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정적 대립 지양, 훈육으로
보편적 원칙, 명령 및 지시로
나의 감정, 세밀히 관찰하기

강의 중인 오은영 원장


‘내 아이와 웃으며 소통하는 것.’
아무 일도 아닌 것 같아 보이지만, 실상 내 아이와 웃으며 오래도록 대화를 나눌 수 있는 가정은 흔치 않다. 대화가 단절되어 소통이 이루어지지 않거나, 결국은 화를 내는 것으로 대화가 마무리되는 경우가 상당하기 때문이다.

소통이 소망이 되고 있는 지금, 우리는 어떤 노력을 해야 할까.
우리는 지난호부터 ‘관찰로 알아가는 우리’라는 제목으로, 자녀와 원활하게 소통을 하기 위한 ‘관찰’ 방법에 대해 살펴보고 있다. 내 안의 감정적인 화를 다스리고, 아이 뒤 나를 관찰하는 것부터 시작되는 아이와의 소통.
우리는 어떻게 나 스스로를 컨트롤할 수 있을까.

지나치게 잘 키우려는 욕심 중 잃게 되는 본질

우리는 지난 호를 통해 ‘손 씻는 과정’ 중 발생할 수 있는 아이와 엄마의 대립을 살펴 본 바 있다.
아이는 손을 씻기 전 물을 마시고 싶어하지만, 엄마는 놀이터에서 놀고 온 아이의 손부터 씻기고 싶어 하는 상황. 아이는 물을 마시고 싶다고 재차 요구하지만, 엄마는 결국 자신의 뜻대로 아이의 손을 깨끗하게 씻기게 된다.

오은영 원장은 이러한 경우를 두고 ‘소탐대실’이라 일컫는다.
“아이의 손은 깨끗하게 씻겼을지 몰라도, 아이의 독립성과 자기 신뢰는 잃었다고 볼 수 있는 것이죠. 결국, 이 과정에서 엄마와 아이는 1대 1이 되고, 대립이 발생하게 되죠.”
이러한 과정에서 주목해야 할 점은 무엇일까.

오 원장은 “지나치게 잘 키우려 하는 것을 유의하라”고 말한다.
“지나치게 잘 키우려 하다 보면, 본질을 잃게 될 수도 있어요. 부모가 가르친다는 목적 하에 결국, 남는 것은 부모가 지속적으로 화를 내는 것밖에 없는 상황이 될 수도 있다는 것이죠.”

원칙은 명령과 지시로 전달, 일관성 있는 화법으로

그렇다면 아이에게 부드럽게 대화하는 것만이 방법일까.
“아이들은 끊임없이 가르쳐야 하는 대상입니다. 가르치는 과정 중에 아이와 마찰이 생기는 것은 당연히 있을 수 있는 현상이고요. 단, 감정적으로 화를 내지 말아야 한다는 것이죠. 감정적으로 화를 내는 것과 따끔하게 훈육하는 것은 동일하지 않으니까요.”

아이들 역시 훈육과 감정적 대립의 차이를 몸으로 느끼고 있다는 것이 오 원장이 강조하는 바.
하지만, 오 원장은 아이를 너무나 존중해, 비위를 거스르지 않도록 지나치게 주의를 하는 경우도 문제가 될 수 있다고 말한다.

“‘안 돼’ 라는 말을 하지 않는 엄마들도 있어요. 노력해서 마음을 읽었다가, 그 과정을 견디지 못해 원래대로 화를 내는 엄마들도 있고요. 이럴 경우 역시 곤란하죠. 종잡을 수 없는 엄마가 되거나, 너무나 존중하여 가르칠 수 없는 엄마가 될 수가 있거든요. 만 3세가 넘으면 이 세상을 평화롭게 살아가기 위해 지켜야 할 것들을 가르쳐야 합니다. 이것은 아이의 선호나 기분 상태와는 관계 없는 것들로, 명령과 지시로 알려야 할 것들이죠.”

한 인간을 대할 때 존중은 기본이지만, 여기에 너무 사로잡혀 있지 말라는 것이 오 원장의 의견.
“보편적인 것을 따르도록 하는 것은 명령과 지시로 이루어져야 하는 것입니다. 하지만, 이러한 명령을 할 때에 비꼬거나 협박하는 대화를 해서는 안 되겠죠. 감정적으로 대립하지 말고, 단호하게 실행하되 일관성이 있어야 한다는 것이죠.”

안전, 단호히 대응하되 아이 이야기 들어줘야

오 원장은 또 다른 예시를 들어 말한다.
“책장 위에 올라가고 있는 한 아이가 있어요. 책장 위에 올라가는 것은 몹시 위험한 상황이라는 것을 안 엄마가 아이에게 다가가 끊임없이 내려오라고 잔소리를 하고 있어요. 아이는 역시 들은 체도 하지 않고 있고요. 이 경우 훈육이 잘 이루어지고 있는 것일까요?”

오 원장은 같은 상황에서 또 다른 경우가 발생할 수 있음도 말한다.
“같은 상황에서 또 다른 방법으로 대응하는 엄마가 있어요. 내 아이를 너무나 존중하여, 끊임없이 ‘해도 되겠니?’라고 아이의 의사를 물어보는 엄마죠. 아이는 지속적으로 책장 위에 올라가고 있지만, 엄마는 끊임없이 아이에게 ‘내려오면 어떻겠니’라고 물어보고 있는 상황이죠. 올바른 상황이라 볼 수 있을까요?”

두 가지 상황을 제시한 뒤, 오 원장은 가장 중요한 것은 ‘아이의 안전’이라 강조하며 말한다.
“이럴 경우, 올바른 방법은 ‘위험해!’라고 단답으로 말하며, 몸으로 빨리 내리는 것입니다. 단호하게 ‘안돼, 그만’이라고 얘기합니다. 만약, 아이가 지금까지도 별 문제가 없었다고 말한다면, ‘이제까지는 운이 좋았던 것’이라고 이야기하며, ‘다칠 수도 있음’을 말해 주세요.”

하지만 오 원장은 아이가 책장에 올라가야만 했었던 이유에 주목해야 함을 잊지 말아야 한다고 말한다.
“아이를 내리고 위험하다고 단호하게 얘기한 후, 아이가 책장으로 올라갔던 이유에 대해 들어봐 주세요. 만약, 아이가 꺼내고자 하는 것이 높이 있었다면, 그 자리에서 즉시 꺼내 내려줘야 합니다.”

‘내 마음 관찰’, 아이와의 소통 첫 발

오 원장은 어른들이 아이에게 화를 내는 이유 중 대부분이 ‘자신의 불만이나 아이의 통제를 빠르게 진행하기 위한 것’이라 말한다.
“우리는 왜 내 마음의 불만을 화를 냄으로써 빠르게 종결하려 하는 것일까요? 사실, 나는 내 마음이 너무나 힘들기 때문인 것입니다. 아이는 내가 가장 사랑하는 약자입니다. 물려주고 싶은 것이 너무나 많죠. 하지만 정서는 그대로 대물림됩니다. 우리 세대의 윗부모는 감정적 수용을 받아 본 적이 없는 세대죠. 삼시 세끼 밥을 먹여주면 감사하던 시대였죠. 현재 부모들 세대 역시 부정적 감정을 부모로부터 편안하게 수용되어 본 경험이 거의 없는 세대이죠. 그래서 힘든 것입니다.”

오 원장은 ‘나를 자세히 관찰하는 것’이 아이와의 소통의 첫 바탕이 될 수 있다고 말한다.
“사람마다 저 깊은 심층에는 마음 안에 해결되지 않은 갈등이 있어요. 주로 부모와의 관계에서 생성된 갈등이 대부분이죠. 아이가 미울 때는 나의 심층에 있는 해결되지 않은 핵심적 갈등을 건드릴 때에요. 나의 가장 보여주고 싶지 않은 미성숙한 부분을 아이가 건드릴 때 등인 것이죠.”

그렇다면 그럴 때는 어떻게 대처해야 할까. 오 원장은 ‘자신의 마음을 상세하게 들여다 보기’를 권한다.
“나의 1차적 감정을 잘 관찰하여야 합니다. 나를 돌아보고, 나의 1차 감정을 잘 전달하는 것이 방법입니다. 즉, 나를 세밀하게 관찰하여서 내가 느끼는 감정이 억울함인지, 배고픔인지, 섭섭함인지, 슬픔인지 세분화 하라는 것이죠. 그 후, 그 감정을 내가 잘 처리하여야 하겠죠. 그저 누르는 것이 아닌, 컨트롤을 하는 방법으로 말이죠.”
 
김주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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