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저서원 '전통문화 예술 체험 아카데미'

김포 감정동에 있는 우저서원(원장 조은준), 우저서원은 경기도 유형문화재 제10호다. 서원은 1648년(인조 26)에 지방 유림의 공의로 선조 초기에 통진현감으로 재직한 중봉 조헌선생의 학문과 덕행을 추모하기 위해 창건하여 위패를 모셨다. 또한 흥선대원군의 서원철폐령에도 살아남은 47개의 서원 중 하나다. 2014년부터 우저서원이 김포시민을 위한 '살아 숨 쉬는우저서원'의 일환으로 '전통문화 예술 체험 아카데미'를 진행하고 있는 서원을 둘러보았다.

닫혀 있던 우저서원의 문이 열리다

우저서원에서 만난 변봉섭 총국장은 3년째 진행되고 있는 아카데미에 대해 "2014년 문화재청에서 추진한 '살아 숨쉬는 서원향교 활성화 사업'의 일환으로 시작하게 됐다"고 말했다. 전국에 970여개의 서원향교 중 우저서원을 포함해 38개 서원, 향교만 선정. 일반인들이 서원에서 수업을 받을 수 있게 된 것. "그동안 2월 중정일과 조헌 선생의 기일인 음력 8월 18일에만 개방됐던 곳이 재작년부터 시민들이 편안하게 즐길 수 있게 됐다"는 게 변 국장의 설명. 서원 밖 정원에서 활기차게 수업하고 있는 강사들을 보며 변 국장은 서원의 개방사업에 대해 설명했다.

"2014년부터 시작한 전통문화 예술체험 아카데미는 모듬북/난타, 시낭송, 아동미술, 판소리, 민요, 중봉어린이합창, 스토리텔링, 한국무용, 중국어 등 9개의 다양한 상반기 수업이 시민들을 대상으로 무료로 진행되고 있다. 국비와 시도비를 받아 운영되는데, 올해도 상하반기 모두 아카데미를 운영한다"

매주 300여명의 시민들이 다양한 문화체험
올해로 세 번째 진행 중인 '전통문화예술 체험 아카데미'. 지난 2년간 아카데미를 경험한 시민의 반응은 뜨거웠다. 소문을 타고 흐르면서 많은 시민이 서원을 찾고 있다. 매주 300명 이상의 김포시민이 다양한 수업에 참여하기 위해 우저서원을 찾고 있다.

변봉섭 총국장은 "김포에 있는 많은 문화예술인들이 적은 강사료에도 불구하고 수강생들에게 열심히 연구하고 가르치고 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그 열정에 수강생들이 함께하고 있는 것"이라고 알려줬다.


기자가 찾아간 날은 '중봉 어린이 합창단' 수업이 진행되고 있었다. 제1회 어린이 뮤직 콩쿠르 스타상을 수상한 만큼아이들의 명랑한 목소리와 음악을 전공한 강사의 열정 넘치는 수업 장면은 무더운 날씨 속에서도 기자에게 힐링이 되는 순간이었다. 변 총국장의 말대로 아이들과 강사의 열정이 한눈에 느껴졌다.

조헌선생을 숭모하는 발표회도 가져
서원 밖에서 아카데미를 이어가고 있을 때 서원 안에서는 명인 명창 경창대회와 발표회가 있었다. 이곳에선 시조창법의 교육과 조헌선생의 작시를 교육받고 명인명창의 발표회가 있었다. 또한 오후에는 전국 명인 명창 단체와 개인이 참여해 경창 대회를 진행했다.

오전에 진행된 발표회 수업에는 무형문화재 26호 보유자인 이상래 선생의 교육으로 그동안 배우기 힘들었던 시조창법에 대해 배울 수 있는 시간이었다. 이날 발표회에 참가한 한 시민은 "그동안 시조에 대해 너무 막연하게 생각했다"며 "남녀노소가 편안하게 시조를 배울 수 있고, 시조에도 악보가 있다는 걸 알 수 있어 놀라웠다"고 말했다.

이어 오후에는 박민주 무용단의 전통무용을 시작으로 충북 청주 지회등 5개팀의 단체전과 개인이 출전해 평시조와질음시조를 경창하는 대회도 가졌다. 대회가 진행되는 동안 서원을 방문한 시민들은 그동안 보기 힘들었던 시조를 경청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됐다.

시민에게 다가선 우저서원, 시 꾸준히 지원해줘야
서원 주변을 살펴보니 전기시설이 들어오지 않아 밤에는 프로그램을 운영하기 힘들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에 대해 변 국장은 "시민들의 호응은 좋은데, 아직 부족한 점이 많다"며 "이곳은 문화재라는 이유로 전기시설 등이 들어올 수 없는 것은 물론, 함부로 바닥을 고칠 수 도 없다. 그래서 밤에는 프로그램을 진행할 수 없다"고 대답했다. 이어 "여름이 되면 날이 너무 더워 7, 8월에는 프로그램을 잠시 쉰 다음에 개강한다"는 아쉬운 넋두리도 들려줬다.

일주일에 300여명 이상의 시민이 찾고 있는 우저서원은 김포가 내세우는 문화재라는 말이 무색하게 주차장, 진입로 등의 방문객들이 편히 찾을 수 있는 시설이 완비되지 못했다. 하지만 우저서원과 중봉선생선양회 측의 노력과 시민들의 참여는 때 이른 열기도 누그러뜨릴정도였다. 우저서원이 점점 시민들에게 친근하게 다가오는 것은 매일 시민들을맞이하기 위해 주변을 정리하고 휴일에도 우저서원을 시민들의 품으로 돌리기 위해 노력하는 이들이 있기 때문이다. 한국적인 멋 속에서 다양한 수업을 배 울 수 있는 우저서원은 81번 버스를 타고 구두물 삼거리에서 하차 후 10여분을 걸어가면 만날 수 있다.

진경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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