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선 없애려다 주민 반발 부딪치자 없었던 일로 하자

시, "모두 만족시키는 노선은 없어...노선 집중시킬 것"
굴곡 노선 바로 펴고, 최선의 방법 찾아 주민 설득해야

한강신도시에 주민 입주가 가속되면서 버스 노선을 둘러싸고 민원이 끊이지 않고 있다. 일각에서는 지역이기주의라고 말하기도 하지만 해당 주민들은 그야말로 생존이 걸린 문제가 바로 버스 노선이다.

28일 아침 주민 70여명이 시청을 항의 방문하는 일이 발생했다. 시청에 항의방문한 주민들은 시장의 면담을 요청하며 20번 버스의 노선 변경을 반대하는 5,296명의 서명이 첨부된 탄원서를 시에 제출했다.

이번 항의 방문은 한강신도시 A지구를 출발 전원마을 월드아파트, 걸포동 오스타파라곤을 거쳐 사우동, 김포공항으로 운행하는 선진운수 20번 버스의 급작스러운 노선 변경 시도에 따른 것.

선진운수 측은 '한강신도시에서 김포공항까지 빠르게 가기를 원하는 승객이 많아 노선 변경을 하겠다"고 시에 승인을 요청했고, 김포시가 이를 허락하면서 사태가 시작됐다.

김포시 관계자는 "한강신도시에서 서울 시청 방면으로 가는 노선은 많이 있지만 공항 방면으로 직행하는 노선은 C지구의 22번과 8000번밖에 없어 A지구 주민들을 위해 22번 버스의 노선 변경을 승인했다"고 설명했다.

관계자는 또 "김포시의 버스 노선 대책은 흩어져 있는 기존 노선의 집중"이라며 "22번 버스와 20번 버스가 각각 A지구와 C지구를 출발 쌍용예가 앞 48번 국도에서 만나 김포 외곽도로를 이용 김포공항으로 가도록 한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이와 같은 노선 변경이 알려지자 기존 22번 버스를 이용해 김포시내로 이동하던 주민들은 즉각 반발하고 나섰다.
20번 버스가 A지구를 출발, 운양고등학교 앞에서 방향을 틀어 48번 국도로 나오면 기존 버스를 이용하던 화성 파크드림과 걸포동 오스타파라곤 주민들은 버스를 이용할 수 없게 된 것.

주민들은 김포시청 김영호 안전건설국장과 만난 자리에서 "9502번, 388번, 22번 등 이전에 이곳을 운행하던 노선도 노선을 변경해 이곳 주민들은 이용할 수 없는데, 또 다시 유일한 교통수단인 20번 버스까지 빼앗아 가려 한다"며 "주민들의 상황과 현장을 고려하지 않는 탁상행정을 강력히 규탄하고 20번 버스의 노선 변경을 철회해 줄 것"을 요청했다.

이날 화성파크드림에 사는 한 주민은 "노선변경은 최소 3개월 전에는 알려야 하는데, 24일에 기습적으로 알려줬다. 예고도 없이 노선이 바뀌는 것은 주민들을 속이는 것으로 이런 정책은 더 이상 참을 수 없다"며 "학생들의 유일한 통학수단인 20번 버스노선을 빼앗아 가는 것은 이해할 수 없다. 이렇게 된 이유를 말해 달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김영호 안전건설국장은 "시민들의 서울방향 증차 요구는 많은데 비해 서울시에서 더 이상의 증차를 허락하지 않는 상황"이라고 설명하고 "20번 버스 노선에 81-1번 버스(양촌산업단지~양촌읍~장기동~48번 국도~사우동~풍무동~인천)를 대체 투입하게 되면 큰 무리가 없을 것으로 판단했다"고 답했다.

시 관계자는 "20번 버스보다 81-1번 버스의 배차간격이 좁아 오히려 시민들의 교통난이 해소될 수 있을 것으로 판단했다"며 "서울로 나가는 노선은 8000번 버스를 이용하면 되고, 김포시내를 이용하기 위해서는 81-1번 버스를 이용하면 된다"고 설명했지만 주민들은 "기왕에 다니던 버스를 없애지 말라"고 반발했다.

하지만 이 계획은 기존 81-1번 버스를 이용하던 양촌읍과 장기동 주민들은 김포시내까지 나가는 데 시간이 더 걸려 주민들의 역차별 항의가 우려되는 상황.

주민들의 항의방문에 유영록 시장은 시민대표와의 전화통화에서 "20번 버스 노선의 변경을 백지화하겠다"고 약속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포시 관계자는 "당장은 노선 변경을 철회한 것은 맞다"며 "앞으로 버스 노선에 대해 주민들과 논의를 거쳐 바람직한 방향으로 확정하겠다"고 밝혔다.



진경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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