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분 위의 예술을 보다
제4회 야생화 회원전 열려
150여점 작품 시민들 매료
들꽃들의 잔치가 열렸다. 야생화의 오묘함과 우여곡절이 오롯이 담긴 작품들 속에는 우리 산천의 아름다움이 소담스럽게 또 기특하게 그리고 그득했다. 제4회 김포야생화 회원전이 지난 22일부터 3일간 김포아트홀 전시실에서 열렸다.
김포야생화연구회(회장 권숙희)가 주관했다. 회원 20여명이 가정과 화실에서 애주중지한 작품 150여점이 봄 마중 나왔다. 이번 전시회에는 우리가 일상에서 보지 못한 아름다운 자태가 그득한 야생화가 즐비했다. 명자나무의 동양적 자태, 행수선화와 할미꽃의 자줏빛 원색 등 각종 야생화는 향기로 멋으로 자랑한다. 혼자보기 아까웠다.
이들 작품들은 1년생부터 십 수 년을 기른 작품까지 다양하다. 야생화를 기르는 회원들은 이들이 자라는 환경을 위해 비닐하우스를 임대하고, 각종 서식지를 만들어 돌보는 건 기본이다. 전시회에 외출하면 이들이 몸살이라도 걸리지 않을까 노심초사하는 회원들이다. 권숙희(사진) 회장은 “자식처럼 기른다. 그리고 들과 산에서 절대 채취하여 집에서 기르는 것은 금기다.
내 아름다운의 만족을 위해 야생화를 강제 이식하는 것은 본질적으로 야생화를 대하는 태도가 아니기 때문이다”고 말했다. 씨를 받아 파종하여 키우고, 가지를 식재해 키워서 돌본다. 산지에서 몰래 야생화를 채취하는 회원은 자격을 박탈한다.
야생화를 대상으로 대하지 않는 것. 꽃의 아름다움 보다 함께 아름다움을 만들어 가는 것이 회원의 기본정신이다. 자연의 아름다운 사람들이 김포에도 곳곳에 숨 쉬고 있어서 야생화가 더 아름답다. 이런 아름다운 작품을 김포시는 농작물로 취급해 서글프다는 게 회원들의 원성이다. 생명이 담긴 아름다움이 왜 예술작품이 안되는지 안목이 아쉽다. 지원금도 삭감됐다.
꽃이 농작물인가? 미(美)를 창조하는 게 예술이다. 그것도 씨를 부화시켜 혼을 불어 넣어 가꾸는 美라면 예술작품 자격이 충분하다. 이번 회원전은 사계절의 속살이 야생화라고 외쳤다. 야할 수 없어/ 생으로 환생했나요?/ 화분 위의 축제들.
김동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