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있는 모든 것은 다 행복하라.

                    –법정스님–

 

"한 그릇에 떨면서도 따로 따로 떨어져 있는 거문고 줄처럼 그런 거리를 유지해야 한다. 거문고 줄은 서로 떨어져 있기 때문에 울리는 것이지, 함께 붙어 있으면 소리를 낼 수 없다. 공유하는 영역이 너무 넓으면 다시 범속에 떨어진다. 행복은 절제에 뿌리를 두고 있다." 법정스님의 "살아있는 모든 것은 다 행복하라." 라는 제목의 책에 나오는 대목이다.

 내가 음악을 해서 그런지는 모르겠지만, 첫 문장 하나만으로도 강한 인상이 남는다. 저만의 해석일수도 있지만 인간관계 또는 인간이 추구하는 삶을 거문고의 줄에 비유하여 나타낸 이 글은 내게 깊은 울림이었다.
하나의 공명통 위에 여섯 개의 각 줄마다 고유의 이름과 소리가 있는 거문고. 거문고의 여섯 줄이 소리를 낼 수 있었던 것은 각 줄이 충분히 울릴 수 있는 적당한 거리 유지되었기 때문이 아닌가 생각된다.
처음부터 그 자리에 배열되어 있어서 너무도 당연하게 생각해서 잊고 있던 줄과 줄 사이의 거리. 하지만 거리가 너무 좁으면 줄들이 울리다 옆에 있는 줄들과 부딪치게 된다. 또는 거리가 너무 넓으면 연주하기가 불편하다.
줄들의 적당한 거리 유지는 당연하지만 필수 요소라는 것을 새삼 깨닫게 된다. 각각의 다른 음색의 줄들을 뜯거나 쳐서 아름다운 선율을 연주할 때 우리는 좋은 음악을 만들고 감상할 수 있다.

 우리의 삶이나 인간관계도 거문고 줄의 거리처럼, 서로 다름을 인정하고 각각의 개성을 존중해 줄 때, 더욱 조화롭고 행복한 소리들로 가득해 지지 않을까.        

채인희
(사)김포필하모닉오케스트라
사무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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