼지 등 자연적으로 발생하는 미세먼지보다 발전시설이나 석탄·석유 등 화석연료를 태울 때 생기는 매연, 건설현장의 날림먼지, 공장 분진 등 인공적 발생원이 더 큰 문제다. 이런 발생원이 공기 중의 다른 물질과 화학반응을 일으켜 2차 미세먼지가 되는 경우 그 위해성은 더욱 높아진다.

우리나라 미세먼지 발생 원인으로는 중국 등의 국외적 영향이 30~50%(고농도시 60~80%)이고 국내적 영향이 50~70%를 차지하는 것으로 환경부는 분석하고 있다.
국립환경과학원의 2013년 대기오염물질 배출량 통계에 따르면 수도권의 초미세먼지((PM2.5) 배출기여도는 경유차가 29%로 가장 높았고, 이어 건설기계 22%, 냉난방 12%, 발전소 11%, 비산먼지 10% 등이었다. 전국적으로는 각종 사업장이 41%, 건설기계 17%, 발전소 14%, 경유차 11% 등의 순으로 나타나 수도권과는 다른 양상을 보이고 있다.

김포의 경우 북서풍의 영향으로 중국의 대기오염 물질이 유입되는 통로에 위치한데다 지역 내 공장 밀집도가 높고 신도시 건설공사 현장이 많은 것이 타 지역보다 비교적 높은 미세먼지 농도의 주요 원인으로 분석되고 있다.

그러나 아직 미세먼지의 국내적, 국외적 발생원인이나 원인별 배출량 등이 제대로 규명되지 못한 것이 우리의 현주소다. 문재인대통령이 취임 후 업무지시 3호로 미세먼지 대책 수립을 지시했을 만큼 새정부 들어 미세먼지 대책을 강조하고 있지만 명쾌한 해법은 찾지 못한 채 지리한 '갑론을박'은 지금 진행 중이다.
임한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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