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손과 데릴라(Samson et Dalila)

오페라 속에서 다루어 지는 이야기는 주로 소설, 또는 픽션 그리고 섹스피어나 푸시킨, 괴테 같은 대문호의 작품 외에도 빼놓을 수 없는 부분이 바로 성서이다. 이중 대표적인 성서이야기가 바로 삼손과 데릴라, 모세, 살로메인데 그중 삼손과 데릴라는 두 사람의 러브신과 데릴라가 삼손에게 사랑을 고백하는 아리아 “그대 음성에 내 마음이 열리고”로도 매우 유명하다. 사악한 흑심을 감추고 삼손을 유혹하는 데릴라는 단연코 메조 소프라노역이며 그녀와 파트너를 이루어서 노래하는 삼손 역시 테너다. 요즘 한창 주가를 올리면서 한국에도 다녀간 호세 쿠라와 요하네스 카우프만 두 테너들이 웃통을 벗고 당당히 출연했으며 목소리와 함께 외모 또한 삼손에 가까웠기에 흔히 이야기하는 Physical Role의 면모 또한 보여주었던 작품이다.

1막
다곤의 신전 앞에서 유대인들이 자신들의 운명을 한탄하며 신에게 구원을 요청하고 있다. 삼손은 동료들에게 하나님이 히브리인을 노예로부터 해방시켜줄 것을 확신하면서, 하나님에 대한 믿음을 버리지 말 것을 조언한다. 팔레스타인(블레셋)의 장군인 아비멜렉은 삼손의 이야기를 듣고 그의 신과 유대인의 신을 비유하며 그를 조롱하지만 곧 삼손의 손에 살해당하고 아비멜렉의 부하들은 도망친다. 대사제가 신전을 나와서 아비멜렉의 시체를 보고 유대인 대학살을 명령하지만 그 순간 유대인들이 온 나라를 다 점령하고 있다는 소식에 대사제는 산으로 피신한다. 유대인들은 광장으로 나와서 성대한 파티를 열면서 신에게 감사를 드린다. 신전에서 나온 여사제인 다릴라(데릴라의 불어식 발음)는 적군에게 당한 패배를 만회할 교활한 생각으로 삼손에게 다가가 승리를 축하하며 그를 유혹한다. 삼손은 여러 가지 생각에 사로잡히게 되지만 유대인 스승의 충고에도 불구하고 그녀의 집으로 간다.

2막
삼손을 기다리는 사이에 다릴라는 다곤 신에게 적들에게 복수하게 해달라고 기도한다. 대사제가 도착하고 다릴라의 계획에 대해 듣게 된다. 두 사람 모두 삼손의 죽음을 위해 맹세하고 대사제는 나간다. 삼손이 들어와 다릴라의 집에 오게 된 것을 후회하지만 곧 다릴라의 유혹에 넘어간다. 여기서 그 유명한 "나의 마음 그대 음성에 열리고"를 부르게 된다. 다릴라에게 푹 빠진 삼손은 그녀가 요구하는 질문에 답을 하지 않자 다릴라는 자신을 사랑하지 않는다며 불같이 화를 낸다. 그리고 곧 그 해답을 얻자마자 대사제와 군인들이 삼손을 잡아 가둔다.

3막
눈이 멀고 머리카락이 없어진 삼손은 모든 힘이 다 소진된 채 강제노동을 당하고 있다. 그의 유대인 형제들이 이와 같은 비극에서 벗어나도록 기도를 올리는 사이에 감옥 안에서 다릴라의 유혹에 넘어간 삼손을 저주하는 소리가 듣는다. 다곤 신전으로 끌려간 눈 먼 삼손은 그 안에서 파티를 벌이는 적들의 소리를 듣고, 그를 조롱하는 대사제의 경멸과 그들의 유일신인 다곤의 경배소리를 듣는다. 여기에 다릴라도 합세하여 삼손을 조롱한다. 삼손은 한 소년에게 신전의 큰 기둥 앞으로 데려다 달라고 부탁하고 다시 한 번 하나님에게 옛날의 힘을 돌려달라고 기도한 후 기둥을 쓰러뜨린다. 신전 안에 있는 모든 이들은 죽음을 당하게 된다.

▲ 김현정
수원대 음대 교수
오페라 김포 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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