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고랜드 개발 중 발견한 춘천의 요하, 홍산문화유적

1. 중도 유적 개발과 보존을 위한 윈 - 윈 전략
춘천 중도 유적은 (1) 우리나라 상고사의 복원을 위해서도 (2) 1980년대 이후 요서지역을 중심으로 새롭게 발견된 요하문명/홍산문화의 한반도의 연계를 밝히기 위해서도 꼭 보존되어야 한다.

개발과 보존이라는 상반된 논리를 극복하기 위한 실천적 방안에 대해서 필자는 한겨레 신문(2015. 3.24일자)에 '하중도는 보존하고 상중도에 레고랜드를' 이라는 글을 기고한 적이 있다. 이 기고문을 여기서도 그대로 소개한다.

춘천 중도 유적의 특이한 적석총

<하중도는 보존하고 상중도에 레고랜드를>(한겨레 신문, 2015. 3.24일자, 울림마당)
강원도 춘천 중도에 들어설 레고랜드 공사 과정에서 대규모 유물이 발견돼 ‘보존’과 ‘개발’을 놓고 갈등이 커지고 있다. 춘천시와 주민 일부는 레고랜드 개발 무산에 따른 지역경제의 침체를 우려하고 있고, 일부 시민단체들은 개발로 인한 유적지 손실을 걱정하고 있다.

분명한 사실은 중도 유적지가 앞으로 상고사 연구에 없어서는 안 될 중요한 자료라는 점이다. 중도 유적지의 34.8%만 발굴했는데도 917기의 주거지와 100여개의 지석묘(고인돌)가 발견됐을 정도다. 중도에서 나온 지석묘는 고조선시대 대표적인 유적이며, 전남 화순, 전북 고창, 인천 강화에 이어 가장 많은 수다.

하지만 발굴을 담당한 5개 기관은 모두 개발해도 좋다는 보고서를 내놨다. 문화재청이 선정한 발굴기관의 보고서 때문에 공사 허가가 났다. 문화재청이 보존보다는 개발 논리에 손을 들어준 셈이다. 이렇게 중요한 중도 유적이 훼손될 위기에 처했다.


중도 유적의 집단주거지와 환호시설이 있는 중심구역의 유적은 절대 보존해야 한다. 넓게는 중도 전체를 하나의 유적군으로 보존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중국은 유사한 유적지들을 대부분 국가급 유적으로 등록하고 원형 그대로 보존하고 있다. 그러나 우리는 이런 유적을 덮고 그 위에 레고랜드라는 외국계 오락시설을 건설해 역사의 공백기로 남은 고조선시대의 중요 유적을 파괴하려 하고 있다. 중국의 문화유산 보존 정책을 교훈으로 삼아야 한다.

중도 유적지도 보존하고, 레고랜드도 개발하는 방법이 있다. 유적이 발굴된 하중도는 그대로 보존해 ‘역사문화공원’으로 만들고, 대신 바로 옆에 있는 상중도에 레고랜드를 건설하면 된다.

크기도 하중도에 비해 큰 차이가 나지 않고, 지리적으로도 가까워 레고랜드 예정지를 바꾸기에 적합한 지역이다. 물론 토지를 바꾸려면 여러 어려움이 있겠지만 개발과 보존이라는 모순을 해결할 수 있는 ‘윈윈 전략’인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이 방안이 현실화되면 춘천시는 ‘역사문화공원’과 ‘레고랜드’라는 두 가지 관광자원을 확보하게 된다. 기존의 레고랜드 단독 개발 안보다 더 큰 지역경제 활성화를 기대할 수 있게 된다.

절충안이 실현되기 위해선 사회적 관심과 지지가 필요하다. 이미 중도 유적지에선 각종 중장비를 동원해서 흙을 덮는 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더 이상 늦기 전에 지혜를 모아야 한다.
 

차옥덕 박사
(춘천)맥국중도유적지보존
전국협의회 상임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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