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 의원 - 사람 살 데가 아니라는 인식 퍼지고 있으니 발언 신중해야
K 의원 - 오염 많이 된 식물 시료 채취 공무원과 함께 채취했나 의문

장면1.
지난 3월 11일 김포시민회관 다목적홀에는 많은 시민들과 공중파를 비롯 취재진들이 몰려들었다. 이날 사람들이 몰린 것은 거물대리 지역의 환경역학조사 중간발표회 때문.
연일 공중파에서 거물대리의 오염문제가 방송돼 전국민적 관심사가 되어 버린 김포시. 덕분에 본의 아니게 김포시가 한껏 유명도시가 됐다.
이 발표회에서는 거물대리 지역주민들의 폐암 발생률이 전국 평균보다 5배나 높게 나왔다는 사실이 발표돼 충격을 주었고, 이 지역에서 채취한 식물에서도 중금속 함유량이 높게 나왓다는 발표가 있어 장내가 숙연한 분위기였다.
하지만 이 발표보다 더 충격적인 사실이 곧이어 표출돼 기자의 눈과 귀를 의심해야 했다.
발표 후 이어진 질의응답 시간. 먼저 마이크를 잡은 사람은 민관공동대책위원회 부위원장 중 한 사람인 A씨였다.
A씨는 “보고회 전 내빈 소개한 후 나에게 인사말을 할 기회를 주어야 하는 것 아닌가”라며  진행자에게 자신이 발언할 기회가 없어 상당히 불쾌하다고 거침없는 쓴소리를 뱉어냈다. 전 시민이 관심을 갖고 있는 역학조사 중간발표회. 한시라도 빨리 중요한 사실을 발표해야하는 자리인데 굳이 쓸데없는 자신의 인사말이 다들 바쁜 사람들이 시간을 내서 들어줘야 하는지 궁금한 장면이었다.

장면2.
A씨의 발언 이후 힘주어 마이크를 잡은 시의원이자 대책위원 중 한 명인 L의원.
L의원은 “요즘 나오는 언론보도를 보면 김포가 죽음의 도시라 돼 있다. 덕분에 김포의 쌀을 반품해 달라고 여기저기서 난리다. 최종적인 결과보고서가 나와서 김포시가 과연 그런가 개선방향도 먼저 강구돼야 하는데 언론 때문에 이 지역이 사람이 못사는 동네라는 인식이 퍼졌다”고 질타(?)했다.
이어 L의원은 “내가 가현리 사는데 오늘 나오는 가현리는 어디 가현리냐? 내가 사는 곳은 그렇지 않던데. 일부를 가지고 김포 전체를 죽음의 도시라고 표현하는 것은 너무 과하다”며 “연구원님들 말 조심조심해야 해요. 앞으로 예민한 부분은 신중히 생각해서 주민들 입장을 고려해서 말씀하셔야 할 것입니다. 시의원으로서 안타까워요”라고 주문했다.

장면3.
L의원의 장광설이 끝난 뒤 마이크를 넘겨받은 K의원.
K의원은 “지금 보고회를 보니 이 지역의 시금치와 부추에서 중금속이 다량 함유됐다고 했는데 시료 채취할 때 교수님들이 맘대로 채취한 것 아닙니까? 시청 직원과 동행해서 제대로 채취했는지 의문이 든다”고 상식 이하의 발언을 쏟아냈다.

인구 30만을 넘어 50만을 향해 진군하는 김포시. 수로에는 유람선이 떠다니고 지하철이 개통돼 살기좋은 김포라는 희망찬 김포시. 하지만 현실은 사람이 죽어나가고 먹을거리가 오염되고, 집앞 하천에는 죽음의 폐수가 넘실대고 있다. 아픈 치부는 과감히 도려내고 치료하여 새살이 돋기를 기다려야 한다. 감춘다고 될 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이런 때 김포시민을 대표한다는 선량들과 대책위원회에서 높은 감투를 쓰고 있는 양반들의 이러한 인식. 이제는 지겹다.


김종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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