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맛비가 내리자 제방도로 일부 구간이 침수돼 2시간 동안 차량이 통제되는 등 피해가 발생했다. 사우동 일부 농로도 침수됐다. 원인은 주변 농지가 도로보다 높게 성토돼 성토된 농지에서 흘러내린 빗물과 토사로 인해서다. 흘러내린 토사는 주변 배수구를 막았고, 이는 곧 2차 피해로 이어졌다.

제방도로 침수는 수년전까지만 해도 상상도 못한 일이다. 제방도로 보다 수 미터 이상씩 낮은 농지가 유수지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어 제방도로가 침수돼 차량통행이 안될 것이란 상상을 한 주민은 거의 없었다. 그러나 수년만에 우려는 현실이 됐다. 한강 둑을 막고 광할한 농지를 전망삼아 드라이브 하던 제방도로는 주변이 온통 성토로 매립됐다. 문제는 이로 인한 예견된 2차 피해다. 토사와 빗물을 처리할 대책도 없이 성토된 농토는 도로를 침수시키는 원인이 되고 있지만, 누구도 이에 대한 대책을 수립하지 않고 있다.

지난 2014년 1월부터 개정된 국토의 이용에 관한법률은 2미터 이상 성토 시 배수로 설치를 의무화 하고 허가를 득하도록 하고 있지만 실효성이 없다는 게 담당의 설명이다. 성토할 농민과 매립사업자가 짬짜미로 성토를 하면 현실적으로 단속하기 어렵다. 또 교묘하게 2미터 보다 낮게 성토하면 단속할 근거가 없게 된다. 그리고 전용허가를 득해 농지전용으로 성토된 농지도 매년 20여만 평에 달한다. 여기에 성토하는 농지를 더하면 김포 농지는 1년에 수십만평씩 성토되고 있다고 할수 있다.

도로나 농로보다 더 높게 논을 전용하는 면적만큼의 성토가 이루어지고 있다. 사실상 몇 년전부터 김포 평야는 ‘기형적인 평야’로 변하고 있다. 중간 중간에 논이 수미터씩 높게 성토되고 있어 원래의 논들은 호우가 오면 유수지나 저수지가 될 가능성이 높다. 물 흐름이 막혀 물이 흐르지 못하고 고이는 건 뻔하다. 물이 빠지지 못해 농사 피해가 더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농민과 농민간의 갈등의 원인이 되기도 할 것이다.

농로침수에 따른 피해도 심각하다. 농로 주변이 갈수록 높아지면서 빗물이 원활하게 빠지지 못해 농로나 도로가 하수구가 될 것이다. 그같은 피해는 갈수록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급기야는 농로침수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농로를 매립해 주변 높이에 맞게 도로를 높이는 공사를 해야 할 것이다. 수많은 예산 투입도 따라야 한다. 예방적 대책마련이 시급한 이유다.

대책은 토목차원의 대책마련도 시급하지만, 농업의 근본적인 생산력 고도화를 꾀하는 농업재편 작업이 뒤따라야 한다. 농지가 농가창고보다 더 생산적이고 미래가치가 크다는 점을 인식하지 않는 한 농지성토는 이어지고 2차 피해도 증가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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