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80만평 규모 신도시, 軍 작전변경 불가로 축소

한강신도시가 발표된지 12년을 맞았다. 아직도 준공시기가 계속해서 늦춰지는 등 신도시 준공과 기반시설은 갈길이 멀다. 특히 교통문제를 비롯해 녹지, 수로준공, 유람선 등 준공을 기점으로 계획과 현실속의 괴리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 분야별 문제점과 현주소를 13회에 걸쳐 점검한다.
<편집자 주>

운유산 군 기지 작전지역인 석모리 일원 100만평 축소
신도시 원안 480만평→ 155만평 축소→ 385만평 재 확대
'9호선 연결'이 경전철→중전철→9호선→경전철로 점철

 

12년 전 민선3기 김동식 시장이 취임 1주년을 앞둔 시점인 2003년 5월 9일, 건설교통부는 1,586만㎥(480만평) 규모의 김포신도시 건설을 발표했다. 당시 김포신도시 원안에는 현재 신도시에서 빠진 석모리 일원과 감정동 일원이 포함됐다. 1차 발표 당시는 480만평 규모에 주택 7만호와 인구 21만명(밀도 132인/ha)을 수용할 계획이었다. 또 교통계획으로 지하철 9호선을 연장하는 19.7km의 전철을 건설한다고 발표했다. 공원·녹지 비율은 분당(20%), 일산(22%)보다 많은 25%를 확보하되, 495천㎥(15만평) 규모의 호수공원과 12km에 이르는 대수로를 수변공간으로 하는 농업생태공원을 조성하겠다는 내용을 담았다.

그러나 김포신도시는 신도시 발표 1년 5개월 만에 질곡을 걷기 시작했다. 건설교통부는 이듬해인 2004년 9월 28일, 480만평으로 발표했던 김포신도시를 3분의 1 수준인 155만평 규모로 축소 개발한다고 수정 발표했다. 당시 토지공사가 장기지구 20만평을 독자 개발한 것을 신도시에 포함한 것을 감안하면 실제로 신도시 면적은 130만평에 불과한 꼬마 신도시에 불과한 수준으로 전락했다. 개발계획을 수립하기 위한 국방부와의 협의과정에서 국방부는 운유산에서 보이는 일대를 작전지역에서 해제할 수 없다며 반대했다. 결국 신도시는 150만평으로 축소됐다. 계획도시를 기대했던 시민들의 반응은 금세 분노로 바뀌었고, 신도시반대추진위와 신도시찬성을 내세운 범시민투쟁위가 구성돼 시민회관에서 시민들끼리 몸싸움까지 가는 초유의 사태들이 연이어 일어났다.

석모리에 위치한 운유산은 전략적으로 대공기지가 위치한 곳이다. 이곳의 대공화력은 북의 전차를 저지하는 최후 보루(헤바 브라보)이다. 양촌읍 누산리를 경계로 하는 헤바 브라보 경계를 뒤로 미룰 수 없는 군의 입장 때문에 결국 김포신도시는 운유산에서 바라보이는 작전지역인 석모리 일원을 제외한 것이다.

이같은 사실들이 알려지면서 김포시청 내에서는 국방부에 운유산과 비슷한 인공산을 누산리 근교에 조성해 군 기지를 옮기고 신도시는 애초의 모습대로 재 확장할 것을 검토했고, 김동식 시장이 국방부에서 1인 시위를 하기도 했지만 신도시는 385만평으로 확정됐다. 결과적으로 김포신도시는 기형적인 ‘해마(海馬) 신도시’라는, 태생부터 절름발이 신도시로 출발하게 된 것이다.

애초보다 100만평이 축소된 신도시는 사업성이 줄어들자 기반시설에 대한 약속들이 하나둘씩 약속에서 협의를 통한 결정형식으로 바뀌었다. 가장 대표적인 게 9호선 연장이다. 9호선 연장은 사실상 취소되고 경전철로 추진됐다. 민선 3기 시장선거에서 경전철 공약을 내세우며 유정복 시장을 누르고 당선된 김동식 민선3기 시장은 경전철을 임기 동안 적극 추진했다. 그러나 2006년 민선 4기 시장선거에서는 강경구 후보가 한나라당 후보로 나서 중전철 공약을 내세우며 당선됐다. 강 시장은 다시 중전철 포기선언을 하고 경전철을 추진하다가 2010년 민선 5기 시장선거에서 9호선 연장을 공약으로 내건 유영록 후보에게 패해 도시철도는 자치단체장의 당선과 포기로 이어지는 웃지 못 할 공약용 대상이 됐다.

유영록 시장 역시 9호선 연장 공약추진에 실패하고 지금은 결국 경전철을 건설 중이다. 10년의 세월을 허송하고 난 결과다. 신도시 축소로 인한 9호선 연장이 취소되지 않았다면 김포의 역사는 어떻게 됐을까. 전철에 울고 전철에 웃는 질곡의 역사가 신도시 축소에서부터 비롯된 셈이다.

당시 김포신도시추진범시민연대 사무총장을 맡았던 최남선(현 공인중개사협회장) 씨는 “김포신도시가 원안대로 추진되었다면 일산이나 송도 등에 견주어 규모 있고 보다 나은 기반시설들을 갖춘 신도시가 됐을 텐데 그렇지 못해 안타깝다”고 말했다.
김동규 기자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의 지원을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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