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희저 작


가을에는 마당 가득 피어난 산국과 소국으로 술을 담급니다. 국화는 꽃잎을 따서 화전을 만들기도 하고 국화차도 만듭니다. 잡초가 자라는 것을 막기 위해 마당 구석에 박하와 허브를 심었어요. 그 식물들은 번식력이 좋아 다른 풀들이 나올 틈이 없습니다.
박하와 허브는 술과 차의 재료가 됩니다. 저는 박하와 허브를 이용해 화장수를 만들어 쓰기도 합니다. 허브는 마당에 꽃잔디처럼 깔려 보라색 꽃을 피웁니다. 빨래를 널 때 밟으면 향기가 진동해서 마당이 온통 환해집니다.
옛날, 시인 묵객들의 매화가 피어나면 절로 보여 시사를 열었다고 합니다. 인생의 덧없음과 예술의 유구함을 노래했을 터이지요. 매화향기 피어나는 마당에 모여 예술을 논하던 사람들의 정취를 생각하면 짧은 인생에 멋과 맛과 여유를 누리던 옛 사람들의 정취를 생각하면 짧은 인생에 멋과 맛과 여유를 누리던 옛 사람들의 정서가 그리워집니다.
매화 향기에는 선인들의 지혜와 훈김 어린 인정이 깃들여있는 듯합니다. 매화꽃이 지기 전에 도시에 사는 몇몇 친구들을 초청해서 조촐한 저녁을 함께 지내고 싶습니다. 마당에 모닥불을 피우고 숯불구이를 만들어 텃밭에 자라는 채소에 싸먹고 싶습니다.
그들과 저공해 공기를 나눠 마시고 밤하늘의 별들을 같이 보고 싶습니다. 별자리에 해박한 남편이 들려주는 별들의 전설을 들으며 모닥불 연기에 취해 정담을 나누며 흥건한 봄기운에 한껏 취해 보고 싶습니다. 매화 향기 피어나는 마당에서라면 인생의 향기도 감미로울테니까요.
마당 가득 봄 햇살이 내립니다. 꽃눈과 잎눈을 키우는 향기로운 햇살입니다. 밝은 햇살에 매화꽃이 더욱 향기를 발산합니다. 고운 꽃에 이끌렸는지 청보라색 깃털을 가진 멧새 두 마리가 매화나무 가지를 타넘습니다.

다음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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