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열화 된 김포학교 다양성으로 극복해야

김포신문 창간 25주년을 기념해 교육의 현안 및 학교와 학생들의 모습, 발전방안 등을 알아보는 교육관련 좌담회가 지난 7월 3월 본사 회의실에서 열렸다.
이날 좌담회에는 신승균 학운초등학교 교감, 엄민용 김포교육자치포럼 상임대표, 박은아 참교육학부모회 김포지회장, 장원화 하성고 교사, 윤기순 김포제일고 학부모가 함께했으며, 최창의 전 경기도교육위원이 좌장을 맡아 좌담회를 진행했다.

전 경기도교육위원
최창의 : 교육을 백년지대계라고 한다. 그간 교육계는 교육의 혁신이나 변화를 위한 여러 가지 노력들을 해 왔다. 현재 우리교육의 현 주소를 진단해 보자.

윤기순 : 김포는 비평준화 지역이기 때문에 입시와 진로에 대한 교육열이 과잉되어 있다. 학부모가 아무리 노력해도 안 되는 부분이 있어 점점 더 사교육에 의지하게 된다. 사교육 보다는 자기 주도적 학습을 할 수 있는 여건이 학교현장에서 마련되었으면 좋겠다.

엄민용 : 교육이라 하면 보통 학교교육을 말하는데, 지금의 교육은 여전히 입시교육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그렇다보니 초등학교 고학년 때부터 입시에 관련된 교육을 받는 것이 현실이다. 교육은 교육 자체의 목적과 가치가 있어야 하는데 입시와 관련된 의식만 가지고 있다. 이는 사회가 강조하고 강요한 부분이기도 하다. 

박은아 : 우리교육의 현실은 온실가스에 뒤덮인 지구와 같다. 그 중에서도 김포에 살고 있는 학생들의 현실은 더 답답하다. 지나치게 일찍부터 고입, 대입에 고심하게 되고, 아이들이 막상 고등학생이 되면 대입을 포기해 버리고 마는 경우가 많다. 학생들의 대응력이 떨어져 있는 것이 현실이다.  특히 김포가 비평준화 지역이라 더 심하다.

학운초등학교 교감
신승균 : 공교육 70년사를 볼 때, 부모 세대들은 학력이 높을수록 삶의 질이 높아질 수 있다는 것을 체험한 세대다. 그러나 세대가 변했다. 학교 내에 있는 구성원들이 합의하에 교육의 진로나 철학을 바꿔가자는 의식을 가져야 한다. 지금은 교육현실이 변했다. 우리가 원하는 만큼은 아니지만 많은 변화가 되고 있고, 지금이 교육계에게는 호기다. 이 시기를 잘 활용해야 한다고 본다.

장원화 : 다양한 계층으로 진로를 잡아도 안정적이거나 존중을 받을 수 있는 사회라면 아이들이 입시에 매달리지는 않을 것이다. 사회가 서열화 된 세대에서 학교에서만 서열화를 시키지 않는 것은 의미가 없다고 본다. 교육이 바뀌더라도 사회 전반의 시스템이 바뀌지 않는 한 교육은 서열화를 조장할 수 밖에 없다.

최창의 : 이제 학교 이야기를 해보자. 요즘 학생들은 어떤 학교생활을 하고 있고, 선생님들은 교육의 어떤 점에 중점을 두고 있는가. 교육의 변화된 모습을 좀 알려 달라.

상임대표
엄민용 : 아이들도 사회의 불안정을 알고 있다. 그러나 교사들 입장에서는 아이들에게 대학과 안정된 직업에 대한 장밋빛 미래에 대한 말을 해 줘야 하는 딜레마가 있다. 하지만 요즘 학교의 모습은 약간 변화되고 있다. 미래사회에 대한 진단이 새롭게 나오고 있다. 안정된 직장의 개념, 꿈은 무엇인가에 대한 고찰과 변화된 미래사회를 예상하면서 교육혁신 운동 등이 추진되고 있다.

신승균 : 학교마다 현장의 모습은 좀 차이가 있다. 내가 근무하는 초등학교의 경우 2009년 혁신학교가 되었다. 초창기에는 좌충우돌했던 점도 있지만 다양한 시행착오를 겪으며 교육청-교사-학부모 간 교육과 교사의 역할, 학생상 등에 대한 장기간의 토론을 통해 그 방향을 잡아가고 있다. 상급학교 진학 시 학력에 대해 불안해하는 학부모도 있지만, 학부모들 사이에서도 다양한 측면의 교육을 강조하는 모습들이 보인다. 그만큼 학부모들의 의식도 변해가고 있다고 생각된다.

장원화 : 요즘 학교에서는 다양한 행사가 진행되고 있다. 교과우수학생 뿐만 아니라, 다양한 활동들을 할 수 있는 기회가 많이 주어지고, 예전에 비해 자기에게 맞는 교육이나 행사에 참여가 확대되었다. 또한 학생 자치가 확대되고 있다. 예전에도 학생회가 있었지만, 요즘의 학생회는 학생들이 스스로 여러 가지 학교 사안에 대해 자체적으로 협의하고 선생님들과 의논하는 등, 학생들이 주도적으로 진행하는 학교의 운영범위가 많아졌다.

김포지회장
박은아 : 학부모단체 입장에서 볼 때, 요즘은 역할이 다변화 되었다고 본다. 지금까지는 대부분의 교육을 교육청과 학교가 담당했고, 학부모들은 학교 밖 교육영역을 담당했다고 볼 때, 요즘 학교는 학교나 선생님들이 해 줄 수 없는 영역들에 대해 학부모는 물론, 마을공동체나 시민단체들이 채워주는 다양한 방법들을 모색하고 있다. 요즘은 지역의 많은 구성원들이 교육에 동참하고 있다.

윤기순 : 자유학기제 시행 등으로 학부모들의 교육 참여기회가 점차 확대되고 있다. 사교육의 범주를 넓혀 보자면 학원뿐만 아니라 다양한 교실 밖 교실을 만들어 주는 계기가 더욱 확대되어야 한다. 학부모연수 등을 통해 자유학기제에 대한 교육을 하고 학부모입장에서 자율적으로 자유학기제 운영을 논의하고 재능기부를 받아 현장교육을 실시해야 한다. 그동안은 학부모들을 학교에서 받아주지 않았는데 이제는 학부모들을 교육현장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최창의 : 여전히 우리교육이 가지고 있는 문제에는 어떤 것들이 있으며, 그것을 해결하려는 노력은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지 말해 달라.

엄민용 : 우선 교사들의 변화가 있다. 학생들이나 학부모들이 바라는 속도로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고 볼 수는 없지만 이전의 교육시스템 속에서의 움직임보다는 훨씬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학교 현장에서는 아직도 차별과 선택이 진행 중이지만, 그것을 없애기 위한 많은 교사들의 노력과 수업을 변화시키기 위한 자정노력 역시 돋보인다고 할 수 있다.

장원화 : 교육정책의 다변화로 인해 어려움 많다. 무엇보다 안정적이고 신뢰할 수 있는 교육정책 필요하다. 생각컨대 혁신학교는 ‘함성’이고, 함께 성장한다는 의미가 담겼다고 생각된다. 학교와 학생과 학부모가 함께 어울리고 성장해 나가는 학교가 혁신학교라고 생각된다. 하지만 성적 좋은 애들만을 위한 학교는 안 된다고 본다. 아직 혁신학교의 한계는 분명히 있다. 혁신학교의 숫자 확대만이 아니라 압축적이고 고도화된 운영의 전략이 필요하다. 내실을 기할 수 있는 혁신학교의 방향을 잡아줘야 하고 심화된 교육 필요하다.

박은아 : 학생들이 자기 자리를 찾지 못하는 것에는 학부모들의 불안이 한 몫 한다고 본다. 교육정책은 자꾸 변하고 그 변화를 따라가다 보면 학부모들은 불안을 느낀다. 다행인 것은 예전에는 입시위주의 학부모 강좌가 대부분이었다면, 요즘에는 학부모들이 다양한 방향에 대한 강좌가 마련되고 있다. 무엇보다 학부모들이 지양해야 할 점은 공부에 대한 달란트 하나로 자식을 바라보는 것이다. 학부모가 변해야 아이가 변한다고 본다.

학부모
윤기순 : 혁신학교의 연계성이 필요하다. 학생들이 혁신학교에서 그렇지 않은 상급학교로 진학 할 경우 적응이 어렵다. 또한 혁신학교는 자칫 사교육 과열로 이어질 수 있다. 학부모 입장에서 볼 때, 혁신학교에서 단원평가가 없어지면서 성적관리가 안되더라. 또 중학교에 올라오니 자유학기제 때문에 성적을 알 수 없다. 그러다보니 학부모들은 자녀의 성적에 대한 불안감을 느끼고 학원을 찾게 된다. 고교평준화 지역이 아닌 김포지역 아이들은 고입이 대입이다. 어느 고등학교를 가느냐에 따라 서열이 매겨지는 것이 현실이다. 

신승균 : 지금까지의 입시위주 교육은 의식의 재창출이 어렵다. 현대사회는 소품종 다량이 아니라 다품종 소량 시대라고 생각한다. 그런 인식을 학부모나 교사 등이 함께 인식해 주어야 한다. 초등교육에서부터 생각할 수 있는 아이를 키우기 위한 교육을 시켜야 하고, 기성세대의 사회변화에 대한 의식이 필요하다. 또한, ‘과연 아이들이 배워할 것들을 배우고 있는가’에 대한 사회 전반의 고민이 필요하다. 예를 들면 영어교육의 원래 목적은 의사소통인데, 우리나라 교육은 10년 이상 영어교육을 해도 대화가 되지 않는다. 서열화를 위해 자꾸 어려운 문제를 내다보니 원래 목적인 의사소통과는 상관없는 길로 가고 있다.

장원화 : 오늘날 학생들이나 학부모, 교사들 역시 현실이 마음에 들지는 않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장을 지키는 교사로서 확고한 생각이 전제되지 않은 교육자는 어두운 시대의 목소리를 전달하는 메아리에 불과할 것이다. 소명 있는 교사라면 어두운 시대라도 아이들에게 ‘그렇지 않아’라고 말 해 줄 수 있어야 하고, 그렇게 만들기 위해 노력해야 할 것이다.

최창의 : 이제 김포교육에 대해 말해보자. 김포교육이 안고 있는 현안과 과제는 무엇인가.

신승균 : 김포는 비평준화지역이다. 학교의 서열이 정해진다. 무엇보다 김포에서 노력해야 할 부분은 창의성을 갖기 위한 자율성과 감성(문화예술)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이는 김포시가 정책적으로 노력해야 할 부분이다. 사회의 변화속도가 빨라 교육이 그 속도를 맞추기 힘든 세상이다. 교육은 변화되는 세상에 맞춰갈 수 있는 창의적인 사람을 육성하는 방향을 모색해야 한다. 

엄민용 : 지자체와 교육청간의 협력관계가 더욱 강화되어야 한다. 조금 더 교육에 대해 교육청과 협력하는 자세 필요. 또한 예산지원내용을 보면 불필요한 곳에 예산이 지출되는 부분이 있다. 정말 필요한 부분에 대한 파악이 필요하다. 김포교육이 경기도도 전체에서 볼 때 선진적이지는 않다. 그러한 김포교육의 부정적 요인 중에 하나는 보수적이고 관료적인 관리자들에 있다고 본다. 관리자들의 문화를 바꿔야 한다. 학교가 민주적 문화로 변화되려면 교장선생님들도 민주적으로 변해야 한다.
 
박은아 : 학부모들이 가장 많이 이야기 하는 부분이 바로 교장선생님이다. 그 학교의 문화는 교장선생님에 따라 결정되는 경향이 많다. 요즘 학교평준화 문제가 많이 대두되고 있다. 초등학교 학부모를 만나면 학교평준화에 찬성하는 경향이 많다. 또한 교육에 대한 문제는 아이들의 눈에서 바라봐야 한다. 어른들의 논리로 평가해서는 안 될 것이다. 또한 신도시확대로 인해 구도심 지역의 교육슬럼화와 교육현실에 대한 과감한 투자등 변화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생각된다.

윤기순 : 예전에는 고촌, 사우, 풍무가 교육의 중심이었다. 어느 순간 중심지가 장기로 변했다. 이제는 구도심 지역 학부모와 신도심 지역 학부모가 구분되어 활동하는 양상까지 생긴다. 아파트가 생길 때마다 학교가 들어서는데, 시설보다는 내용을 알차게 만드는 노력이 필요하다. 신도시에 신설되는 학교의 경우 내실이 부족한 학교들이 있다. 시에서는 교육에 좀 더 열정을 가져줄 필요가 있다.

하성고등학교 교사
장원화 : 다른 지역과 김포 교육은 비교가 많이 된다. 비평준화를 이유로 김포고 하나를 두고 나머지 학교들이 얼마나 버려지고 있는지 피부로 느낀다. 달라지고 있다고는 하지만 학교마다 다양하고 독특한 프로그램이 없다. 교직원 문화 또한 중앙집권적이다. 이런 상태에서는 선행학습이나 사교육 문제는 해결안 될 것이다. 다만, 김포지역은 농어촌특례가 많다. 학교평준화에는 동의하지만 농어촌특례를 유지하기 위한 깊이 있는 대책이 필요하다.

최창의 : 교육의 발전과 앞날을 위한 마지막 발언을 부탁한다.

엄민용 : 여전히 교육의 학벌화가 존재한다. 이것을 어떻게 변화시킬 것인가에 대한 여러 가지 방안을 국가와 사회단체, 학교, 학부모 모두가 고민해야 할 것이다. 학부모들이 자녀가 어느 학교를 가게 될지 걱정하지 않아도 되는 사회가 된다면, 또한 어느 학교를 가더라도 담임 걱정을 하지 않아도 되는 교사의 질과 교육의 질, 학교 문화가 되었으면 한다.

박은아 : 학교평준화와 관련해 아직 정해진 바가 없는 것으로 안다. 지역 사람들의 요구와 필요성에 따라 공론의 장에서 깊이 있게 논의가 진행되어야 한다. 또한 교육의 현장에는 교사와 학부모와 학생들이 동등하게 참여해야 한다. 아직은 학생들의 주체적 참여가 덜 되 있는 상황 속에서 학부모의 역할이 무엇인지에 대한 생각을 갖고 학부모들이 교육문제에 관심과 참여를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장원화 : 학교에서 아이들의 생활모습을 보면 진로희망을 정하지 못한 아이들이 많다. 또한 아이들이 진로를 찾는데 어려움을 느낀다. 다양한 체험들을 통해서 즐겁고 고생도 해가며 자기들의 길을 찾게 하는 교육을 하고 싶다. ‘나랑 다른 너와 살더라도 너를 다치게 하지 않을 거야’라고 하는 평화교육과 즐겁게 고생한 진로교육을 시키고 싶다는 게 내가 생각하는 교육이다.

윤기순 : 소통의 부재가 문제다. 교육에 있어서 부모의 역할이 모두 중요하다. 학생들에게는 교육도 중요하고 성적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도 가족의 역할이 중요하다. 부모와 자녀 사이나, 학교와 학생, 학부모 사이에 일방통행적 소통이 아니라 소통의 양방향 통행이 중요하다고 본다.

신승균 : 아이들이 우리의 미래인 것은 확실하다. 그동안 교육의 문제점을 바꾸기 위한 여러 가지 노력에도 불구하고 백약이 무효였다. 앞으로의 교육방향은 학생들이 배움을 기뻐하고, 교사는 가르치는 일에 보람이 있어야 하고, 학부모들은 적극적인 참여가 이루어져야 한다. 그런 변화가 이루어지면 단위학교의 변화는 이루어질 것이다.

최창의 : 교육의 변화는 더디고 만족도는 낮다고들 한다. 그러나 끊임없는 교육 구성원들의 노력이 있고 '더는 이렇게 갈 수 없다'는 절박한 의식이 있기 때문에 앞으로의 교육은 혁신이 될 것이라 본다. 교육은 누구에게 맡길 수 있는 일이 아니고 모두가 함께 동참할 때 교육의 이상, 본질이 회복될 수 있다.          

정리=윤옥여 기자

저작권자 © 김포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