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경수
양곡고등학교 교사
바야흐로 입시의 계절이다. 중학교 3학년 학생들도 고3 수험생만큼이나 애가 탄다. 어느 고등학교로 가야 하나. 학부모의 고민은 아이들보다 더 깊을지도 모른다. 고등학교 진학 문제도 신중하게 결정해야 한다. 어느 학교에 입학하느냐에 따라 아이의 고등학교 생활이 성공적일 수도, 그 반대일 수도 있으니 말이다.

어떻게 해야 우리 아이에게 꼭 맞는 학교를 찾을 수 있을까? ‘서울대에 몇 명이나 합격시켰나’를 학교 선정 기준으로 삼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모든 아이가 서울대 가는 것은 아니다. 그보다는 내 아이의 성적 수준에서 얼마나 더 성장할 수 있을까, 학생부종합전형에 대한 대비가 얼마나 알찬가, 등을 따져보아야 한다.

더 중요한 것이 있다. 공부를 잘하고 못하고에 상관없이 내 아이가 선생님들의 관심과 사랑을 받을 수 있는지, 친구들과 어우러져서 즐겁고 행복한 학교생활을 할 수 있는지, 인성교육을 제대로 받을지. 이런 부분에 관심을 두고 학교를 선택하는 것이 좋다. 염두에 두고 있는 고등학교에 다니는 학생들에게 학교생활이 어떤지 물어보면 도움이 될 것이다.

지금 김포 관내 고등학교들은 각 중학교를 방문하여 학교 홍보를 하고 있다. 자체적으로 입학설명회를 열었거나 열려고 준비 중이다. 고등학교들의 선의의 경쟁이다. 우선은 정원 미달 사태를 피하고 싶고, 이왕이면 성적이 우수한 학생들을 자신의 학교로 데려가고 싶은 욕심, 당연한 욕심이다.

그런데 고등학교들의 홍보전에서도 지켜야 할 도리가 있다. 타 학교에 대한 직·간접적인 비방, 그것도 공개적인 비방은 삼가야 한다. 한 고등학교 입학설명회에서 당신네 학교를 제외한 나머지 학교들을 싸잡아 ‘수준이 낮은 학교’라고 말했다. 어느 고등학교는 홍보 차 찾아간 중학교에서 학생들을 모아놓고 특정 고등학교를 거론하며 “그 학교는 대학을 못 보낸다. 입시지도를 못한다.”라며, 그 학교에 가면 안 된다고, 당신네 학교로 와야 좋은 대학에 갈 수 있다고 말했다. 비루하다는 생각이 든다.

이래서는 아니 된다. 교사는 누가 뭐래도 교사다. 교사는 달라야 한다. 세상이 아무리 망가져도 교사만큼은 ‘도덕의 상징’이고자 끊임없이 노력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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