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가 손수 일궈낸 문화공간

인구 34만을 넘기고 50만을 향해 돌진하는 김포시. 쌀의 본고장답게 너른 평야와 야트막한 구릉들만이 있던 동네가 이제는 아파트 숲으로 변해가고 있다. 하루가 멀다하고 인구가 유입되고 있지만 문화활동을 하기 위해서는 강 건너 일산이나 서울로 나가야만 한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대분분이다. 하지만 유구한 역사의 땅 김포는 찬찬히 살펴보면 보석같은 공간이 꽤 많이 있다. 방학을 맞아 자녀들의 손을 잡고 예술을 만나러 가보자. 예술작품을 만날 수 있는 곳 미술관을 소개한다.

한적한 시골이던 동네가 산업단지로 개발되며 여기저기 공사가 한창인 학운리. 이미 조성된 김포골드밸리에서부터 이곳 학운2산업단지까지 길도 새로 뚫리고 공사현장 굴삭기 소리가 요란하다. 여기에 미술관이 있다.

쇠를 두드리고 붙여가며 작업하는 조각가 김종호 작가가 20여년 전인 1994년 이 자리에 1,500평 공간을 구입해 작업실을 꾸미고 손수 하나하나 정성들여 건물들을 세워나갔다. 어느 정도 건물이 만들어서고 마당에 잔디가 자리잡게 되자 김 작가는 2006년 작업실 옆에 전시실을 만들고 미술관으로 꾸몄다. 이름은 CICA미술관. CICA는 Czong Institute for Contemporary Art의 약자.

미술관은 김종호 작가의 조각과 그림을 상설 전시하고 있으며, 김 작가가 선정한 현대미술 신진작가들의 작품을 기획 전시하고 있다. 지난 11월 29일부터는 주한 미국대사관 최초의 흑인 여성 외교관인 레실 웹스터가 기록한 1956-1957 한국의 모습 사진전이 열리고 있다.

관람은 주말 금, 토, 일요일만 가능하며 관람시간은 오전 10시 30분부터 오후 5시 30분까지이다. 전화 031-988-6363. 홈페이지 www.cicamuseum.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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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니인터뷰]김종호 CICA미술관 관장

미술관 존치 위해 애쓴 노력 결과 좋아 기뻐

조각가로 매진하며 상명대학교에서 평생을 바치며 후학을 양성해 온 김종호 CICA 관장. 김 관장은 홍익대학과 대학원에서 조소를 전공한 후 미국 뉴욕주립대학교 대학원에서 MFA 학위를 취득했다.

-산업단지가 조성되면서 미술관이 이전할 뻔 했다는데
“산업화도 좋지만 사람이 사는 데 문화가 빠지면 안 된다. 없는 것도 만들어야 할 텐데 있는 걸 없앤다는 것은 말이 안 된다. 그동안 시청에도 발이 닳도록 드나들었다. 춘천으로 이전할 계획까지 세웠었는데 이번에 그대로 존치할 수 있게 결정이 나서 너무 기쁘다.”

-아직까지는 일반인들에게 생소한 미술관인 듯한데
“이곳에 처음 작업실을 꾸밀 때만 하더라도 김포에서 무척 외진 곳이었다. 그러나 지금은 청라지구와도 가깝고 인천공항과도 가까워 앞으로 학운산업단지가 완공되면 시민들의 접근성이 더 좋아질 것이다. 시민들의 문화공간으로 활용할 수 있게 돼 기대가 크다.”

-미술관을 운영하며 어려운 점은
“문화와 예술은 공장 못지 않게 경제적 효과가 크다. 앞으로 지역의 시민, 어린이들과 함께 하는 문화교실, 체험교실을 운영해 김포의 문화공간으로 키우고 싶다. 하지만 개인이 운영하기에는 힘이 많이 든다. 우리 미술관의 전시회도 김포신문의 적극적인 홍보가 필요하다. 많이 도와달라”

김종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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