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포문화재단, 문화다양성 사업 1년의 이모저모
"평화문화, 다양성 인정하고 소통에서 출발"

라운드테이블, 김포돋보기 등 소통의 장 마련
청소년 프로그램 통한 문화다양성 문화 교류

남북 대립의 단절된 현실 속에 유일하게 프리존이 형성되어 있는 도시이자 북한의 최접경 도시. 김포의 현주소를 말해주는 단어들은 ‘평화문화’와 인접해 있다. 김포는 지금 김포가 가진 지형적 조건을 바탕으로 평화교류의 연결된 공간이자 다양한 문화를 적극 수용하는 도시가 되고자 ‘평화문화도시 일번지’를 지향하고 있다.


그렇다면 '평화 문화 도시'를 표방하는 김포는 어떤 문화적인 노력을 이어가고 있을까. 김포시는 지난 12월, 김포문화재단의 출범과 동시에 문화를 통해 행복한 삶을 누릴 수 있는 곳이 되겠다고 선언한 바 있다. 문화재단에서는 출범과 동시에 서로의 차이를 인정하고 함께 어울리는 것을 목적으로 한 '문화다양성' 사업에 뛰어들었고, 현재 1년을 마무리하는 시점에 다다랐다.


문화재단에서 첫 사업으로 '문화다양성' 사업을 진행한 이유는 무엇이었을까. 그리고 문화다양성 사업을 통해 문화재단이 펼치고자 했던 문화의 방향은 어디였을까. 문화재단에서 올해 진행한 문화다양성 사업의 이모저모를 살펴봤다.

'문화다양성'. 쉬운 단어의 조합으로 이루어져 있지만 사실 명확한 의미와 가치에 대해 인식하고 있는 이들이 많지는 않다. 모두가 서로 다른 외모를 가지고 있듯 생각하는 방식, 표현하는 방법이 다르고, 나아가 사람과 사람, 집단과 집단, 지역과 지역 등 우리를 둘러싸고 있는 환경이 다양한만큼 문화 역시 다양하다. 문화 다양성은 이러한 부분에 초점을 맞추어 서로의 문화적 차이를 편견없이 받아들일 수 있는 수용의 마음과 태도를 키우는데 목적을 두고 있다.


문화재단 문화예술진흥팀 이민수 팀장은 “38만 김포 시민들 가운데 32만이 이주민인 현재, 서로의 차이를 인정하고 함께 어울리자는 취지인 문화다양성에서부터 시작하는 것이 평화문화도시로 갈 수 있는 첫 발이라 생각했다.”며 “문화 다양성의 인지에서부터 소통의 장을 만들어 자연스레 협업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드는 것에 집중했고, 내년에는 이를 좀 더 체계화 시켜나갈 계획”이라 전했다.

보편적으로 문화다양성을 '외국인과 그들의 국가, 문화를 이해하는 것'으로 단순하게 생각하는 것을 문화다양성의 전부라고 보기에는 어렵다. 내 친구, 동료, 가족을 이해하고 함께 하는 것까지도 문화다양성에 포함될 수 있는 개념이며, 이렇듯 문화다양성이란 우리의 삶과 아주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다는 것이다.

2001년 유네스코는 제31차 유네스코 총회에서 '세계문화다양성 선언'을 채택하며 '문화다양성 : 인류의 공동 유산'이라고 규정했다.
문화는 시공간에 여러 형태로 나타난다. 이 다양성은 인류를 구성하는 집단, 사회의 정체성, 독창성을 구현한다. 생태 다양성이 자연에 필요한 것처럼 교류, 혁신, 창조성의 근원으로서 문화 다양성은 인류에게 필요한 것이다. 이러한 의미에서, 문화 다양성은 인류의 공동 유산이며 현재와 미래 세대를 위한 혜택으로서 인식하고 확인해야 한다. (2001년 유네스코 문화다양성 선언문 중)

국내에서는 2014년 『문화다양성 보호와 증진에 관한 법률』을 통해 문화다양성을 정의하고 있다.
문화다양성이란 집단과 사회의 문화가 집단과 사회 간 그리고 집단과 사회 내에 전해지는 다양한 방식으로 표현되는 것을 말하며, 그 수단과 기법에 관계없이 인류의 문화유산이 표현, 진흥, 전달되는 데에 사용되는 방법의 다양성과 예술적 창작, 생산, 보급, 유통, 향유 방식 등에서의 다양성을 포함한다.
『문화다양성 보호와 증진에 관한 법률』(법률 제12691호, 2014.5.28제정)

문화다양성의 시작은 다름의 가치를 인정하고 소통하는 것으로 다양한 문화주체들과 다양한 방식의 소통, 교류를 통해 그 의미를 찾을 수 있다.
그렇다면 문화다양성의 이해는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할까?
문화다양성을 어떤 경우에 적용할 수 있는지 아래 표를 보며 이해해 보자.


다른 나라, 다른 문화 사이의 다양성

중도입국 자녀
언어가 아닌 마음으로 교류할 수 있는 문화예술을 통해 그들과 국내 학생들간의 소통과 교류를 돕는다.

유학생
유학생이라는 꼬리표가 아닌 청년이라는 이름으로 함께할 수 있는 활동을 통해 마음으로 교류하는 방법을 찾아간다.

결혼이주 여성
결혼으로 인해 주변의 많은 변화들을 겪고 있는 결혼이주여성에게는 소통과 교류를 통해 가족, 지역민이 서로를 이해하는 과정을 함께 한다.

외국인 노동자
다른 문화권, 익숙하지 않은 언어, 노동의 고단함까지 삼중고에 시달리는 이주노동자들의 문화와 생각을 교류하며 서로를 알아간다.

새터민
같은 언어를 사용하지만 다른 문화를 가지고 있는 새터민을 이해하고 소통할 수 있도록 한다.


같은 언어, 같은 문화권 내에서 우리 안의 다양성

귀농/ 귀촌인
농촌에서의 새로운 삶을 선택한 귀농/귀촌인과 기존의 지역민이 문화예술을 통해 소통하고 교류하도록 돕는다.

문화 이주민
제주로 간 예술가들과 같이 새로운 문화적 삶의 방식을 선택한 문화 이주 지역예술인과 문화이주민이 서로를 이해한다.

어르신
세대간의 문화가 점점 달라지는 현대 사회에서 어르신들의 기억 속의 문화를 되살리고 공유하며 세대간 문화가 연결되고 소통되도록 한다.

직장 이주민
출신지역을 벗어나 직장으로 인한 급작스러운 이주를 하게 된 직장이주민의 문화적 환경에 대한 변화 적응을 위해 지역민과 소통과 교류를 함께 한다.

1인가구
문화의 사각지대에 있기 쉬운 1인 가구. 그들이 스스로 문화를 만들어가고 표현하며, 타인과 소통하고 교류하는 것을 함께 한다.


다양한 소수들이 모여 이루는 문화다양성

장애인
장애인의 예술에 대한 생각과 경험은 우리 안에 있는 예술을 보는 다양한 시각을 만들어 낸다.

미혼모 가정
아이와의 대화, 아이를 통한 다른 가정과의 대화와 교류를 통해 도와주는 대상이 아닌 함께 살아가는 이웃으로 바라본다.

성소수자
옳고 그름, 좋고 싫음이 아닌 다름과 차이에 대해 알고 공감한다.

전통문화전통장인
사라져가는 문화의 흔적을 남기고 의미를 발견한다.



무지개다리 사업

문화다양성의 가치를 공유하고 확산시키기 위해 국내에서는 많은 노력이 지속되고 있는데, 그 중 대표적인 정책으로 '무지개 다리 사업'을 손꼽을 수 있다.

무지개다리사업은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문화예술위원회가 문화다양성가치의 확산을 목표로 지난 2012년부터 시행해 온 사업으로, 지역 내 문화예술을 기반으로 다문화, 소수문화, 세대문화, 하위문화 등 지역사회의 다양한 문화를 표현하고 소통하여 서로의 문화를 이해하고 존중하는 것을 목표로 두고 있다.

김포문화재단은 2016년부터 한국 문화예술위원회의 지원을 받아 무지개다리 사업의 일환으로 『다양한 행복 ­ 多幸(다행)』을 통해 문화다양성에 대한 인식을 확산하기 위한 첫발을 내디뎠다.

세 가지 단계로 총 다섯 가지 사업을 추진했으며, 그 시작으로 문화다양성 기반형성을 위한 「라운드테이블-문화공감 36.5 : 마음열기」, 「문화다양성 김포지역 기초조사연구」, 그리고 「김포돋보기」 사업을 추진했다. 이후, 문화다양성 가치확산을 위한 「마음 두드림」 사업을, 마지막으로  문화다양성 문화교류를 위한 「청소년 체험프로젝트 : 동행­함께 하는 즐거움」을 시행했다.

김포문화재단에서 시작한 다섯 가지 사업의 이야기를 살펴 봤다.

#01 문화다양성 기반형성

라운드테이블 '문화공간 36.5 마음열기’
라운드테이블 '마음열기'는 김포문화재단 외 지역 19개 기관 및 단체들이 모여 문화다양성을 이해하고 실천하는 프로그램이다.
문화주체들의 문화다양성 인식개선을 위해서 문화다양성의 문화적 표현/감각이 공동체의 지속가능한 발전에 필수적이라는 사실을 습득하고 인지할 수 있도록 기획되었다.
라운드테이블 참가 문화주체들은 김포지역의 문화다양성 인식이 확산되고 자리를 잡을 수 있도록 협력하고 있다.

문화다양성 김포지역 ‘기초조사연구’
김포문화재단은 지난 5월 '지역문화 다양성 기초조사·발전방안 연구'에 착수하여 10월 최종보고회를 통해 결과 발표시간을 가졌다. 이 연구조사는 김포지역의 문화다양성 인프라 구축을 위한 현황파악/문화다양성 정책적 시사점 도출/단계적 비전설정과 지역사회 효과파악/문화다양성 가치제고 및 지역정체성 확립 기여에 목적을 둔 것이다.
이를 통해 문헌연구, 설문조사 및 FGI, 전문가 그룹 정례회의를 진행하여 김포지역 비전인 『평화문화도시 1번지 김포』와 더불어 문화다양성 핵심가치인 『공존과 상생』을 정책 전반의 이념으로 자리매김하기 위하여 협력 체계를 구축하고 문화다양성 정책 Agenda를 도출했다.

인력양성 프로그램 ‘김포 돋보기’

'김포 돋보기'는 우리 김포지역의 '문화예술 활동가'들을 지원하고 협력하고자 기획된 프로그램으로 예술인들과의 소통과 교류를 목표로 한다. 지역 내 문화자원의 기록과 공유라는 소재로 8회 워크숍을 진행하였으며, 이를 통해 젊은 문화예술 활동가를 발굴하고 협력 활동을 도모하여 다양한 문화예술 콘텐츠로 김포시민에게 적극적으로 다가갈 수 있도록 돕고 있다.

#02 문화다양성 가치확산

문화다양성 주간행사 ‘마음두드림’
『다양성 종합선물세트 페스티벌』
세계문화다양성의 날인 5월 21일에 맞춰 진행된 프로그램으로 지역 내 다양한 단체 및 온라인 모임 등과 협업하여 “시각ㆍ문화ㆍ생물ㆍ표현ㆍ맛ㆍ인종에 대한 각각의 다양성을 구분하여 경험할 수 있는 체험장을 마련하여 문화다양성을 경험하고 서로의 공감대를 형성하였다.

또한 주간행사를 통해 느낀 생각을 편지에 작성하여 미래의 자신에게 보낼 수 있는 '느린 우체통'은 이후 문화다양성에 대한 자신의 변화된 생각을 비교할 수 있는 의미 있는 체험 프로그램으로 2017년 문화다양성 문화주간에 맞춰 우편을 발송할 예정이기도 하다.

#03 문화다양성 문화교류
청소년 문화다양성 체험프로젝트 『동행, 함께 하는 즐거움』
김포지역은 지리적·사업적 특성상 이주민의 비율이 높고 다양한 계층이 함께 거주하고 있어 주민 간 문화편견과 갈등이 내재되어 있다. 김포문화재단은 이를 해소하고자 이번 '동행, 함께 하는 즐거움' 프로그램을 기획했다.

김포시에 거주하는 선주민, 국내이주민 및 이주배경 아동청소년을 대상으로 문화다양성에 따른 내면적 갈등해소와 문화적 소통을 하고자  타국 타악기 합주와 국악의 콜라보레이션을 통해 소통과 융합을 배우는 '두르려!', 이색적이고 다양한 문화를 여러 가지 감각을 이용해 이해하고 즐기는 '무지개색깔 오감체험' 등 총 12회차 프로그램으로 구성하였다.


문화다양성 가치 확산, 성숙한 시민의 조건
'나'로부터 시작되는 문화다양성을 위해서는 세 가지 약속이 필요하다. 첫째, 문화다양성에 대해 생각하고 관심을 가져보는 것.
둘째, 다른 사람, 다른 것을 이해하고 배려하는 마음을 갖는 것.
셋째, 일상 속 작은 변화를 만들어 행동해 보는 것이다.

팽배해지는 개인주의 속에서 '함께'의 가치가 더욱 빛을 발하는 현대사회에서 상대방을 이해하고 배려하는 것, 소통하는 것은 모두의 발전과 행복을 위해 반드시 필요하다.

이제부터는, 내가 미처 이해하지 못한 누군가의 환경과 문화에 대해 이해하고 존중하는 마음을 가져보자. 그 누군가에게도 나의 환경과 문화가 이해하기 힘든 것일 수 있다는 것을 인지한다면 조금 쉽게 다가갈 수 있지 않을까?

아직은 어렵다면, 우리의 주변을 둘러싼 익숙한 것들에서 벗어나 낯설고 새로운 것에 다가가기 위해 작은 노력을 해보는 것은 어떨까?

김주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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