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옥례 북변동 서광신안 아파트 할머니

"베풀고 사니 마음도 편해"

지난 15일 서광·신안아파트 경로당(회장 고주삼)에 박옥례(90) 할머니가 100만원을 기부해 노인들 사이에 화제가 되고 있다. 경로당 운영이 어렵다는 얘기를 듣자 망설임 없이 기부했다고 한다. 박옥례 할머니는 전북 전주에서 2남 5녀를 키워 출가시킨 뒤 지난 2014년 딸이 사는 김포로 이사 와서 살고 있다. 딸에게 불편을 주기 싫어 따로 집을 얻어 살면서 서광·신안 경로당 회원으로 가입했다. '봉사가 삶'이라는 박옥례 할머니. 일흔이 조금 넘어 보였지만 실제는 아흔이 넘었다고 해 깜짝 놀라게 했다.

자랑할 만한 일도 아닌데 알려져 부끄러워
봉사를 하는 게 일상이라는 박 할머니는 100만원을 기부한 것이 알려진 게 "부끄럽다"고 말을 뗐다. "그냥 평상시처럼 경로당 회원들을 도와주고 노인 일자리에서 일을 하다가 모은 돈을 경로당의 운영이 어렵다는 이야기를 듣고 기부를 한 것일 뿐"이라며 "그런데 회원들은 박수를 보냈고, 이 일이 경로당 밖에까지 알려져 부끄러울 뿐"이라고 대수롭지 않은 일처럼 말한다.

봉사란 꾸준함이 있어야 한다
"처음 봉사를 시작한건 23살 때였어. 전주에 살면서 애들을 키우던 시절이었지. 다 같이 어렵던 시절이긴 했지만, 그때도 베풀면서 사는게 마음이 편했다"고 말하는 박 할머니는 요즘엔 주로 경로당에서 청소를 하고 점심시간엔 직접 점심을 지어 회원들에게 밥을 나눠준다고 한다. "작년에는 노인 일자리를 신청해서 월 20만원의 수당을 받고 있어. 그 수당으로 과일과 과자를 사서 접대를 하기도 하고, 다른 노인들에게 1만원씩 용돈을 주고 그러지. 작년엔 10만원어치 조기를 사 와서 회원들에게 나눠줬어."박봉의 수당을 벌어 나눠주기까지 한다니 놀라지 않을 수 없다. 봉사란 건 평상시에 계속해야지 갑자기 막하는 게 아니라는 박 할머니는 그 이유를 "이렇게 베풀며 살아야 마음이 편해."라고 밝힌다.

장수비결? 편한 마음을 갖고 활동적이어야지
아흔 살이 넘었지만, 박 할머니를 보면 그보다 훨씬 젊고 건강해 보인다. 그 비결이 있느냐고 물었다. "나이 들었다고 가만히 있지 않고 계속 몸을 움직여서 그런 게 아닌가 싶어. 내 성격이 가만히 있는 성격이 아니거든." 그래서 매일 경로당을 오면 청소를 하고 점심을 지어 회원들에게 접대를 하는 게 일상이 되었다는 박 할머니. 어느덧 아흔살이 됐지만, 무릎이 좀 아픈 거 빼고는 건강하게 산다고 한다. 그 비결을 묻자 "항상 기부할 때마다 편한 마음을 갖게 되는 것도 또 다른 비결이 아닐까 싶어."라며 나름의 장수 철학을 이야기 한다.

이제 아흔 살이지만 봉사 멈출 생각은 없다
그래도 아흔 살이나 됐는데 이제 힘든 봉사는 그만 해야하지 않느냐고 물었다.
"오히려 힘들지 않아. 기본적으로 남에게 베푸는 걸 좋아해서 매번 경로당 청소를 하고 점심을 지어도 힘들지 않고 편해지는 기분이야. 그리고 나이를 이만큼 먹었는데 욕심부리면서 죽을 때까지 갖고 가는 거보다 남한테 나누고 베풀어야 마음 속 응어리가 남지 않고 편해지지."
편한 마음을 유지하는 것이 장수비결이라는 박옥례 할머니, 앞으로 30년은 더 정정하게 사실 것 같다. "앞으로 힘이 남아 있는 한 계속 노력 봉사를 하고 기부하면서 살 거"라고 다짐하듯 말한다.
진경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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