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사를 대입 필수과목으로

전 대학교수/경영학박사/세무사
"인천상륙작전 누가 지휘했나?" “…이승만”, “6.25전쟁은 언제 일어났나?” “…1945년”
이 얘기는 6.25전쟁 65주년을 하루 앞둔 날 서울소재 20대 남녀 대학생 130명에게 물은 대답의 일부이다. (2015.6.25일자 중앙일보 3면)


 정말 어처구니없는 노릇이다. 어쩌다 이 지경이 됐는지 한심하기 짝이 없다.
또한 20대 이상 성인남녀 1,193명에게 물은 한 설문조사에서 45.7%가 “6.25전쟁은 남쪽에서 북쪽으로 침략한 북침으로 인해 발생했다”고 답변했다. 그리고 한국갤럽이 성인 1,000명에게 6.25발발연도를 물은 결과 응답자의 36%가 연도를 모르거나 잘못 알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실로 안타까움을 넘어 국사교육은 존재하고 있는지 의문이 간다.


이런 상황을 틈타 북한은 어제 또 ‘6.25북침설’을 제기하며 한국과 미국정부를 비난했다. 그 동안 기성세대의 잘못된 역사교육으로 인해 그릇된 인식을 갖게 된 것도 사실이다. 이런 수정주의에 대한 대표적인 인물이 ‘한국전쟁의 기원’(1981년)을 쓴 미 시카고 대학 ‘부루스 커밍스’ 다. 1980년 이후 한국의 일부 지식인과 좌파운동권 세력들이 이런 수정주의를 받아들여 6.25는 마치 남한의 북침인 것처럼 왜곡시켜 학생들에게 선동했던 것이다.


하지만 1991년 6.25전쟁이 김일성의 남침전쟁이란 구소련의 비밀문서가 공개되면서 ‘부루스 커밍스’는 여러 차례 그리고 지난해 6월 24일에 “6.25한국전쟁은 북한의 남침이며, 그는 수정주의자가 아니다”라고 자기의 수정주의적 견해를 분명히 수정함으로써 명백해졌다. 따라서 6.25에 대한 바른 교육과 바른 인식이 자유민주주의의 초석이 된다는 것을 깨달아야 한다.

 우리는 6.25전쟁의 참혹한 동족상잔(同族相殘)의 비극을 부끄러워해야 한다. 그러므로 “역사를 잊는 민족에게는 똑같은 역사가 되풀이 될 수밖에 없다”는 교훈을 상기해야할 것이 아닌가 말이다.
따라서 중·고 교과서에 우리의 현대사가 제대로 서술되어야 함은 물론 우리의 입시제도가 국·영·수 위주의 과목 뿐 아니라 “한국사가 필수과목으로 채택”됨이 바람직하다고 생각된다. 서울대의 경우는 유일하게 국사가 필수과목이다. 장차 이 나라를 이끌어갈 젊은 동량들이 국사를 모른다면 나라의 정체성이나 뚜렷한 국가관을 기대할 수 있겠는가? 즉 자기 조상의 뿌리를 모르는 사람은 자기 존재가치와 긍지를 갖지 못하는 것처럼 나라사랑도 기대할 수 없다는 것은 불을 보듯 뻔하다.


고려대 조광 교수는 실제로 교육현장에서는 한국사를 추방해 버린 것과 다를 바 없다고 안타까워 했다. 또한 단국대 한시준(사학) 교수도 지금까지 한국사가 고교에서는 선택과목이지만, 고교 교육과정에서 근 현대사 과목을 선택하지 않은 학생은 대학생이 돼서도 안 된다고 주장했다.


대한민국 학생들의 형편없는 국사 실력! 어쩌다 이 지경이 됐을까? 다른 나라의 역사교육과 비교할 때 독일은 20%, 프랑스 15.5%, 일본 10.1%, 중국 9.4% 등 세계 주요국들은 역사 교육 비율이 높은데 비해 한국은 5.4%로 현저히 떨어진 수업 비율이다. 영국의 역사학자 E. H. CArr(1892-1982)는 “역사는 현재와 과거의 대화”라고 하면서 “과거와 현재만이 아니라 미래가 큰 비중을 차지한다”고 역사의 바른 인식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사실 "과거를 잊는 민족에게 미래는 없다." 6.25상흔을 극복하고 남북통일을 이뤄가기 위해서는 전쟁의 아픔을 분명히 기억해야 한다. 왜냐하면 6.25는 끝난 전쟁이 아니라, 지금도 진행 중인 전쟁임을 알아야 하며 북한은 지금 핵으로 남한을 위협하고 있지 않은가 말이다.  

과거를 돌아보면 우리는 280여 차례나 국난의 참변(慘變)을 당했다. 왜 이런 참경을 겪어야만 했던가? 조선 말기 우리는 양병에 힘쓰지 않고 오직 당파싸움에만 사로잡힌 나머지 일제에게 국권을 빼앗긴 그 치욕적이고 처절하고 비굴함을 상기해보면 어떨까!   

 
그러므로 우리는 국가의 정체성 확립을 위해서 국사교육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새삼스럽게 강조하게 된다. 우리의 젊은 영혼들이 21세기 세계화를 향해 당당하게 주도해 나가기 위해서는 우리는 국력을 크게 배양하여야 한다.


성경말씀에(루카9;25) “사람이 온 세상을 얻고도 자기 자신을 잃거나 해치게 되면 무슨 소용이 있느냐?” 한 국가의 생존문제와 관련시켜 볼때 세계평화의 유지보존도 한 국가의 생존이상의 의미를 가질 수는 없는 것이 아닌가 싶다. 그렇기 때문에 6.25전쟁의 뼈아픈 기억들을 되새겨 민족화합을 통한 미래지향적인 국가 번영의 길로 승화시키는 계기로 삼았으면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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