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도시(구래동)와 구도심(양촌읍) 일상 그려낸 '봄동' 출품

'상우는 어머니 49재를 사흘 앞두고 집으로 돌아온다. 아버지 만수는 자신의 소유인 자그마한 땅이 신도시 개발지에 포함되면서 땅을 팔고 보상을 받는다. 하지만 평생 농사지으며 살아온 만수는 자신의 옛 땅에서 몰래 봄동을 경작한다. 봄동은 상우의 어머니가 즐겨 재배하던 작물로 상우는 그런 아버지가 못마땅하다. 어머니의 49재 제삿날. 상우와 만수는 제사상에 봄동을 올려놓고 제사를 지낸다….'

김포 채의석 감독이 시나리오를 쓰고 연출한 극영화 '봄동'의 줄거리다. 런닝타임 31분 단편영화다. 제18회 2017 전주국제영화제 독립영화부문 본선에 오른 영화 '봄동'은 채 감독이 살고 있는 구래동과 양촌읍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이야기다. 김포에 온 지 4년여인 채 감독은 큰 길 하나를 사이에 두고 옛날(양촌읍)과 현재(구래동)가 공존하는 김포의 모습을 담담하게 그려내고 있다.

-. 전주국제영화제 본선에 오른 것을 축하한다. 본선에 올랐다는 건 어떤 의미를 갖나?
 "독립영화에게는 상영 기회가 거의 주어지지 않는다. 물론 영화제에서 수상을 하면 상금도 주어지고 금상첨화다. 하지만 독립영화 입장에서는 선정 자체만으로도 큰 영광이다. 선정이 돼야 관객들과 만날 수 있기 때문이다."

전주국제영화제에서 대상을 받으면 상금이 500만원이다. 아무리 독립영화라지만 출연진들에게 조금이나마 출연료도 주어야 하고 후반 작업에 촬영 기간 숙박비와 식비, 장비사용료 등 자금이 만만치 않게 든다. 이번 '봄동' 작업에는 1천300여만원이 들었다.

-. 영화에 김포를 담은 이유는?
 "영화라 해서 거창하고 자극적인 이야기보다 제 주위에서 일어나는 소소한 일들, 주변 사람들의 이야기를 하고 싶었다. 그런 이야기를 통해 주변 사람들과 소통하고 싶다. 제가 가진 재능인 영화를 매개로 양촌읍주민자치회를 통해 사람들을 만나며 활동하고 있었다. 그러다 보니 한적한 시골마을에서 아파트 숲으로 변하는 신도시에서 방황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그려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양촌읍의 경우 길 하나 차이로 신도시와 구도심이 함께 겹치고 있어 영화로 담기에 무척 매력이 있는 곳이다."

채 감독은 1985년생으로  졸업작품으로 첫 영화를 만든 이후 지금까지 1년에 한편 정도 총 6편의 극영화를 만들었고 그 중 반 수 이상의 작품이 상영된 실력자다.

"순천에서도 차를 타고 한참 들어가야 하는 정말 시골에서 태어났다. 영화를 처음 본 게 중학교 2학년 때다. 타이타닉이었는데 재재개봉관이라 손님이라고는 친구와 저 단 2명뿐이었다. 아무도 없는 극장에서 영화를 보는데 꼭 나만을 위해 만든 영화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날 이후로 영화에 꽂혔다."

그날 이후 틈만 나면 영화관으로 달려갔다. 어머니를 졸라 캠코더를 구입한 후에는 친구들 모습을 카메라에 담았다. 이때부터 채 감독은 영상으로 사람과 소통하는 법을 배운 셈이다.

채 감독은 영화 작업뿐 아니라 연극 연출에도 열심이다. 영화 만드는 틈틈이 양촌읍주민자치회와 김포문화재단에서 영화만들기를 주제로 한 시민들과의 만남도 게을리하지 않는다.

그는 마지막으로 "작품 활동은 제가 사람들과 소통하는 방법이다. 상업영화를 만들어 돈과 명예를 얻고 싶은 생각보다는 오래오래 저만의 방법으로 영화를 만들고 싶다.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달라지는 저만의 시선으로 지치지 않고 영화를 만드는 게 제 꿈"이라고 밝히며 향후 작품세계의 방향을 내비쳤다.

오는 27일~5월6일 10일간 열리는 전주국제영화제. 올해 2017년 영화제는 18회째로 슬로건은 '영화 표현의 해방구' 다. 58개국에서 출품된 229편(장편 179편, 단편 50편)의 영화가 상영된다.

채 감독의 '봄동'은 한국단편경쟁 부문(극영화 15편, 애니메이션 1편, 실험 다큐멘터리 3편)에 선정됐다. 영화 '봄동'은 올해 안에 김포아트홀에서도 상영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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