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비로 오신분, 그날을 맞이하면서


올해(2017년)로 불기 2561년이 되었다. 음력4월8일 즉 5월 3일은 부처님 오신 날이다.  "천상천하 유아독존(天上天下 唯我獨尊)"을 외치신 석가모니 부처님. "나는 길이요, 진리요, 생명이다. 나를 거치지 않고는 아무도 아버지께 갈 수 없다."(요한14:6)라고 하신 예수님. 이때의 '나'는 육체의 내가 아니라 모두를 감싸고 아우르는 조화심으로로서 모두의 '나'이다. 소크라테스, 공자, 마호메트 등등 인류의 성인은 모두 깨달으신 스승이 되셨다. 진정한 깨달음은 개인의 깨달음이 집단과 인류의 깨달음으로 확대되어 전체완성과 개인완성을 이룰 때 제대로 그 빛을 비출 수 있다.

부처님 오신날을 맞이하여 간단하게 부처님의 탄생을 소개하고자 한다
 기원전 6세기경 현재의 네팔 남부와 인도의 국경 부근 히말라야 기슭에 카필라 성(가비라성, 지금의 네팔 티라우라코트)을 중심으로 샤카족의 작은 나라가 있었다. 부처님은 그 나라의 왕 슈도다나(Suddhodana, 정반왕)와 마야 왕비(Mahamaya) 사이에서 태어났다.

슈도다나에게는 오랫동안 아들이 없다가 왕비가 6개의 이빨을 가진 흰코끼리가 옆구리로 들어오는 꿈을 꾸고는 임신했다. 마야 왕비는 출산이 임박하자, 당시의 풍습에 따라 친정인 데바다하(Devadaha, 구리성)로 향했는데, 기원전 624년경 음력 4월 8일 룸비니에서 꽃이 만발한 무우수 나뭇가지를 잡고 오른쪽 겨드랑이 밑에서 왕자를 낳았다. 

왕자인 아기 부처님은 태어나서 사방으로 일곱 걸음을 걸었는데, 그 걸음마다 연꽃이 피어올랐고, 오른손은 하늘을 왼손은 땅을 가리키며, “천상천하 유아독존 삼계개고 아당안지(天上天下 唯我獨尊 三界皆苦 我當安之)”라고 외쳤다. 이는 “하늘 위 하늘 아래 내 오직 존귀하나니, 온통 괴로움에 휩싸인 우주, 내 마땅히 편안하게 하리라 .”라는 뜻으로 모든 불교의 처음이자 마지막 진리라고 할 수 있다.

부처님 오신날이 되면 사찰 법당과 사찰주변에는 연등이 설치되어 봄날을 환하게 밝히고 있다. 연등(燃燈)이란 등불을 밝힌다는 뜻으로, 불교에서는 등불을 달아 불을 밝힘으로써 무명을 깨치라 가르친 부처님의 공덕을 찬탄하며 귀의한다는 의미를 품고 있다. 불교에서 등은 자등명 법등명(自燈明 法燈明)의 가르침으로, 어리석음과 어둠을 밝히는 의미로 지혜에 비유되었다. 이를 등공양(燈供養)이라 하여 향공양과 더불어 중요시하였다. 또한 연등을 보면서 마음을 밝히는 것을 관등(觀燈)이라고 한다.

불교도 종교란 범주에 속해 있다. 그렇다면 종교란 과연 어떤 의미로 받아 들여야 할까. 간략하게 정의하자면  스스로 한계를 인식하는 모든 인간은 종교적일 수 밖에 없다. 존재적 한계를 어떻게 합리적으로 받아들이며 현실의 삶이나 그 이상의 삶에서 의미 있고 행복할 수 있는 길을 어떻게 구할 것이냐 고뇌하게 된다. 흔히 '무신론'이나 '무종교'라고 말하는 사람들도 따지고 보면 결국 종교적이기는 마찬가지다.

현실 종교를 선택하지 않는다는 것 뿐이지 구도(求道)를 포기하지는 않기 때문이다. 부처님께서 깨닫고 가르치신 것들은 우리 살아있는 존재에게 많은 교훈을 준다. 무엇보다도 모든 욕심이 다 헛된 것이고 '자비'야 말로 삶의 미덕이라는 상식적 진리가 큰 공감을 준다. 그것은 기독교가 궁극적으로 도달하는 삶의 지표로서 '사랑'과도 상통한다. 인간은 많은 것을 욕망하고 추구하지만 결국 인간으로서 가장 아름답게 사는 길은 자비롭게 서로 사랑하며 사는 것으로 귀착된다. 더불어 함께 인간적으로 존중하며 의롭게 살아가는 공동체가 종교적 이상향인 것이다. 

이제 부처님 오신 날이 지나면 우리나라를  이끌어 갈 적임자를 선출하는 대통령선거가 있다. 누가 우리 국민의 갈등을 해소하고 경제적인 성장과 일자리를 창출하여, 사랑과 화해로 이끌 적임자인지, 누가 시대와 상황을 잘 파악하고 있는 여실지견자인지 꼼꼼히 살펴야 하는 유권자의 의무가 있다.
이번 부처님 오신 날에는 남북의 화해와 모든 국민과 김포시민의 무사고, 무장애를 발원하고 또한 대한민국의 참다운 지도자가  선출되기를 소망한다.
 
연운사가 김포시 한강신도시의 산자락에 도량을 형성한지 4년이 되었다.
희망과 성취의 아름다운 사찰이 되고자하는 바램으로 연운사가 가장 먼저 한 행사가 김포를 지키기 위해서 순국하신 모든 영령들을 위하여 위령제를 모셨다.
부처님 오신 날, 나는 이 세상에 자비와 사랑이 가득하기를 다시 한번 발원하며 희망한다.
2017년 부처님오신날 즈음에 연운사 주지 원명합장
 

원 명(正修)
·조계사 부주지
·대한불교조계종
김포 연운사 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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