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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 외면 받는 귀족노조

요즘 차들은 대체로 품질이 우수하여 10년 가까이 타고 있지만 큰 고장없이 잘 굴러간다.
용도 폐기되는 차령이 높아가니 당연히 좋은 현상이다.
다만 장거리 운전을 할 때면 혹시나 고속도로에서 정지하진 않을까 하는 걱정이 든다. 하여  올 여름 하계휴가 때 남해안 일대를 한바퀴 돌까 하다가 젊은 사람들 피서 즐기는 데 우리까지 나서서 차 막히는 데 일조하지 말고 가까운 강화도 석모도나 다녀오자고 집사람에게 말하니 선뜻 그러자고 한다. 그러던 차에 정부가 소비를 진작시기키 위해 소비세를 인하시켜 자동차 구입비용이 싸졌다. 망설이고 있지만 구입 찬스임에는 틀림이 없다.

연비를 따져보고 튼튼한 차를 골라보니 RV차량도 가격이 만만치 않다. 이것저것 따져보고 생각하다보니 10년 전 차를 살 때에 했던 고민들이 지금도 나 자신에게 똑같이 적용되는  것을 보면서 실소를 머금는다.
당시 막판에 차종을 바꾼 결정적인 요인은 귀족노조의 타협을 모르는 전횡을 보면서 재벌기업도 문제지만 튼튼한 성을 쌓아 장막에 가려버린 노동조합에 대한 반감 때문이었다.
그때의 내 모습이 그대로 데자뷰되어 지금도 자리잡고 있음에 또 한번 쓰게 웃는다.

그때나 지금이나 변함없이 독주하는 H자동차 노조의 노조원들은 매출이 하락하는 추세에서도 당당하게 평균임금 9,400만원에 정년60세다. 또한 그들은 청년일자리와 연계되는 임금피크제 반대, 정년 65세 연장, 연봉 무조건 인상, 당기순이익의 30% 성과급 지급을 올해 임단협에서 요구하고 있다.
그들의 매출액 대비 임금비중은 일본 도요타 자동차회사의 2배 수준이다. 같은 회사 국내 공장 평균 연령은 47세이고 중국 베이징 공장은 27세이다. 연령이 낮은 만큼 임금체계도 적고 인건비 포지션도 적다. 하지만 H자동차회사는 높은 임금에 비해 생산성은 동종외국기업보다 형편없이 떨어진다. 적게 일하고 많이 받는 전형이다.

대기업의 당기순이익은 통상 R&D나 신사업 투자에, 혹은 회사가 어려움에 처할 때를 대비해 사내유보금으로 활용된다. 회사도 살아야 근로자도 있기 때문이고 회사의 기본적 추구인 회사의 영속성이 무엇보다 중요하기 때문이다.
3만명이 넘는 국내 최대 사업장의 붉은 머리띠는 그래서 국민들에게 시사하는 바가 더욱 크다.
노사대립은 지난해 3조원이 넘는 엄청난 손실을 기록했고, 그 기록은 금년에도 진행중인 조선업계 노조의 공동파업문제라든가, 워크아웃에서 겨우 회생한 금호타이어의 장기파업과 직장 폐쇄 등등 여러 곳에서의 파열음으로 갱신이 예고돼 있다.
강성노조들의 강성위주의 판단과 정책들이 야기한 사례는 IMF시대의 기아자동차, 영국과 미국의 패망한 거대기업들에서 헤아릴 수 없이 많다.
학계도 정치계도 눈치 보지 말고 국민의 시각에서, 국가적 시각에서 균형 있는 대안과 법안들을 쏟아내야 한다.

강성노조들이 소뿔 뽑자고 소 죽이는 교각살우의 우를 범해지는 일이 없기를 바랄 뿐이다.
H자동차 평균임금 9,400만원의 불과 25%에 불과한 연봉 2,400만원 미만 봉급쟁이가 허다한 세상이고 작은 신문사 대표인 나도 겨우 30% 수준에 불과하다. 부족하지만 그래도 행복하다 생각하며 살고 있다.
자리 잘 잡고 있는 덕에 취해 눈앞만 보지 말고 두루 주변도 살펴 100만 청년실업자들의 아픔도 돌아보길 간절히 바란다.
내가 만약 정몽구 회장이라면 새로운 자동차 법인 하나 개설해서 새로운 브랜드로 창업해 청년들만 고용하는 공장을 만들겠다. 정말 뜻있는 일 아닌가!
이래저래 10년 전처럼 외제차 빼고 노사가 잘 상생하는 회사의 자동차 중에서 싸고 연비 좋은 차로 선택하게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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