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화와 화합! 문화다양성으로 표현된 보이사비 축제
 

이희
세계시민리더십
아카데미 대표

21세기 사회는 다원주의로 흘러간다. 다원주의에서 꼭 나오는 중요한 단어는 바로 문화다양성이다. 개인이나 여러 집단이 기본으로 삼는 원칙이나 목적이 서로 다를 수 있음을 인정하는 태도가 바로 다원주의인데 문화적 다양성을 인정하지 않고 다원주의는 존재할 수 없기 때문이다. 최근 우리 사회에서 벌어지고 있는 많은 사건들이 그러한 시대적 변화를 말해주고 있다. 세월호 사건에 대한 여러 몸부림들이 3년째 이어지고 있다. 대통령 탄핵을 위한 다양한 주체들이 광화문으로 모이고 수많은 시민단체들이 저마다의 목소리를 내지만 하나로 연합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지난 3월 24일 국민권익위원회에서 지자체들 대상으로 2016고충민원처리실태를 조사한 결과 안타깝게도 김포시가 최하위 등급을 받았다. 2017년 2월 현재 김포시의 인구는 368,785명이다. 한강신도시로의 급격한 인구 유입으로 전년대비 인구 증가율 5.2%라는 놀라운 현황을 보이고 있다. 2012년부터 2014년까지 인구 순유입이 수도권은 물론, 전국 1위인 셈이다. 이 중 외국인 수만 16,881명이다(2016.5월말 기준). 이 또한 적지 않은 숫자이다. 인구 증가 및 분포에 따른 물리적 상황만으로도 김포시는 다원주의 사회에서 벌어질 수 있는 충돌과 문제점에 대해서 진통을 겪을 수밖에 없을 것이다.

이러한 과정에 있어 김포시가 해결해야 하는 수많은 과제들이 쏟아질 것 또한 불을 보듯 뻔한 일이다. 그렇다면 우리가 살고 있는 김포가 과연 다원주의라는 시대적 변화를 수용할 수 있는 준비가 되어 있는 선구적인 지자체인가 고민해 볼 필요가 있을 것이다.
지난 15일(토) 통진두레문화센터에서 개최된 보이사비 축제를 통해 나는 이러한 문제들에 대한 해결의 실마리를 찾아볼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보이사비는 방글라데시의 치타공 산악지대에서 열리는 줌머 소수민족들의 가장 큰 축제로 2003년 처음으로 공식적인 보이사비 행사가 서울에서 열렸다.

김포에서의 보이사비 축제는 줌머인들의 민족·문화적 정체성 유지와 발전 및 한국에서 살고 있는 내외국인과의 문화적 교류를 위한 축제의 장이 되었다. 이 날 행사의 일환인 국제 디아스포라 포럼은 그들의 나라에서 행해졌던 인권유린의 현장을 한국에 알리고 호소하는 자리이기도 했지만 일제 강점기의 아픈 역사를 가지고 있는 우리나라 국민에게도 많은 공감의 정서를 불러일으키기도 했다. 내국인·외국인과의 벽을 무너트리고 서로가 서로를 이해할 수 있는 공감의 장이된 것이다.

문화행사로 이어진 모든 공연들을 보며 많은 생각들이 지나갔다. 줌머인의 전통 댄스를 선보인 줌머 청년들, K-pop에 맞추어 안무를 하는 줌머 2세들, 봄봄봄이라는 희망의 노래를 한국어로 불러주며 4월 세월호의 아픔을 달래주는 보이사비 축제가 어찌 그들만의 행사라고 할 수 있을 것인가? 이 날 일련의 모든 내용들은 줌머인들이 한국 문화로 통합되어 어우러지는 가능성을 충분히 보여주었으며 우리 문화 또한 그들의 문화에 자연스럽게 흡수되고 있음을 잘 보여주는 장이었다. 평화와 화합 그리고 이것이 문화적 다양성으로 표출되는 결정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다원주의 사회를 향해 가는 우리 모두가 보이사비 축제의 경험을 바탕으로 서로를 알아가고 이해하며 내 내면의 벽을 허물어 낼 수만 있다면 김포는 평화와 화합, 문화다양성을 100% 실천하는 지자체로 성장해 나갈 수 있을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김포시뿐만 아니라 김포에 존재하는 많은 시민단체들도 서로간의 이해관계를 떠나 다양성을 존중하는 자세를 가져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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