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적 풍자 오페라

러시아의 대문호 중에 푸쉬킨과 도스토옙스키와 함께 널리 사랑 받는 작가로 상트페테르부르그에서 활동했던 우크라이나출신의 다재 다능한(극작가, 유머작가, 소설가) 고골의 단편 작품을 쑈스타코비치가 작곡하면서 오페라로 탄생했다. 없어진 코를 주제로 한 코믹 오페라이지만 이면에는 당시 절대 권력을 행사했던 짜르왕의 권위를 풍자하려는 노력이 돋보인다.

그 외에도 당시 사회악들을 비판하려 한 듯 작품 속의 등장인물로 하여금 출세하기 위해 윗사람을 찾아 다니고, 부자 신붓감을 갈망하고, 코를 찾아준 경찰은 뇌물을 요구하는 인물로 등장한다. 작가는 이 모든 상황을 코에 빗대어 조롱하고 있다. 흔히 우리 일상생활에서도 "콧대가 높다"고 비유되는 코는 틀림없이 잘 알려진 권위와 자존심의 상징이며 게다가 요즘 한국에서 수많은 사람들이 성형을 원하는 "높은코"는 단연코 우리에게 그 중요성을 다시 생각하게 만드는 것 같다. 없어진 코의 소유자보다 더 높은 지위로 분장하여 도망 다니는 코의 익살스러운 연기와 70명이나 되는 전례를 보기 힘든 많은 조연의 출연은 코의 연기를 더 흥미롭게 유도하면서 더 없는 웃음을 선사한다. 러시아어로 불러야 하는 어려움 때문에 국제무대에서 자주 상영되지는 않지만 쇼스타코비치의 젊은 시절 21세에 작곡된 오페라로서 코의 카리카취적인 이미지를 찾아 작곡하려고 노력했던 모습이 엿보인다.

 

또 다른 예로 푸쉬킨은 장편뿐만 아니라 수 없는 단편이야기를 많이썼던 것을 볼 수 있다. 아이들의 동화 같은 익살스러운 이야기들이지만 그 이야기에는 많은 Sarcastic(빈정댐, 풍자적인)한 소재로 이야기의 주인공인 왕 (Zar)을 처음에는 영웅적으로 묘사하다가 점차 누추한 바보로 변모시키는 내용들이다.

오페라 금닭(Golden cock)은 1907년 완성되었으나 왕의 추종자들(Zarist)이 오페라의 정치적 의도를 눈치채고 공연을 반대하다가 작곡가가 죽은 뒤 이 년 후에 왕의 역할을 군대의 총사령관으로, 총사령관의 역할은 대령으로 바꾸는 타협을 하고 동시에 대사의 내용에서 금닭이 왕을 부르는 내용을 총사령관으로 수정함으로써 공연이 성사 되었다.

 

수원대 음대 교수
오페라 김포 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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