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김포시 공동체 활동의 현실과 과제 <8>
(마을 만들기, 사회적 경제, 경기도 따복 중심으로)

마을만들기 사례 - <해외②> 일본 도쿄도 네리마 마을만들기 현황
-----------------------------------------
1회 : 마을만들기, 철학의 문제다
2회 : 사회적 경제는 대안이 될 수 있을까?                  
3회 : 경기도 따복사업의 현황과 과제
       - 마을만들기와 사회적경제의 융복합은 가능한가?
4회 : 마을만들기 사례 - <국내①> 농촌형 마을만들기(완주, 논산)
5회 : 마을만들기 사례 - <국내②> 홍성군 홍동면과 진안군 마을만들기지원센터
6회 : 마을만들기 사례 - <국내③> 수원시 마을르네상스와 안산시 좋은 마을만들기
7회 : 마을만들기 사례 - <해외①> 일본의 마을만들기(도쿄시 세타가야 구)
8회 : 마을만들기 사례 - <해외②> 일본의 마을만들기(도쿄시 네리마 구)
9회 : 마을만들기 사례 - <해외③> 일본의 마을만들기(요코하마, 지바 시)
10회 : 마을만들기 사례 - <해외④> 영국의 마을만들기
                                                      (런던의 거버넌스 도시재생)
11회 : 김포시 마을만들기 사업의 현황
12회 : 김포시, 사회적 공동체의 평가와 기대

-----------------------------------------

우리나라의 기형적인 도시화는 난개발과 형식적인 도시화로 인한 병폐에 허덕이고 있는 게 우리의 현실이다. 아파트라는 공동 주거환경이 조성된 지 수십년이지만, 개인적이고 배타적인 주거문화는 팽배한 대신, 공동체 문화가 사라진지 오래다. 이같은 사회문화는 다시 마을만들기를 통해 공동체 정신과 문화를 회복하기 위해 선진적인 지자체에서 시작되고 있다. 그러나 아직도 마을 만들기 사업은 기준 없이 사례중심으로 진행되고 있다. 이에 김포신문은 지역공동체 회복을 위해 ‘김포시 공동체 활동의 현실과 과제’라는 주제로 일본의 우수 사례와 국내의 성공사례들을 취재해 문제점과 대안모색에 나선다.<편집자>

▲ 네리마 마을만들기 사업의 하나로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는 도시농업

세타가야구 이후 두 번째로 찾은 곳은 같은 도쿄 도내의 네리마 구 마을만들기 센터이다. 네리마 구(區)는 도쿄의 23개 구 가운데 하나로 도쿄 북서쪽에 자리 잡고 있다. 인구는 70여만 명, 네리마 구는 본래 넓은 녹지와 사쿠지이강, 시라코강 등 물이 풍부한 곳으로 아름다운 풍경으로 유명한 곳이었다. 하지만 90년대 들어 빠르게 진행된 도시화는 네리마 구의 자연환경을 급속히 악화시켰고, 환경오염과 함께 거리의 경관은 크게 바뀌었다. 아울러 점차 출생율이 감소함에 따라 급속한 고령화가 진행되기에 이르렀으며 주민들 사이에 지역사회가 소중하다는 의식이 깨어나기 시작했다.


결국 이 과정에서 네리마 구는 지역의 미래상을 주민들과 함께 생각하고 공유함으로써 개발이나 도시화에 따른 상황을 극복하기 위한 대안으로 당시 일본사회에서 매우 빠르게 퍼져나가던 마을만들기에 주력하게 되었다. 지역의 자산을 소중히 계승하고, 여기에 주민의 다양한 생각이나 입장을 고려하도록 하는 마을만들기 정책이 적합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다행히도 NPO조직이 활성화돼 있는 지역으로 이미 2000년부터 시민자치조직과 상인회를 중심으로 다양한 지역 활성화 프로젝트가 실험됐던지역이다.


10년 이상의 지역 활동의 경험이 풍부한 NPO들과 지역행정이 협력해 네리마 구의 본격적인 마을만들기 모델을 만들고 있다. 지역 주민중심의 ‘네리마 마을만들기 센터’를 개소하고, 화재에 취약한 노후 목조주택 및 공공시설을 정비하고, 네리마 역주변의 쇠퇴한 상권을 활성화하기 위해 사업이 시작됐다.


네리마 구청의 도시재생 프로젝트팀과 주민으로 구성된 마을만들기 센터가 서로 협력해 사업을 추진해왔으며, 주민의 의견을 충분히 반영해 목표를 정하고, 단계적이고 점진적으로 사업을 진행했다. 사업은 크게 두 가지 방향으로 진행했는데 한편에서는 마을만들기 교부금을 지원받아 도로 및 공원 등의 기초생활 인프라를 조
성하고,


또 한편에서는 마을 주민이 주축이돼 인프라를 운영했다. 이런 주민 중심의 마을만들기를 체계화하기 위해 지역 주민 700여 명이 3년에 걸쳐 논의 끝에 2005년 마을만들기 조례를 제정했다. 일본 내 다른 자치단체와 비교하면 마을만들기가 늦게 시작되었지만 그동안 축적된 사례나 경험 등을 바탕으로 상대적으로 좋은 조례를 제정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2003년부터 3년에 걸쳐 25회의 간담회를 개최했다. 이 과정에서 네리마구는 주민들의 의견을 최대한 반영하기 위한 노력에 집중했다.


네리마 구 마을만들기 센터는 네리마 구 도시정비공사 내에 있다. 네리마 구는 '네리마 구 도시정비공사'를 설립해 마을만들기 관련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네리마 구 도시정비공사' 내에는 마을만들기 센터, 마을만들기 사업과, 자전거 사업과, 자원순환추진센터, 지구온난화대책실 등이 있다. 즉 네리마 구 도시정비공사가 마을만들기 센터의 운영주체라는 것이다.


현재 네리마 구에서는 마을만들기센터에 운영자금으로 지원하고 있으며, 센터에는 10여명의 직원이 일을 하고 있다. 네리마 마을만들기 센터가 문을 연 것은 지난 2006년으로 소장은 공모로 선발하고 있으며, 직원들의 신분은 준 공무원이다. 직원들은 4개의 큰 분야인 도시계획, 디자인, 녹지, 마을만들기로 나눠져 일을 하지만 한 가지 업무만 전문적으로 하지는 않는다. 디자인을 맡았다고 해서 디자인 업무만 하지 않고. 디자인하는 사람도 복지 마을만들기를 돕고, 도시계획을 전문으로 하는 사람도 녹색거리 만들기를 돕고 있다. 마을만들기란 다양한 면이 있으므로 자신의 전문 분야만 해서는 안된다는 생각으로 일을 한다.


마을만들기 센터의 사업은 크게 7가지로 구분할 수 있다. 첫 번째는 마을만들기 관련 상담이고, 두 번째는 마을만들기 관련 정보 제공이나 학습기회 제공이다, 세 번째는 주민주체의 마을만들기 활동에 대한 지원이고 네 번째는 마을만들기에 관한 조사연구, 다섯 번째가 마을만들기 관련 정보나 활동의 플랫폼 사업이다, 여섯 번째가 네리마 구와 사업자, NPO등이 하는 마을만들기 사업에 대한 지원이나 협동이며, 마지막으로 일곱번째가 녹색·자연과 관련된 활동이다.


한편 네리마 구에는 또 다른 주민활동 지원조직인 네리마 구 사회복지 협의회가 있다. 사회복지법에 의하여 전국 지역마다 하나씩 설립되어 지역복지를 추구하는 민간단체인 네리마구 사회복지협의회는 '한 사람의 불행도 놓치지 않겠다. 관계성 있는 지역을 만들자!'라는 슬로건으로 활동하고 있으며 주요활동은 지역 복지 자원봉사 추진과 고령자, 장애인에 대한 권리 옹호, 생활 보호, 재택 서비스, 장애인 취업 복지 등이다.


네리마 구는 복지와 마을만들기가 겹치는 부분이 많다고 생각해서 주민 복지환경 조성을 위한 녹색 보전 및 거리경관은 마을만들기 센터가 담당하고 사람과 사람을 연결하는 것은 사회복지협의회가 담당한다고 볼 수있다.


사회복지협의회의 활동 중 가장 특색 있는 것은 '우물가 공론'이다. '우물가 공론'은 사회복지협의회가 만나는 자리를 마련하면 참가자들이 서로 알아가고 대화를 해서 지역 문제에 대해 인식하게 되고, 대화를 통해 다음에 같이 얘기할 주제를 정하거나 전체적인 주제를 정하는 형태로 이루어지는 주민자치포럼과 같은 것이다. 코디네이터가 자리를 마련하는 것을 조정하는 역할을 하고 주민들과 문제가 생기면 같이 해결하기 위해 모델이 되는 지역을 탐방한다. 거기서 주민들이 스스로 무엇을 할 수 있는지 생각하는데 주민 스스로 문제를 발견하고, 해결 방법을 생각하고, 찾는 것을 코디가 뒤에서 받쳐주는 역할을 하는 체계로 진행된다.

네리마 구관계자는 "이같은 마을 만들기 활동 결과 네리마를 찾는 방문객수도 늘고 점포수도 많이 늘었다"며 "사업이 이루어진 다음 네리마를 찾는 방문객 수가 68,860명에서 97,000명으로 40% 증가하였을 뿐 아니라 네리마의 점포 수 또한 사업 이후 20%가까이 상승했다"고 밝혔다.

결국 네리마 구의 마을만들기 사례는 마을만들기가 도시의 새 생명을 불어 넣는 것과 같아서 도시가 잃어버린 활기를 찾아주고 다음 세대를 준비할 수 있도록 원동력을 찾아주는 것이라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김동규 기자

저작권자 © 김포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