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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흔든 한 문장] 김동진

산골짜기 넘어서 떠도는 구름처럼
외로이 거닐다 나는 보았네.
호숫가 나무 아래 한 무리 피어있는 황금빛 수선화를

                                -윌리엄 워즈워드-

 

김동진
(사)한국문인협회
김포지부
회장 역임
(현 고문)

영국의 시인 윌리엄 워즈워드(William  Wordsworth)의 시(詩) '수선화'의 시작 부분이다. 워즈워드의 명성이나 작품의 세계 보다는 '수선화'가 나의 생활에 많은 영향을 준 인연의 꽃이었고, 그의 시를 좋아하게 된 계기이다.

70년대 휴학을 하고 3월에 군에 입대했는데 훈련소 기본교육 후 원주 제1하사관학교에 입교하게 되어 8개월간의 초급간부 훈련을 거쳤다. 군인들이 흙먼지 속에서 훈련을 받고 있었고 정문을 들어서자마자 '3보 이상은 구보' '1당 100의 훈련' 등의 구호판이 걸려있는 사이로 수개의 탱크와 각종 포대가 연병장 주위로 전시되어 있어 초년병의 긴장과 공포는 숨을 쉴 수가 없을 정도였다. 깊은 고독과 외로움은 험준한 협곡에 갇힌 생에 대한 마지막 애착 같은 것이었다.

 3월의 봄 햇볕은 보이지 않았다. 이때 내 눈에 황금빛 꽃물결이 보였다. 내무반 정원이 온통 꽃무더기였다. 아! 그 꽃이 수선화였다. 임옥인 소설가의 문학개론 강의 때 '낭만주의의 사상'을 설명하면서 낭송했던 그 꽃 수선화! 나는 훈련 초기시절에 그 꽃무리가 어머니였고 애인이었고 하늘이었다.
그 수선화를 보면서 고되고 힘든 훈련과 교육을 이겨낼 수 있었다. 8개월의 훈련을 마치고 전방 부대 분대장과 내무반장 직책으로 군 복무를 마칠 때까지, 나는 늘 워즈워드의 시를 읽기도 했고 써본 것이 오늘의 문학인이 된 계기이다.

 <구성 : (사)김포예총 부회장 이재영>

이재영  gimpo1234@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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