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 련

                이연옥

 

오늘 아침 떼 지어 날아오른다

겨우내 성충이 되기까지
빈 그물 손질하며 꾸민 허공의 모의였나

꽉 잠겨서 속수무책이던 밤을
활짝 열어젖히고 탈바꿈하는 순간이다

하얀 군무다

무한히 날아올라라
흐린 안개 걷어 올리고

나비의 군무로 날아라

 

[프로필]
이연옥
 : 2010 계간[예술계]신인상, 시집 [연밭에 이는 바람][나비의 시간]외 다수
[시감상]
아직은 매서운 칼바람에 가끔 눈발이 센 날도 많은 2월이다. 새해 일출을 본 것이 엊그제인데 열두 달 중에 한 달이 지나갔다. 겨울이 오면 봄도 멀지 않다는 말을 생각하며 목련의 기억을 떠올려본다. 겨울상품은 벌써 바겐세일 중이고 봄 신상품의 연분홍빛이 가판대를 장식하기 시작한다. 조금은 이르지만, 봄빛을 염두에 두고 한 해의 계획을 다시 한번 점검해 보는 꿈을 꾸는 것이다. 꿈은 꿈꾸는 사람의 몫이라 한다. 본문의 말처럼 겨우내 빈 그물 손질했던 목련의 模擬는 봄을 위한 인고의 시간이었을 것이다. 하물며 우리는? 구멍 난 계획에 수정을 하고, 다시 한번 깁고 튼튼히 다져 한 해의 알찬 수확을 건져내 보자. 목련을 기다리며, 봄을 기다리며, 따듯할 햇살의 이야기에 귀 기울일 때가 차츰 다가온다.  [글/ 김부회 시인, 평론가]

저작권자 © 김포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