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운태 어웨이크 대표

마술공연, 애니메이션더빙쇼, 인디밴드공연.
홍대 거리에서 진행되었을 법한 색깔의 위 공연들은 사실 최근 김포 북변동에 위치한 ‘모두의 공간’에서 진행되었던 공연들이다.
음악인들과 활동가들 사이에서 유명한 이 ‘모두의 공간’은 사회적기업 (주)어웨이크 여운태 대표의 뚝심으로 만들어진 공간이기도 하다.
“다양한 공연을 시도하고 전개해나감으로써 모두가 즐길 수 있는 공간을 만들고자 하고 있어요. 나아가 이 공간을 통해 김포의 문화 활성화가 이루어지길 바라는 것이죠.”

비보이 그룹 멤버에서 공연기획자로

김포초등학교와 김포중, 김포고등학교를 나온 여운태 대표는 그야말로 김포 토박이인 인물로, 손꼽히는 비보이 그룹 ‘쉐이크 보이즈’의 창단멤버이기도 하다.
김포에서 음악인으로 성장하길 꿈꿔온 그는 대학 시절 뮤지컬 전공에 이어 3년간의 배우 활동을 전개하기도 했다.

그렇게 음악인의 길을 걷던 그에게 누군가가 던진 “예술인은 자기 밥그릇만을 챙기려 한다”는 말은 인생의 방향을 전환하게 하는 계기가 되었다.
“누군가는 후학을 위한 길을 가야 하잖아요. 그 누군가가 제가 되기로 결심하고 극단을 만들었죠.”

결심은 바로 실천으로 이어졌다. 넌버벌 퍼포먼스(댄스, 뮤지컬 등 몸으로 하는 공연)등을 중심으로 다양한 컨텐츠로 문화 확산에 나서자는 목표를 가지고 열심히 움직였다. 그렇게 얼마나 시간이 흘렀을까. 문득 회의가 들었다.
“컨텐츠를 가지고 있다고 해서 인지도가 올라가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깨달았어요. 바탕이 될 수 있는 로컬이 있어야 하고, 그 곳에서 꾸준히 활동을 펼쳐야 성장할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죠.”

다수의, 다목적 공간으로 탄생된 ‘모두의 공간’

여 대표는 다시 김포를 찾았다.
김포에서 어린 시절을 보낸 그인만큼 김포의 곳곳에 대해 자신있는 그였다.

“10년전에 북변동 지하에 작은 공연장을 하나 만들었어요. 그때만 해도 김포는 정말 공연할 곳이 없었어요. 길에서 하거나 시민회관 뒤편에서 하는 것이 고작이었죠. 제가 로컬을 만들겠다는 결심을 하고 김포로 돌아왔을때에도 상황은 다르지 않았어요. 제 어린 시절이나, 제가 성인이 된 후나 다를바가 없었죠.”

여 대표는 ‘공연을 할 곳이 없어 공연을 하지 못한다’는 후배 활동가들의 말에 힘입어 공연장을 직접 손으로 만들기 시작했다.
“문화가 일어났으면 하는 마음에서 공연장을 만들기 시작했어요. ‘김포에서 하면 뭐해, 서울로 나가야지’라는 인식의 전환을 꾀하고 싶었죠. 그렇게 다수의 다목적 공간인 ‘모두의 공간’이 탄생하였어요.”

활동가들의 판을 만들다

모두의 공간이 만들어지고, 하나 둘 공연을 세웠지만 공연으로 인한 수익은 많지 않았다.
여 대표가 만나는 활동가들은 안정적인 수입을 원했고, 그들은 그렇게 한 식구가 되었다.
“처음에는 공연을 하는 활동가들과 배우길 원하는 이들을 연결시켜주는 허브로의 역할만 했었어요. 공연을 하는 이들도 정기적 수입이 있어야 하는 상황이었고, 김포에서는 실용음악을 배울 수 있는 곳이 없었으니까요. 그런데 그렇게 1년반만에 배우길 원하는 이들이 100명이 넘고, 300명이 넘었죠. 그렇게 어웨이크 실용음악학원이 2009년에 문을 열게 되었고, 공연 활동가들은 자연스레 이 곳의 선생님이 되었죠.”

학원이 날로 번창하였지만, 여 대표의 공연에 대한 꿈은 쉽사리 꺼지지 않았다.
‘이곳에 문화를 만들어야 한다’는 생각에 공연에 포커스를 맞추고 ‘락 페스티벌’을 진행하기도 했다.
공연, 학원, 운영 이 세가지만을 머리 속에 담아두고 바쁘게 살아가던 어느날, 문득 그의 귀에 활동가들의 한숨이 들려왔다.

“사실 20대에 음악인으로서 자기 궤도를 만들지 못하면, 진로가 모호해져요. 대학을 졸업하고 진로가 모호해진 이들의 고민을 함께 가져가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이들이 다시 공연하고, 강의할 수 있도록 판을 만들어줘야겠다는 책임감이 커졌죠.”

김포 문화 확산 기여하도록 한 걸음씩 나아갈 것

목표가 뚜렷해진 여 대표는 김포의 음악인, 문화 활동가들과 함께 가고자 사회적 기업과 협동조합에 관한 공부를 시작했다. 그렇게 어웨이크는 2013년 법인으로 전환되었고, 그해 7월 김포형 예비 사회적 기업이 되었다.

다음해 경기도 예비 사회적 기업, 그리고 그 다음해에 김포에서 유일하게 한국콘텐츠진흥원에서 대중문화 예술기획업을 인증받고, 2016년 2월 김포에서 두 번째로 고용노동부에서 인증한 사회적 기업이 되기까지 어웨이크는 성장과 변화를 거듭했다.

“활동가들의 인지도를 높이고 문화를 확산시키기 위해 고민에 고민을 거듭했어요. 학교에서 재능기부형태로 투어를 다니기도 하고, 김포에서 생산된 것들로만 만든 ‘브런치 정식’인 ‘모두의 정식’을 만들기도 했죠. 현재 ‘모두의 예술학교’(가칭)안 ‘19살에 앨범내자’ 프로젝트도 진행하고 있고요.”

여 대표는 문화 확산 활동이 힘들고, 어렵지만 뚜렷한 목표가 있기에 한 걸음씩 내딛어 갈 수 있다며 웃음을 짓는다.
“김포에서 활동하는 문화 활동가들 뿐 아니라 김포 시민 모두가 문화를 즐길 수 있도록 계기를 만들어가자는 것이 어웨이크가 가지고 있는 목표예요. 나아가 ‘모두의 공간’이라는 이 작은 공간을 통해 모두가 문화를 즐길 수 있고, 행복해 질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그렇게 김포의 문화가 활성화될 수 있었으면 하는 바람이고요.”

김주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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