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 특집 - 더불어 사는 장애인<2>

장애인은 불편하다. 장애인 본인이 불편하고 그 주변인도 불편하다. 세상은 이런저런 불편 속에서도 함께 살아야할 공간이다. 그러기에 그 불편을 서로 덜 느끼거나 해소할 수 있어야 한다. 과거 집안에 숨겨두던 생명체에 불과하기도 했던 장애인에 대한 인식이 지금은 많이 나아지기는 했다. 그러나 아직도 많은 장애인이 편견과 불이익 속에 있다. 동등한 인격체로 존중받아야할 그들, 김포를 중심으로 예를 찾아가며 더불어 살 방법을 찾아본다. <편집자>

--------------------------------------------

글 싣는 순서

1회 : 장애인에 대한 편견과 이해
2회 : 장애인과 가족
3회 : 장애인과 장애인활동보조인
4회 : 김포 내 장애인 복지시설
5회 : 장애인 어디로 가나
6회 : 장애인 공동체 마을
--------------------------------------------

장애아 가정의 갈등

최근 새롭게 문제되는 부분이 있다. 장애아 가정의 비장애인 자녀 문제다. 장애 형제로 인한 소외감에서 오는 스트레스다. 부모의 관심에서 멀어진다고 여기는 거다. 장애아도 역시 비장애인 동생이 있다면 퇴행현상이 오기도 한다. 부부 간에도 장애아로 인해 서로 어려운 삶을 살기에 할 말을 못하고 살거나 붙어 자는 장애아로 인해 섹스리스 부부도 흔하다. 이로인해 발생하는 가정파탄도 종종 있다. 장애아를 낳고 가정파탄이 일어나기도 한다. 대다수 장애인 가정은 그 나름의 감사와 행복한 삶을 살지만, 일부 가정은 이러한 가족간의 문제에 어려움을 겪거나 애써 감추며 살고있다. 

장애 가족은 부부간, 장애아와 엄마, 장애아와 아버지, 장애아와 비장애 형제간, 비장애아와 부모와의 관계 속에 복합적인 문제가 있다. 어떻게 해야 할까? 이에 대해 김포 운양동에 있는 심리상담소 '마울 마음성장아트센터(대표 현승미)'에 자문을 구했다.


부부관계의 위기와 극복

자녀의 어려움을 유전적 소인이나 초기 양육환경의 결핍된 지점에서 찾고자하는 시도는 '나'로부터 발생한 문제일 수 있다는 자기비난과 죄책감을 회피하려는 시도가 많다. 그렇기에 이런 '원인 제공자'를 찾으려는 노력은 서로를 향한 칼날이 되어 무의식중에 서로를 공격하게 되어 부부관계는 커다란 상흔을 남긴다. 

1. 부모는 아이들이 안전하게 담기고 기댈 수 있는 유일한 세상

물리적으로 어렵고 한계가 있더라도 심리적 안정감이 바탕이 된다면 장애아동은 자신이 할 수 있는 역량보다 조금 더 건강하게 발달해갈 수 있다. 한계는 수용하되 그 한계를 딛고 나아가는 것은 비장애인이나 장애인 모두의 성장에 필요하다. 기능적으로 차이가 있고, 역량에 차이가 있지만 부족함 속에서도 한 사람의 인간으로 자신의 기량을 발휘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 최선이다.

2. 서로 위로하는 동지 되어야

겉으로 드러나는 행동 양태가 고통표현의 왜곡일 수 있다. 장애아와 다른 자녀의 울타리로서 부부가 지탱해야할 무게는 상당하다. 길고 긴 삶의 여정에서 마주하게 될 여러 가지 상황들을 헤쳐 나가는데 이해와 협조는 절대적인 에너지원이 될 것이다.

3. 믿을 만한 조력자 찾아야

우선 일차적 조력자는 확대가족의 역할을 할 수 있는 친인척, 혹은 가까운 이웃, 비슷한 고통을 겪고 해결해가고 있는 다른 장애인 가족이 될 수 있다. 이들이 현실적 어려움을 해결해주지는 않으나, 부부 중 한사람의 일시적 혹은 영구적 부재 시 생길 수 있는 위기를 조금이라도 줄일 수 있도록 하며, 현실적 어려움을 극복하도록 돕는 안전망이 된다.

이차적 조력자를 전문가 중에서 찾아야 한다. 가족 위기를 중재하면서 장기간 가족을 지켜봐주는 객관적이고 안전한 시선 확보가 중요하다. 장애아를 위한 전문가의 발달상 개입이나 심리적 개입 모두 장기간 지속 된다. 초기에는 여러 가지 시도를 하면서 다양한 방법들을 찾아볼 수 있지만 어느 정도 익숙해지면 아이에게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명확히 하고 장기적인 계획을 수립해야 한다.

4. 가족관계 속 가능성 짚어봐야

장애아에게 많은 시간과 노력이 들다보면 부부의 관심이 장애아에게 집중되어 비장애아 자녀에게 의도치 않은 심리적 결핍이 생길 수 있음을 인식해야 한다. 첫째가 장애아인 경우 두 번째 임신과 출산을 두려워하며 기피하는 경우, 이는 부부관계의 잠재적 파괴요인이 될 수 있다.

5. 열린 마음

가족 구성원의 장애를 감추거나 가족 내 비밀로 가져가게 되면 당장의 눈앞의 문제는 피할 수 있으나, 부모와 자녀 모두에게 부정적 영향을 미쳐, 어려움을 더욱 키우는 원인이 된다. 아이의 장애는 부끄럽거나 감춰야하는 것이 아니고, 이해와 수용이 필요한 일입니다. 주변이 왜곡되게 바라본다면 그 시선이 잘못이지 장애아나 부모의 잘못이 아니다.

▲ 마울 마음성장아트센터 심리상담 소장 고현정 정신분석치료전문가, 예술심리치료사.

형제 간 갈등과 극복


장애아 부모의 혼란과 불안, 분노와 죄책감 등 다양한 심리가 무의식중에 자녀에게 전치되어 관계와 심리발달에 커다란 영향을 미치기도 한다.

부모 좌절의 무의식적 영향
부모의 좌절 경험은 보상심리와 기대 충족 욕구로 인해 자녀 양육과정에 지나친 열의를 보이기도 하고, 다른 형제를 소외시키거나 비난하기도 한다. "다섯 명의 자녀를 둔 가정에는 부모가 다섯"이라는 유명한 분석적 명제가 있다. 같은 부모에게서 태어난 자녀들이 다섯이라면 다섯 명의 자녀들이 경험한 부모와 내재된 부모상이 모두 다르다는 이야기이다.

충분한 애도로 수용시설 보내기
장애아가 어느 정도 성장 한 후 장애아 수용시설에 보내는 경우가 있다. 이와 같은 결정을 내리게 될 때는 반드시 고려하고 준비해야하는 것이 있는데 바로 애도의 과정이다. 장애아가 시설에 간다고 가족관계가 완전히 단절되는 것은 아니지만, 가족 관계의 변화에 앞서 충분한 애도를 하지 못하고 헤어지게 되는 경우 이차적으로 형제 혹은 자녀를 유기했다는 죄책감에 시달리기도 하고, 비장애 자녀들의 무의식에 '자신들도 이상이 생기면 유기될 것'이라는 불안감을 심어놓게 되어 부모를 불신하거나 부정적으로 경험하게 하기도 한다.

관심을 위한 이상행동
발달장애아의 동생 또한 발달상의 지연이 의심되어 상담실을 찾는 경우가 있는데 이 경우 심리치료를 진행해보면 정상적인 발달을 보임에도 형의 행동을 모방하여 부모의 관심을 끌고자 하는 행동으로 판단될 때가 있다. 반대로 동생이 발달장애가 있는 경우 부모님의 관심과 시간을 가져간 동생을 모방하여 지연된 행동을 하는 형도 있다. 또는 부모의 관심과 시간을 독차지한 동생에 대한 미움에 지속적으로 괴롭히거나 이후 깊은 죄책감에 시달리기도 한다. 이러한 형제간의 갈등은 장애-비장애 형제를 둔 부모님의 세심한 배려과 이해, 설득이 필요한 경우라 볼 수 있다.

부모의 노력과 조력자 확보
결국, 장애-비장애 형제의 갈등과 어려움의 극복을 위해서는 가족 간에 합의된 약속과 질서가 필요하며 이는 부모님의 노력에 달려있다. 아이들에게 세상은 부모라는 울타리에서 경험되고 만나지기 때문이다. 장애아를 돌보기에도 벅찬 상황에 부모가 모든 것을 다 처리하며 도울 수는 없다. 그렇기에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부모는 신뢰할 만한 조력자를 확보하여 동력을 잃지 않도록 해야 한다. 이것이 우리 사회에 장애인 가족을 위한 사회적 안전망 확충이 절실히 요구되는 이유이다.     
                      
김남수 기자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의 지원을 받았습니다>

저작권자 © 김포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