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의 추억’ 담아내는 멋진 비행 - 드론

▲ 드론동호회 '팬텀 프로' 회원들. 회원들 위에 떠 있는 드론이 '인스파이어'이며, 아래쪽에 있는 드론들이 '팬텀'급 종류들이다.

몇 년 전 남편은 한동안 안테나가 길게 뻗친 무선 미니스포츠카에 빠져 지낸 적이 있다. ‘장난감을 가지고 노는 것이 왜 재미있을까’ 생각했다. 그러던 남편이 이제는 이상하게 생긴 비행물체 하나를 장만했다. 얼마에 샀는지는 끝내 비밀인 채 주말이면 그 비행물체를 차에 싣고 같은 취미를 가진 사람들을 만나러 나간다.

남녀를 구분하는 시대는 지나가고 있다지만 취미생활 만큼 남녀 차이가 많이 나는 것도 드물지 않을까. 여자들은 잘 모르는 남자들만의 취미생활이 궁금해 일요일 오전 운양동에 있는 김포한강야생생태공원을 찾아 ‘팬텀 프로’라는 드론 동호회를 만났다.

 -고가의 취미생활인 듯 한데.

“기본적인 보급형 드론은 그렇게 비싸지 않아요. 몇 십 만원이면 구매합니다. 물론, 카메라를 달거나 하면 200만원이 훨씬 넘기도 하지만 요즘엔 더 많은 돈이 들어가는 취미생활이 많죠. 뒷산을 가더라도 비싼 등산복을 사기도 하고, 골프채는 몇 백만원을 호가하는 것들이 많잖아요. 드론은 가족과 함께할 수 있고 추가비용이 많이 들어가지 않는 취미생활 중 하나라고 생각합니다.”

- 드론은 어느 나라 제품이 가장 좋은가.

“드론은 중국이 세계 드론시장의 70~80%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국산 드론은 아직 없고 보통은 해외 직구사이트나 전문 딜러를 통해 구매합니다. 적어도 드론만큼은 ‘made in china'가 최고인 셈이죠.”

드론의 종류는 5㎝ 남짓한 초소형에서부터 촬영장비가 부착된 전문가형까지 다양한 종류가 있다. 초보자가 가장 많이 구매하는 드론은 ‘팬텀’ 종류로 30~40만원선부터 백만원을 넘어가기도 한다. 또한 드론에 카메라를 장착하게 되면 최소 50만원 이상이 더 든다. 그 외에도 거미를 연상시키는 중형급 드론인 인스파이어의 경우 카메라를 장착하면 4백만원을 호가한다.

- 드론, 아무데서나 날릴 수 있을 것 같지 않은데.

“청와대 반경 10km 이내 지역과 군사지역, 한강 등은 모두 비행제한구역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군사시설이 많은 우리나라는 맘 놓고 드론을 날릴 장소가 그리 많지 않아요. 저희는 전국 각지에 회원이 있는데, 서울에서는 날릴 수 있는 장소가 거의 없어서 이곳 한강조류생태공원을 비롯한 경기도 외곽 몇 지역에 모여서 비행연습을 합니다.”

- 얼마나 높이 날아갈 수 있나.

“대부분의 드론은 1000m 이상 올라가죠. 하지만 우리나라는 항공법상 150m 높이제한 있습니다. 또한 혹시라도 군사시설이나 한강 쪽을 찍게 되면 메모리를 지워야 합니다. 혹시라도 개인 블로그에라도 영상이나 사진이 실리면 벌금이나 과태료를 물어야 하니까요.”

회원들은 바람이 몹시 불거나 비가 오는 날에는 드론을 날리지 않는다. 간혹 바람이 심하게 불거나 비가 내리면 제구력이 떨어져 날아가 버리거나 추락하는 사고가 생기기도 하기 때문이다.

- 취미로서의 드론, 어떤 점이 좋은가.

“드론은 단순히 날려보는 재미뿐만 아니라 카메라를 통해 영상을 담을 수 있는 장점이 있습니다. 가족들과 나들이를 가더라도 가족들의 모습을 그대로 담을 수 있죠. 예전에 사진을 찍을 때면 꼭 가족 중 한 사람은 사진에서 빠져야 했던 경험들이 있을 겁니다. 드론을 이용하면 가족 모두의 모습을 담아둘 수 있을 뿐 아니라 추억을 영상에 담아 보관할 수 있어 카메라와 비디오의 장점을 합쳐놓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 동호회에서는 주로 어떤 활동을 하나

“온라인상에서 대부분의 정보 교환은 이루어집니다. 저희 팬텀 프로만 해도 회원수가 3,000명이 넘으니까요. 그러다 한 달에 한 번 정도 서로 시간이 맞는 회원들끼리 모여 비행연습이나 촬영기업 등을 익힙니다. 저희 동호회는 주로 가족나들이를 겸해서 만남이 이루어지고 있어 가족들끼리 친구처럼 지낼 수 있는 기회가 되기도 합니다. 드론은 가족의 추억을 담아내는 멋진 비행친구인 셈입니다.”

- 앞으로 드론의 발전 전망은.

“드론 산업은 전망이 아주 밝다고 생각합니다. 헬리켐은 이제 보편화되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죠. 헬리켐은 물론, 드론의 쓰임새는 한계를 가늠하기 어려울 정도입니다. 하지만 일각에서 문제시되고 있는 것처럼 남의 집 담을 넘는 행위는 하지 말아야죠. 저희 동호회에서는 ‘드론 제대로 사용하기’에 대한 정보도 수시로 교환하고 있습니다.”

벌이 왱왱거리는 소리를 닮았다고 해서 ‘드론’이라는 이름이 붙은 무인 항공기 분야는 이제 군사적 목적을 벗어나 실생활 전반을 아우르는 IT업계의 핫이슈로 떠오르고 있다.

▲ 비행연습을 하고 있는 동호회 회원. 화면을 보면서 촬영기업을 익히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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