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권익재
김포우리병원,
치과 과장
치아는 법랑질이라는 단단한 물질이 머리 부분 표면을 덮고 있고 이는 내부의 치수와 상아질을 보호한다. 입안에 서식하는 다양한 세균이 설탕 전분 등을 분해하면서 생기는 산에 의해 치아의 법랑질이 손상되는 것을 치아 우식증이라고 하며 통상 ‘충치’라고 한다. 이 질환은 선사시대 이전부터 발견되는 세계적으로 흔한 만성 질환 중 하나다. 그러나 근대 사회에 와서 범세계적으로 급격히 증가하였으며 이는 당분 섭취 및 인스턴트 식품의 증가 등과 같은 식생활의 변화와 밀접하게 관련되어 있다.

주된 원인으로는 치아 표면에 생성된 세균막인 플라크가 있다. 음식물을 섭취하면 입안에 음식 찌꺼기가 남게 되는데 플라크 내에 있는 세균에 의해 입안에 남아있는 설탕 전분 등이 분해되면서 발생하는 산이 치아를 공격하여 손상되면 치아 우식증이 발생하게 된다.

치아 우식증은 그 정도에 따라 4단계로 나뉜다. 초기 치아 우식증이라 불리는 1단계는 치아 표면, 즉 법랑질에 충치가 진행된 상태로 이 시기에는 증상이 거의 없어 정기검진을 통해서만 주로 발견된다. 이 때문에 치료 시기를 놓치고 더 진행된 치아 우식증으로 방치되는 경우가 많다. 2단계 치아 우식증은 치아 내부의 상아질까지 충치가 진행된 상태로 차거나 뜨거운 것에 시린 증상을 느끼고 심하면 음식을 씹을 때 통증을 느낄 수 있다. 3단계는 혈관과 신경이 분포해 있는 치수 주위까지 치아 우식증이 진행된 것으로 극심한 치통을 느낄 수 있고 더 나아가 치수가 괴사된 경우에는 통증이 사라지기도 한다. 마지막 4단계는 치수가 완전히 감염되어 치근에 염증이 생긴 경우이다.

치료는 환자의 건강 상태 및 우식증의 요인, 진행 정도에 따라 치료 방향을 결정하게 되는데 씹는 힘과 치료 기간 및 방문 빈도, 각 재료의 장단점을 충분히 검토 후 치과 의사와 상의하여 충전 위치와 재료를 선택하여 치료를 진행한다. 치료 종류로는 아말감, 레진, 글래스 아이오노머, 금 인·온레이, 치아색 인·온레이, 신경치료 및 크라운 등이 있다. 1단계 치아 우식증인 경우 아말감이나 레진으로 간단히 치료가 되지만 더 진행된 2단계에서는 금 인·온레이가 필요한 경우가 많으며 3단계 이후에는 신경치료를 진행하고 크라운 치료를 해야 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치아 우식증이 4단계까지 이미 진행한 경우에는 치료 이후에도 예후가 좋지 않다.

 치아 우식증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당류가 많이 함유된 음식과 음료수, 입안에서 당류로 변할 수 있는 음식, 입안에서 쉽게 씻겨 나가지 않는 음식 등의 섭취를 자제하는 것이 좋다. 직접적인 예방법으로는 불소의 사용과 실란트를 들 수 있다. 불소는 입안의 미생물이 당분을 분해하여 만들이 내는 산에 저항하는 성분이므로 산에 의해 치아의 칼슘 성분이 빠져나가면서 구멍이 생기는 것을 막아주는 역할을 한다. 또한 미생물 덩어리인 치태 플라크가 치아에 달라붙는 것을 직접적으로 막아주어 치아 우식증 예방에 도움을 준다. 실란트는 ‘치면 열구 전색제’라고도 하는데 어금니의 씹는 면에 좁고 깊은 틈을 미리 막아 주는 것을 말한다.
가장 좋은 치료는 예방이다. 치실이나 올바른 양치 습관과 함께 치간 칫솔로 치아 인접면을 자주 청소하는 것이 중요하며 정기검진을 통해 치아 우식증이 초기일 때 발견하여 치료하는 것이 최선의 방법이라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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