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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원이 살아난다우저서원 전통문화 체험교실 '와글와글'

   
▲ 정환기 우저서원 원장
감정동 중봉산 자락에는 수백년 된 보호수들의 품에 안긴 듯 아담하게 자리 잡고 있는 우저서원(원장 정환기)이 있다. 우저서원은 경기도 지방유형문화재 제10호로, 선조 초기 통진현감으로 있으면서 유생을 훈도한 조헌(趙憲)선생의 학문과 덕행을 추모하기 위해 인조26년 창건하여 위패를 모셔놓은 곳이다.
지난해부터 우저서원이 김포시민들을 위해 새롭게 문을 열었다는 소식을 듣고 우저서원 나들이에 나섰다.

우저서원 찾아가는 길 방향을 잃어버리다

북변 4거리를 지나 중봉로를 달리면서 '우저서원' 표지판을 찾았다. 지방문화재이니만큼 찾기 쉬울 것이란 기대는 이내 무너졌다. 정리되지 않은 각종 옥외간판이 즐비하게 들어서 있고 시끄러운 음악이 흘러나오는 가운데 우저서원을 알리는 작은 나무 표지판 하나가 힘겹게 서 있었다. 그 기둥에는 어느 전자회사 A/S 센터를 알리는 표지판이 곁방살이 중이었다. 다행히 기자는 대략의 위치를 파악하고 있어 '우저서원'이라는 푯말을 보고 커브를 돌았지만, 어디로 가야할지 모르는 건 매한가지. 작은 동네길이 양 갈래로 나뉘어져 있었는데, 우저서원으로 가는 방향을 지시해 주는 어떤 표식도 없었기 때문이다. 새로 유
입된 김포시민들이 과연 우저서원을 쉽게 찾을 수 있을까.

"우저서원의 예산을 들여서라도 시민들이 쉽게 찾아 올 수 있게 표지석을 세우고 싶은데, 여러 가지 행정상의 이유로 일이 그렇게 쉽지 않네요."
정환기 우저서원 원장에게 길 찾기가 어려웠다고 말하자 그 동안 묵혀두었던 답답함을 토로했다.

   
▲ 우저서원 입구에 세워진 우저서원 표지판. 난립한 광고물 탓에 눈에 잘 띄지 않는다.

닫혀 있던 우저서원의 문이 열리다

"우저서원은 그동안은 매년 2월 중정일(中丁日)과 조헌 선생의 기일인 음력 8월 18일에 향사(享祀)를 지내기 위해서만 개방되었던 곳입니다. 그러던 차에 문화재청에서 '살아 숨 쉬는 서원향교 활성화 사업'을 한다기에 신청하게 되었습니다. 전국에 970여개의 서원향교가 있는데, 우저서원을 포함해 38개 서원향교만이 선정되어 작년부터 일반인들에게 개방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그 옛날 후학들에게 학문을 가르쳤던 본당에 앉은 변봉섭 활성화사업 총감독은 서원의 개방사업에 대해 설명하기 시작했다.
"2014년부터 시작한 전통문화 예술체험 아카데미는 전통예절 및 전통놀이, 시낭송, 아동미술, 사자소학, 민요, 시조창, 스토리텔링, 한국무용, 사물놀이, 도자기교실 등 15개의 다양한 수업이 시민들을 대상으로 무료로 진행되고 있습니다. 국비와 시도비를 받아 운영되는데, 작년 실적이 좋아 올해는 받을 수 있는 최대한의 예산을 지원받게 되어 상하반기 모두 아카데미를 운영할 계획입니다."

매주 300여명의 시민들이 다양한 문화체험

아카데미를 경험한 시민들의 반응은 뜨거웠다. 입소문을 타고 번진 열기는 작년에 이어 올해도 이어졌다. 일주일이면 300명 이상의 김포시민들이 다양한 수업에 참여
하기 위해 우저서원을 찾는다.
어느 수강과목에는 100여명의 시민들이 한꺼번에 몰려 어쩔 수 없이 몇몇 시민은 아쉬운 발길을 돌려야 했던 일도 있었다고 한다. 또한 사물놀이수업 역시 많은 수강생들이 접수한 탓에 수업 때마다 서로 북과 장구를 차지하기 위한 치열한 경쟁이 벌어진다고 기쁜 볼멘소리가 나오기도 한다.
"김포에 있는 많은 문화예술인들이 적은 강사료에도 불구하고 열심히 연구하고 가르치고 있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그 열정에 수강생들이 함께하고 있는 것이고요"

기자가 찾아간 날은 전통 우리 춤인 '한국무용' 수업이 진행되고 있었다. 수강생들이 강사의 발동작이 안 보인다고 말하자, 박인희 교수는 스스럼없이 치마를 걷어 올렸다. 변봉섭 총국장의 설명이 이해가 되는 대목이다.

   
▲ 이하준 문화원장이 진행하는 사자소학 수업전경.
   
▲ 박인희 교수와 학생들의 한국무용 수업장면
   
▲ 학생들과 일반인들을 대상으로 스토리텔링 수업이 진행되고 있다.
   
▲ 사물놀이 수업에는 회원들이 몰려 장구와 북을 차지하기 위한 경쟁이 치열하다.

한 발 다가선 우저서원, 김포시가 키워야 할 때

본당 뒤편 사당과 이어진 좁은 뒤뜰바닥에 천막을 깔고 무용수업을 하고 있는 이유에 대해 물었다.
"바닥이 울퉁불퉁 하기도 하거니와 비가 오거나 하면 땅이 질어서 바닥에 이렇게 비닐천막을 깔고 수업을 합니다. 시민들의 호응은 좋은데, 아직 부족한 점이 많죠. 하지만 이곳은 문화재라는 이유로 전기시설 등이 들어올 수 없는 것은 물론, 함부로 바닥을 고칠 수도 없습니다"
일주일에 300여명 이상의 시민이 찾고 있는 김포의 유적지임을 감안할 때, 우저서원은 그 규모면에서나 주차장, 진입로 등의 편의시설 면에서도 아직 부족한 점이 많다. 하지만 우저서원과 중봉선생선양회 측의 노력과 강사진들을 비롯한 시민들의 열기는 그 어느 때보다 뜨겁게 느껴졌다. 아침마다 시민들을 맞이하기 위해 주변을 정리하고 휴일도 반납한 채 우저서원을 시민들의 품으로 돌리기 위한 노력을 하고 있었다.

정환기 우저서원 원장은 "평생 의(義)를 몸으로 실천하신 중봉선생의 순수한 열정과 '실천하지 않은 학문은 필요없다'는 실천지학의 정신으로 시민과 함께 호흡하는 배움의 장으로 우저서원이 거듭나기를 소망한다"고 말했다.

윤옥여 기자

윤옥여 기자  gimpo1234@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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