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동개명은 변방 콤플렉스"

정왕룡 시의원, 의사진행 발언 통해 장기본동, 김포본동 개명추진 유감 표명

정왕룡 김포시의원은 28일 열린 김포시의회 제175회 임시회 제2차 본회의 의사진행 발언에서 김포시가 추진 중인 장기본동, 김포본동 개명과 관련, 유감의 뜻을 표명했다.
정 의원은 이날 '김포시 읍면동리 명칭과 관할구역에 관한 조례 일부개정조례안' 상정 직후  의사진행발언을 통해 "장기본동과 김포본동으로의 개명추진은 변방 콤플렉스와 행정편의주의의 합작품"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우리는 전국 어디를 가나 학교 이름, 유치원 이름, 교회 이름, 회사 명칭 등 눈에 띠는 이름을 목격하게 된다. '제일', '중앙'이란 명칭이 그것이다. 저는 이같은 이름을 대할 때마다 여러 가지 문제의식을 느끼곤 한다"라고 말문을 열었다. 정 의원은 이어 "첫번째는 그 이름이 담고 있는 의미와 현실의 불일치성이다. 제일이라는 이름을 붙인다고 제일이 되는 게 아니고 중앙이라는 이름을 붙인다고 중심이 되는 게 아니다. 두 번째로는 으뜸이나 중심이 되고자 하는 욕망 뒤에 담겨진 경쟁과 배제의 관점이다. 자신을 제외한 타자는 변방으로 규정하고자 하는, 그런데 정작 현실에서는 자신이 변방에 서있음을 인정하게 되는 변방 콤플렉스의 반영인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계속해서 "'본동' 개명 움직임에 대해 지역 언론에서 문제제기를 하자 유영록 시장은 기자간담회에서 추진중단을 약속했다. 그런데 갑자기 다시 본동 추진안은 부활하여 이제 공식채택을 눈앞에 두고 있다. 그 근거로 작용한 것이 국어연구원에 문의해본 결과 '본동'명칭은 일제의 잔재가 아니며 조선시대부터 사용해온 명칭이라는 유권해석을 받았다는 것이다. 그런데 그 내용을 살펴보면 조선시대의 '본동'이라는 명칭은 우리가 알고 있는 중심의 개념이 아니라 일종의 지시어로서 '이 마을, 저 마을'할 때 명사앞에 붙는 접두사의 개념이라는 설명이 따르고 있다"라고 주장했다.

정 의원은 이어 "만일 본동으로의 개명이 공식화되면 이 곳을 제외한 타 지역 사람들은 김포 변방에 존재하는 시민이 되고 말 것이다. 이렇다 할 경위 설명 없이 다시 본동으로의 변경을 추진하는 것은 김포 전역의 스토리텔링 사업미진과 브랜드 전략 부재의 모습을 적나라하게 노출하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그는 마지막으로 "김포의 각 지명사용에는 그에 담긴 스토리를 구현, 확장시켜야 한다. 본동 추진안에 대해 추후에라도 재검토해 주기를 강력히 요청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김포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공동위원장 최병종·이적, 집행위원장 김대훈, 이하 김사연)는 이날 ‘일제 잔재인 본동 명칭 사용을 시의회가 의결해서는 안 된다’는 입장을 내놨다. 김사연은 “좋은 이름도 많은데 굳이 일본식 이름을 쓴다는 걸 도무지 이해할 수 없다. 만에 하나 오늘 본회의에서 본동이라는 명칭사용을 의결할 경우 그 책임은 오로지 시의원들이 져야 할 것이다. 시의원들을 친일 부역자로 선정하고 적폐청산의 대상으로 삼을 것임을 강력 경고한다”고 밝혔다.

조동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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