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식, 가공식.. 음식비 지출의 70%
가공식 판매 이윤, 5%만이 생산자 농민에게
식량의 60% 6종류의 식물에서 추출, 영양 30종의 농산물에 의지

먹거리가 중요하다는 것은 누구나 알고 있는 사실이지만, 바쁜 생활로 인해 간과하게 되는 현실이 반복되어 오고 있는 지금, 마침내 식생활은 개인이 책임져야 할 영역으로 치부되어 오고 있다. 이에 아이쿱 김포 생협 식생활 위원장 박혜원씨는 우려의 목소리를 높인다.

“개인 차원에서의 실천도 중요하지만, 국가 정책이 식품 산업 위주에서 국민의 건강과 식량 주권 유지를 위한 방향으로 전환되는 것이 필수적으로 요구된다고 생각해요. GMO 완전표시제, 유기동등성 협약, FTA, TPP 등 식생활과 관련된 현안들이 우리 건강 뿐 아니라 미래 세대의 안녕을 좌우할, 나아가서는 국가 존립을 위태롭게 할 수도 있는 중대한 문제이기 때문이죠.”

외식 가공식, 음식비용의 70%

우리의 밥상은 과거에 비해 많이 변했다. 먹거리의 대부분을 직접 경작하던 과거와 달리 도시화가 진행되면서 1차 농축산물이 그대로 먹거리로 이용되는 경우는 줄고 외식이나 식품산업의 비중은 크게 늘었다.
박 위원장은 “1975년도 외식 가공 식품 산업이 음식비 지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21.1%였다면, 현재는 70% 이상 늘어난 상태”라고 말한다.

“물론 이를 통한 장점도 많이 있죠. 과거엔 맛 볼 수 없었던 당도 높은 수입 과일이 우리의 식탁에 올라오고, 간편하게 조리할 수 있는 가공식품은 주방 일을 편하게 만들어 주었으니까요. 요리를 매번 하지 않아도 간단하게 끼니를 떼울 수 있는 먹거리는 세상에 넘쳐나고, 때로는 사먹는 것이 직접 요리해서 먹는것보다 저렴할 때도 있으니까요.”

그러나 박 위원장은 이러한 장점 대신 우리는 ‘식품의 안전성과 건강이 위협받는 상황’을 경험하고 있다고 강조한다.
“현대 식품 환경은 내가 먹는 음식에 대한 선택권과 결정권이 나 자신에게 있지 않은 상황이라 봅니다. 어떤 음식을 먹을 것인가에 대한 선택권이 완벽하게 주어지려면, 식품에 대한 정보가 온전히 접근 가능하게 공개되어야 하잖아요. 그런데 우리 사회는 지금 식품에 대한 정보가 온전하게 공개되어 있지도 않을뿐더러, 정보에 쉽게 접근할 수도 없어요.”
그렇다면 우리는 지금, 무엇을 먹고 있는 것일까.

식품 안전, 기업의 손에.. 단순화는 매우 위험

현재 우리가 먹고 있는 것의 대부분은 가공식품. 간편하고 저렴하다는 장점으로 소비자들을 사로잡고 있다. 사실 우리가 섭취하고 있는 가공식은 60여개 대기업이 세계 식품가공시장의 7할을 차지하고, 20여개 기업이 세계 농산물 거래를 지배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이렇게 전 세계 인류의 먹거리가 식품산업 기업들에 의존하고 있는 것이 지금, 우리가 살고 있는 현실인 것이다.

박 위원장은 “이렇게 획일화된 식품산업의 지배 속에 식품 안전 문제 역시 기업의 손으로 넘어가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문제는 이러한 과정 속에 안전한 먹거리가 설 곳을 점점 잃어가고 있다는 것”이라 강조한다.
“거대 식품 기업의 크러스트는 품종의 관리, 재배부터 식자재 가공과 유통까지 일관되게 지배하는 경우가 많죠. 판매 이윤의 5%만이 생산자 농민에게 돌아가며 나머지 이윤은 식품 산업에 돌아가는 구조라는 얘기죠. 식품 산업이 먹거리를 지배한 이후, 인류는 식량의 60%를 단 6종류의 식물에서 얻게 되었고, 대부분의 영양을 겨우 30종의 농산물에 의지하게 되었어요.”

박 위원장은 “단순화는 매우 위험한 것”이라 말한다.
“단일화된 품종이 해충의 피해를 받거나 독성에 내성이 생기면, 그야말로 엄청난 기근이 도래할 것이에요. 그러나 이에 대항해 자국의 먹거리와 농민을 보호해야 하는 국가는 거대 자본에 의해 주도되는 세계자유무역이라는 이름하에 항상 무기력해지기 쉽죠.”

김주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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