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포농민회 최병종 회장

김포는 도농복합도시다.
도시의 발전만큼 중요하게 여겨지는 부분이 ‘농업’이라는 얘기다. 그렇다면 도농복합도시로서의 김포의 현주소는 어디일까.
삶으로 농업을 이야기하는 농민들의 이야기를 듣고자, 농민회 최병종 회장을 찾아갔다.

망가진 우리 농업

“내가 어렸을 때는 식량문제가 굉장히 심각했어요. 그래서인지 농작물의 경작종류도 다양했어요. 쌀, 콩, 수수, 조, 보리, 밀... 모든 농산물 한 톨 한 톨이 소중했고, 흙이 보이는 곳은 어김없이 농산물이 심겨졌죠.”
어린 시절을 떠올리는 최병종 회장의 입가에 웃음이 감돈다. 최 회장은 과거, 우리나라의 최고 과제가 식량난이었음을 잊지 않는다며 말을 잇는다.
“1960년대쯤, 다량소득을 올릴 수 있는 통일벼라는 쌀을 재배해 식량난을 많이 해소하기도 했잖아요? 그러면서 농지를 확대하고 경지정리를 시작했죠. 그 과정이 식량자급에 큰 힘이 되었고, 결국 전국적으로 농사 짓기 좋은 토지로 바뀌었죠.”
최 회장은 세월이 흐르면서 변화가 생겼다고 말한다.
“경제 발전이 이루어짐에 따라 국민들의 삶의 질이 향상되었어요. 농업의 흐름도 변화가 생겼고요. 그런데 말이죠. 지금은 농사일을 하고자 하는 젊은이들이 없어요. 왜 그럴까요?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경제 발전 과정에서 발발한 우루과이 라운드가 가장 큰 타격이었죠. 그렇게 우리 농업은 망가지기 시작했다고 봐요. 지금 농업은 너무나도 어려운 상황이죠.”

80% 이상 수입에 의존

어려운 상황에서 가장 걱정되는 것이 무엇이냐 묻자 최 회장은 ‘식량 자급자족’이라 단언한다.
“80% 이상이 수입에 의존하고 있고, 쌀 역시 부족한 나라에요. 지금은 이미 우리 농민들이 농사지어 생활한다는 것은 힘든 상황이 되어 버렸어요.”
현실적으로 농업소득으로 살아가기가 어려운 상황이라는 얘기다.
“농업 소득으로 살기가 어렵기 때문에 젊은이들이 들어오지 않는거에요. 농촌주민 연령이 아마 평균 70세 정도는 될 것이에요. 정부에서 귀농, 귀촌 교육을 해 주는 등 지원이 있는 것으로 알아요. 그러나 실질적으로 귀농, 귀촌하여 성공하는 케이스는 드물다고 봐요.”
최 회장은 국민이 먹고 살 수 있는 식량을 지켜야 한다며 목소리를 높인다.
“지금 전세계적으로 이상기후가 발생되고 있는 상황이에요. 어느 나라든 이상 기온 앞에서는 농작물이 풍년이 될 수 없는 상황인 것이죠. 그때에도 곡물수출 국가들이 과연 수출을 할까요? 그때 우리나라가 곡물 수입을 해 오지 못한다면 우리 국민들은 어떻게 되는 것인가요.”
 
늙어가는 농촌 대책 모색해야

최 회장은 지금 농업이 어려운 것은 사실이나, 포기하지 말고 가능성을 만들어야 한다고 말한다.
“곡물 수입이 막힐 때가 올 것입니다. 그 전에 방법을 모색해야 해요. 일이 발생되고 난 후에 생각하면 그때는 늦어요.”
최 회장은 무엇보다 젊은이들의 발길을 농촌으로 돌릴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농촌 인구 연령이 너무 높다는 것이 문제에요. 지금이라도 농사지을 젊은이들을 농촌으로 정착하게 만드는 것이 시급하다고 봅니다. 젊은이들이 농촌으로 많이 들어와야 농업 발전을 위한 다양한 시도도, 다양한 방법들도 만들어내기가 쉽지 않겠어요? 그렇게 되기 위해서는 과거와 같이 정부가 농촌에 과감한 투자를 해야 한다고 봐요. 인간이 쇠붙이를 먹고 살 수는 없잖아요?”

농지 소유, 대부분 외지인

최 회장은 농업이 전통 농업이 아닌, 부동산으로의 가치에 집중되고 있는 현실에 우려하는 목소리를 높인다.
“사실 전통 농업은 많이 무너진 상황이에요. 쌀을 팔아 생활이 안되니까 농민들이 땅값에 많이 의존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죠. 김포의 경우, 김포인이 아닌 외부인들이 농지를 소유하고 있는 상황이고요. 농지는 농민이 소유해야 하며, 공장은 기업인이 소유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최 회장은 농업이 꼭 지켜지길 바란다며 한숨을 짓는다.
“얼마전 농지 규제 완화 발표가 있었죠. 한숨이 나올 뿐입니다. 하루 빨리 식량주권을 업체화하여 식량을 지켜나가길 바래요. 과거에는 농민들이 도심으로 나와 집회도 하고 자기 의견을 말하기도 했어요. 그러나 이제는 그 모습도 역사 속으로 다 사라져요. 다 늙어서 할 사람도 없어요.”

김주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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