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출처 http://www.computingportal.org/

코딩, 유행 아닌 목적성 이해 후 접근 필요
SW교육, 논리력 · 문제해결능력 배양 핵심
컴퓨터적 사고 능력 키우는 것이 가장 중요

‘본질을 파악할 수 있는 능력이 중시되고, 새로운 것을 지속적으로 배워나가야 하며, 소통 능력이 필수가 되는 사회.’ 이러한 능력을 요구하는 사회는 먼 미래가 아니다. 이미 변화는 진행 중이며, 교육 역시 이에 대비, 맥락을 같이 하고 있다.

우리는 지난 호를 통해 교육 과정에서 소프트 스킬의 중요성이 부각되고 있으며, 평가 시스템이 변화하고 있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이에 이어 이번 호에서는 미래 사회의 필수 하드 스킬으로 주목받고 있는 소프트웨어 교육, 그 방향에 대해 살펴보고자 한다. 

코딩, 유행 따라가기 아닌 목적 이해로 접근해야

현재 강남에 코딩 교육 열풍이 불고 있다.
코딩 유치원에서부터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한 코딩 프로그램 생성 등, 많은 학부모들이 코딩교육에 주목하고 있다. 이러한 현상을 바라보는 전문가의 시각은 어떠할까.

한국컴퓨터학회이사 이재용 한서대 컴퓨터공학과 교수는 소프트웨어 교육의 열풍에 대해 우려의 목소리를 높인다.
“열풍의 위험성에 대해 우리는 이미 경험한 바 있습니다. 3차 산업혁명의 언저리였던 지난 1990년대 말, 소프트웨어 열풍을 기억하시나요? 지금 가장 우려되는 부분은 코딩 교육이 유행처럼 번지면서 일부에서 ‘묻지마 소프트웨어 교육’이 진행되고 있다는 것입니다.”

이 교수는 코딩 교육이 그 목적성에서부터 이해되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다가오는 미래 사회에서 익혀야 할 하드 스킬으로는 여러 가지가 있을 것입니다. 그 중, 지능정보의 구축 능력은 매우 중요한 기술로 대두되고 있죠. 이것의 중심기술이 소프트웨어 작성 능력이라는 것입니다. 코딩은 이 소프트웨어 작성 능력 중 하나로, 기초는 아니고 응용에 속하는 부분이죠.”

코딩 교육, 청소년 발달 과정 고려되어야

그렇다면, 코딩 교육은 언제 진행되어야 할까.
“현재, 코딩기술을 청소년 시절 가르쳐야 한다는 주장과 그럴 필요가 없다는 주장이 팽팽히 맞서고 있죠. 중요한 것은 기술 습득이 아니라, 이해를 바탕으로 생성할 수 있는 점이라는 것이죠. 저는 이러한 질문을 받을 때, 청소년의 발달 과정에 대해 먼저 이야기를 합니다. 심리학자들은 청소년관계법 4개에서 청소년을 25세 미만으로 정의하고 있습니다. 이는 뇌의 기능이 완성되는 시점이 25세라는 것과 일치합니다. 즉, 교육 기회가 다변화되고 다양화되는 상황을 받아들이고, 이 과정 속에서 자신에 맞게 찾아나가는 것은 사회에 진출하기 직전인 대학생이 되어서나 할 수 있는 부분이라는 것이죠.”

이 교수는 코딩 교육을 진행해도 무방하지만, 필수는 아니라고 말한다.
“코딩 교육을 청소년기에 진행할지의 여부에 대해서는 정규교과에 편입되는 교육 방향 전체의 조율 속에서 이루어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더불어 청소년의 발달과정상 전체 교과과정이 청소년에게 어떤 부담으로 다가오는지를 고려해야 하는 것이고요. 다시 말해, 코딩 교육도 중요하지만 환경에 강력한 영향을 받는 청소년들에게 어떻게 교육할지는 사회적 합의와 함께 많은 과정연구가 필요하다는 것이죠.”

소프트웨어 교육, 학습 아닌 자연스러운 방법으로 접근 중요

이 교수는 미국과 영국 등 타 국가에서 소프트웨어 교육에 국가적인 힘을 쏟고 있지만, 국내의 경우는 조금 다른 시각에서 볼 수 있다고 말한다.
“타 국가와 국내의 경우는 환경적 측면에서 상이합니다. 국내의 소프트웨어 교육이 체계적으로 다루어지기 위해서는 정규 교과로 연계성을 구축하면서 다루어져야 하고, 이 같은 흐름이 안착하게 되는 것은 상당 시간이 지난 후라 예상하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그 간극 속 교육은 어떻게 진행되어야 할 것인가에 대한 기자의 질문에 이 교수는 다음과 같은 예시를 들었다.
“예를 들어 뛰어난 학업 역량을 보이는 수능 만점자들을 살펴보죠. 이들 중 대부분은 자신의 역량을 발휘할 수 있는 또 다른 수단을 예술이나 운동 등에서 찾습니다. 지치고 힘들 때 자신을 표현할 다른 방법에서 평화와 행복을 찾고 다시 일상으로 돌아간다는 얘기죠. 저는 소프트웨어 교육이 정규교과과정으로 소화되기 이전에는, 이러한 관점에서 진행될 때 가장 효율성이 높을 것으로 판단하고 있습니다. 즉, 학습을 강요하는 방식이 아닌 자연스러운 방법으로 접근될 때 창의를 발현시키는 고도의 정신 기술 활동인 소프트웨어 기술이 습득될 것이라 보기에 학습의 강요 형태가 아닌 선택의 형태로 가야 한다는 것이죠.”

친근함 속 컴퓨터적 사고력과 논리력 습득, 문제해결능력 도출이 핵심

소프트웨어 교육의 자연스러운 접근은 현재 시도되고 있는 부분일까.
“저희 컴퓨터교육학회에서는 이러한 문제에 대응할 수 있도록 현재 교육부와 협의하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초등교육에서는 2019년부터 17시간을, 중등교육에서는 2018년부터 34시간의 소프트웨어교육을 진행하기로 하고, 교사 교육, 컴퓨터실 재정비 및 설치 등 준비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창의력이 발현되기에는 짧은 시간이 아니냐는 우려에 이 교수는 “친숙함과 컴퓨터적 사고력, 논리력을 바탕으로 문제해결력을 키우는 것이 핵심이기에 단기 집중이 아닌 장기 과정으로 봐야 하며, 이 같은 특성을 고려하였을 경우 시간에 크게 영향을 받는 것은 아니”라고 말한다.

“정규 교과 첫 번째 목적은, 소프트웨어 사용에 친근함을 느끼도록 하는 것입니다. 많은 학부모님들이 아이들이 게임을 잘하니까 컴퓨터와 소프트웨어에 친숙하다고 이야기할지 모릅니다. 그러나 게임이 아닌 소프트웨어 논리 훈련적 맥락에서 친근함을 느끼게 하는 것이 주 목적입니다. 게임의 경우 이러한 수단으로의 가능성이 없는 것은 아니나, 통제력이 확보된 상황에서 이용되어야 하고 현재 순기능보다 역기능이 많이 발생하고 있다는 점에서 교육에서 도입이 쉬운 상황은 아니죠.

두 번째 목적은, 코딩 즉 프로그램을 짜는 행위를 목적으로 교육하지 않도록 하는 것입니다. 소프트웨어 기본원리의 이해를 통해 컴퓨터적 사고력와 논리력을 배우고 이를 바탕으로 문제해결능력을 키우는 것, 즉 컴퓨터적 사고(computational thinking)를 배양하는 것. 그것이 핵심이라는 것이죠.”

김주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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