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뼘만 꿈을 더 키우자

▲ 신광식
김포대 총동문회장, 전 파독광부협회 회장, 전 경기도의원
해마다 2월이 되면 각급 학교마다 졸업식이 거행된다. 미국에서는 졸업은 Graduation이라고 하지만, 졸업식은 시작을 뜻하는 Commencement라고 부른다. 졸업은 새로운 시작을 의미하는 것이다. 우리나라의 대표적 지성으로 일컬어지고 있는 이어령 선생님은 언젠가 기자로부터 지금 하고 싶은 것이 있다면 무엇이냐는 질문에 “우리나라의 유명 대학 졸업식에 초청을 받아 역사적인 명연설을 하고 싶다”고 말씀하신 적이 있다.

나는 미국에서도 내로라하는 명사들의 졸업생을 위한 강연 내용을 정리한 책을 읽고, 그들 지성이 제시하는 풍요롭고 지혜로운 말의 향연을 지금도 느끼며 가슴에 담고 있다. 미국의 대표 지성들은 인생의 첫 단추를 잘못 채우면 평생 원하지 않는 행로를 걷게 된다는 점에 주목하고, 어떻게 하면 사회에 첫발을 내딛는 젊은이들이 자기 인생의 첫 단추를 잘 채워서 성공적인 인생을 살 수 있을까에 나름대로 답을 주고 있다. 모색하고, 듣고, 미치고, 감당하라고! 품고, 즐기고, 사랑하고, 배려하라고! 더 배우고, 채우고, 고집하고, 그리하여 존재하라고 말한다.

최고의 지성들이 남긴 교훈을 12가지로 정리해보면 다음과 같다.
1. 터무니없는 행운을 꿈꾸거나 잔꾀를 부리지 않고 오로지 호기심을 가지고 모험을 하면 성공을 가져다준다.

2. 큰 성공을 거두는 가장 쉬운 방법은 자기 분야에서 어떤 일이 일어날지를 예측하고, 그 일이 일어난 후가 아니라 일어나기 전에 그 자리에 있는 것이다. 왜냐하면, 그곳이 가장 큰 부를 얻는 성공을 거두는 곳이기 때문이다. 요컨대 다른 누군가가 하기 전에 뭔가를 먼저 하는 것이 성공의 비밀이다.

3. 여러분 앞에는 단 한 가지 투쟁만이 있다. 그 투쟁이란 이 행성에 살아남는 것이다. 인류는 매일 생존을 위해 투쟁하는데, 거기에 맞서는 유일한 무기는 지식이다. 지식을 얻는 것이 우리가 생존할 수 있는 유일한 희망이다. 따라서 미래세대에 지식을 전달하는 것이 우리의 가장 중요한 과제이다.

4. 걱정하지 마라. 20대는 흡수하고, 먹고, 마시고, 모든 결과는 나중에 살피는 것이 전부인 때이다. 20대는 겁이 없고 조금은 멍청하고, 때로는 위험하고, 자유분방하다. 중요한 것은 세상 속으로 들어가는 것이 세상의 꼭대기에 오르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5. ‘돈은 하룻밤 사이에 없어질 수 있고, 권력도 연기처럼 사라질 수 있으며, 심지어 명성도 거품처럼 증발하지만, 개인의 성실성은 그 뿌리가 너무 든든해서 아무도 빼앗아가지 못하는 바위와 같다’고 한 어느 철학자의 말에 동의한다. 그러니 여러분이 무엇을 선택하든 어떤 이야기를 만들어가든 성실성은 절대 잃지 마라.

6. 여러분이 선택한 삶이 무엇이든 간에 최선을 다해 살기를 두려워하지 마라. 세상을 조금이라도 더 좋게 만들었다는 사실을 성공의 척도로 삼아라. 여러분 한 사람 한 사람이 세상에 희망이 있다는 최상의 이유가 되기를 바라며, 그러한 삶에 모든 것을 투자하기 바란다.

7. 장차 무엇을 하기로 했든 인생은 여러분 자신의 손에 달려있다. 사람의 운명이 미리 결정돼 있다는 생각은 터무니없는 것이다. ‘될 대로 되라(Que sera sera)’는 인생을 자기 수중에 간직할 자신이 없는 사람들의 쓰레기 같은 철학이다.  

8. 하루하루의 소소한 일상이 쌓여 인생의 긴 여정이 이루어진다는 사실을 잊지 마라. 진짜 성공하는 사람은 인생을 소중히 여기는 사람이지 어떻게 살았든 큰돈을 버는 사람이 성공한 것은 아니라는 사실을 잊지 말기 바란다.

9. 마음속 깊은 곳에서 용기를 발견하라. 큰 기회가 왔을 때 큰 것을 걸 수 있는 용기를 찾아내라. 그리고 고비마다 그 과정을 즐기는 사람이 되라. 아무리 뛰어난 3할대 타자라도 7할은 공을 쳐 내지 못 하고 물러난다는 사실을 기억하라.

10. 감히 시도를 못해 보는 게 아니라 질 때 지더라도 용감하게 시도하라는 말을 전하고 싶다. 여러분이 하는 모든 일에는 위험이 따르기 마련이다. 실패는 필수이니 그것을 통해 배우겠다는 각오를 해라.

11. 인생의 노고와 실망을 겪으며 살다가 비록 실패할 경우라도, 부디 결과를 두려워하지 마라. 인문교육의 깊이를 맛본 여러분들은 세상의 장벽을 두려워하는 대신 그것마저 사랑해야 하며, 진정한 마음으로 사랑할 수 있을 때 행복에 더 가까이 다가갈 수 있을 것이다.

12. 다른 사람과 똑같지 않기 위해서는 고집 말고도 용기가 필요한데, 용기를 주는 조언에는 항상 말미에 '신중하라'는 조언이 포함된다. 영국 시인 스펜서의 '페어리 퀸' 제3권에는 '부시레인의 성'이라는 장소가 나오는데, 그 성의 첫 번째 문에는 '용감하라'가 적혀있고, 두 번 째 문에도 '용감하라, 용감하라'가 적혀있다. 그런데 재미있는 것은 세 번째 문에는 '그러나 지나치게 용감하지 말라'고 적혀있다는 사실이다.

영광된 졸업과 함께 새로운 세상으로 나아가는 청소년과 젊은이들이여! 지금 여러분이 머무는 자리가 남보다 조금 모자란다면 한 발짝 더 앞으로 나아가보라. 그리고 꾸는 꿈을 한 뼘만 더 키워보라. 여러분이 이루기 위한 꿈은 너무 멀리 있지 않다. 한 뼘만 더 꿈을 키우고 한 발짝만 더 다가서면 여러분이 이루고자 하는 인생의 성공이 대평원에 펼쳐져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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