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 사랑

                      윤옥여

 

금쪽같은 아들 발길 끊었어도

굽은 손가락은 그 눔 좋아하는 개떡위에
꾹,꾹
까만 설움을 박고

이웃집 누렁이 컹컹 댈 때 마다
목주름 펴고
연속극 못된 며늘년을 향해 눈을 흘긴다

늙은 무릎이 밤새 울었고
쫀득한 그리움만 켜켜이 쌓였다

 

[프로필]
윤옥여 : 2012[에세이 포레] 수필 신인상, 제1회 예천 시낭송대회 우수상
[시감상]
한 해가 시작되고 삽시간에 며칠이 지나갔다. 새삼 세상에서 가장 빠른 것은 시간이라는 생각이 든다. 곧 구정 설이 다가온다. 설마다 귀향하는 물결. 고향은 늘 기다림의 대상인가 보다. 오지 않는 자식을 기다리며 전을 부치고 떡국을 끓이는 노모의 손길이 아련하다. 부모의 자식 사랑은 내리사랑이라고 한다. 다른 말로 하면 외사랑이라고 한다. 한쪽만 상대편을 사랑한다는 의미의 외사랑, 그 내면엔 어쩌면 서로 한쪽만 사랑한다고 생각하는 오해가 있을 것 같다. 분명 사랑이라는 것은 표현의 방법은 다르지만 [서로]라는 것이다. 오해가 생길법한 사랑의 방법도 포용하고 이해하고 보듬어 안아주는 것, 우린 그것을 쫀득한 사랑이라 말할 수도 있을 것이다. 어쩌면 서로 모르는 사이에 그리움만 켜켜이 쌓아놓고 있는 것은 아닌지? <글 : 김부회/ 시인, 문학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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