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르치는 게 아닙니다. 꿈을 이뤄가는 중입니다.”

11월 12일은 2016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이 있는 날이다. 예전만큼은 아니라고 해도 아직도 수능은 온 국민의 관심사가 아닐 수 없다. 앞으로 수능을 준비하는 학생들에게 어떤 팁이라도 주고 싶은 마음에 오랜 시간 학원을 운영하며 아이들과 함께 해 온 정진학원 원장 김정자 시인을 만나 그녀가 갖고 있는 학습지도에 대한 노하우와 문학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보기로 했다. 학원 앞 큰 길까지 기자를 맞으러 나온 김 원장의 환한 미소가 소녀 같다.

실력과 인성을 겸비한 인재양성이 목표
“학원도 교육기관 중 하나입니다. 교육의 근본 원칙이 그렇듯 제 원칙도 실력과 인성을 겸비한 전인적인 인재 양성에 있습니다. 그래서 학원생 유치에 있어서도 성적보다는 인성을 먼저 보는 편입니다. 공부에 대한 의지가 있고 예의바른 학생을 저는 좋아합니다.”
학원 경영과는 맞지 않는 대답일 수 있다. 하지만 김정자 원장은 형편이 어려운 학생에게는 교육비 혜택을 주기도 하고, 매달 용돈도 챙겨준다고 한다. 그녀의 교육에 대한 신념이 잘 나타나는 대목이다.
“제가 할 수 있는 선에서 경제적 형편 때문에 꿈을 포기하지 않도록 도와주고 있을 뿐입니다. 저 역시 학업에 목말라했던 지난 날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학원을 자주 옮기는 것, 아이에게 악영향
“공부에도 관성이 있습니다. 공부를 잘 하는 학생은 혹시라도 성적이 떨어지면 성적을 다시 올리기 위해 더욱 열심히 공부하는 반면, 뒤처지던 학생이 성적이 조금 오르게 되면 쉽게 혼자 할 수 있을 거라는 자신감에 학원을 그만두는 경우를 종종 봅니다. 상승세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관성을 이기기 위한 꾸준한 노력이 필요한데 그 고비를 넘기지 못하고 결국은 원래의 위치로 돌아가는, 즉 관성을 극복하지 못하는 학생들을 볼 때 매우 안타깝습니다.”
김 원장은 특별한 이유 없이 자주 학원을 옮기는 것은 아이들에게 좋은 선택이 될 수 없다고 당부했다.

예비 고1이 가장 중요... 내신관리의 포인트 
“대학 입시에서 가장 중요한 시기는 예비 고1 겨울방학입니다. 고등학교 학습 난이도는 중학교 때에 비해 크게 상승하기 때문에 중학교 때 공부를 잘 하던 학생들도 고등학교 1학년 중간고사에서 어려움을 겪는 경우가 많습니다.”
중학교 3학년 학생들의 경우 예비 고1 겨울방학을 이용해 중학교와 고등학교 간의 학습격차를 최대한 줄이는 것이 대학입시 성공을 위한 성공적인 입시관리의 포인트. 그녀 역시 예비 고1들에게 가장 많은 신경을 쓰고 있다고 말한다.

지인의 권유로 시작한 문학...두 권의 시집
김정자 원장은 두 권의 시집을 출간한 시인이기도 하다. 어떻게 시작하게 됐고, 학원 원장과 시는 어떤 관계가 있을까.
“20여년 전 평소 제가 시 쓰기를 좋아하는 걸 알게 된 딸아이 담임선생님께서 시 쓰기를 권하셨습니다. 그렇게 시작한 시 쓰기가 벌써 20년이 넘었습니다. 저에게 시는 위로이자 통로입니다. 내면 깊은 곳에 숨 쉬고 있는 아픔과 기쁨을 한 편 한 편 시로 형상화시킬 때마다 카타르시스를 느끼곤 합니다. 시를 쓰게 되면서 저의 감정과 주변에 대해 더 세심하게 주의를 기울이는 습관을 들이게 되었고 아이들에게도 따뜻한 시선을 던질 수 있는 원동력이 되어 주었습니다.”
학원 경영을 오래 하다보면 아이들에게 지칠 만도 한데, 김정자 원장은 날이 갈수록 아이들이 예뻐 보이고 '감사'를 생각하게 된다고 말한다. 

사진을 앨범에 끼우듯 시를 책갈피에 끼우다
“1990년 김포문인협회에 가입하면서부터 본격적으로 시를 쓰기 시작하였고, 1997년에 문예사조 신인상을 수상하면서 정식으로 시인 등단을 하였습니다. 2005년에 첫 번째 시집 '또 하나의 길'을 출간했고, 좀 늦은 감이 있지만 10년 후인 올해 두 번째 시집 '때때로 내가 타인처럼 느껴질 때가 있다'를 출간하게 되었습니다. 소소한 일상에서 느낄 수 있는 여러 감정들을 편안한 시어로 표현하고자 노력합니다. 굳이 책을 출판하는 이유를 묻는 분들이 계시는데, 사진들을 앨범에 꽂아 두듯 그동안 써 놓은 시들을 시집이라는 앨범에 꽂아두고 싶기 때문입니다. 부끄러운 작품도 있고 맘에 드는 작품도 있지만 나중에 들춰보면 모두 추억이 될 것이라 생각합니다.”
아이들과의 수업에 종종 시를 자료로 이용한다는 김 원장은 아이들을 가르치고 있는 것이 아니라고 말했다.
“제가 아이들을 가르치고 있는 것이 아닙니다. 아이들에게서 배우는 것이 정말 많습니다. 함께 시 공부를 하다보면 아이들의 마음이 한결 부드러워져 그런지 서로 교감되는 것을 느낄 때가 있습니다. 제가 마음 속 우물에서 물 한 바가지를 꺼내어 주면 아이들은 그 물바가지에 나뭇잎 하나를 띄워 주곤 합니다. 그럴 때마다 아이들이 얼마나 사랑스러운지 모릅니다.”

인터뷰 내내 웃음을 잃지 않는 김정자 원장의 예쁜 미소만큼 환한 가을 햇살이 학원 안을 가득 채우고 있었다. 그녀의 열정이 학원을 찾는 아이들의 마른 목을 시원하게 적셔 줄 것을 기대해 본다.                                
 윤옥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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