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키운 건 노력이 100%, 최선 다했기에 후회 없어


은메달 획득, 뒷바라지에 애쓴 엄마에게 보답하게 돼 기뻐
차근차근 목표를 향해 달려가는 운동선수 모습 제일 좋아

인천아시안게임에서 온 국민의 눈을 잠시라도 떼지 못하게 했던 화제의 경기 리듬체조. 한국의 아리따운 낭자 4명이 혼신의 힘을 다해 연기한 끝에 단체전 은메달을 따냈다. 금은동 시상대에 오른 많은 선수들 가운데에서도 단연 돋보인 미모와 훤칠한 키에 펑펑 울어 화제의 주인공이 된 김윤희(23. 인천시청) 선수. 김포에서 태어나 김포에서 자라고 김포가 키운 선수인 김윤희 선수를 만났다.

-실제로 보니 화면보다 훨씬 이쁘다. 키도 크고 얼굴도 주먹만하고. 혹시 미모 때문에 메달 딴 거 아닌가.(웃음)
“고맙습니다. 리듬체조를 하면 체형이 바뀌는 건 사실이예요. 리듬체조는 스트레칭과 유연성이 필수인데 그래서 그런지 체형을 아름답게 만드는 데 많은 도움이 되는 것 같아요.”
김윤희 선수는 샘재(운양동)에서 태어나 김포초, 김포여중, 사우고를 졸업한 김포 토박이로 김포초 1학년 때 리듬체조에 입문했다.
“학교에 리듬체조부가 있어서 뭣도 모르고 그냥 시작했어요. 지금 생각하면 4가지 종목의 기술을 어떻게 익혔는지도 모르겠어요. 집안에 운동을 하던 사람이 있었던 것도 아닌데다가 선천적으로 제 몸이 그렇게 유연하지도 않았거든요. 끝없이 노력했어요. 될 때까지. 수십 번 수백 번 한 동작을 연습하곤 했지요. 최선을 다하다 보니 어느 날부터 되더라고요.”

인천아시안게임 땐 동메달이 목표. 운이 좋았다

-아시안게임 때 인터넷에 뜬 김 선수의 다리 부위 상처 사진이 화제였어요.
“신체의 한계를 뛰어넘는 과도한 동작을 하다보면 언제나 부상의 위험이 있어요. 발목과 무릎이 부상 때문에 안좋아요. 지금도 왼쪽 무릎 연골 때문에 치료받고 있어요. 나이를 먹으면 유연성도 떨어지고 따라서 부상 위험도 커져 20세 중반이면 할 수 없이 리듬체조 선수들은 은퇴해요.”
-후프, 공, 곤봉, 리본 4종목 중 제일 좋아하는 종목은?
“공을 제일 좋아해요. 이번 시합에서는 공에서 실수도 했지만. 물론 리본도 아름답기는 하지만. 공은 단순히 동그란 형태이지만 다양한 연기가 가능해요. 시합 때 실수하면 공은 굴러가기 때문에 더 긴장되지만요.”
-경기 때 입는 옷이라고 하나요? 가격도 만만찮아 보이는데.
“시합 때 입는 옷은 음악과 제 취향을 고려해 디자이너가 디자인 한 옷을 입어요. 주로 러시아 디자이너가 만든 옷을 입는데 가격이 꽤 비싸요. 한 벌에 300만원 정도. 4종목이니까 이번 아시안게임 때 입은 옷이 총 1,200만원이지요. 그런데 협회 지원은 거의 없고 자비로 충당해야 하니 힘들죠.”

이젠 제2의 인생 준비해야 할 때

김윤희 선수는 올해 전국체전을 마치고 공식 은퇴한다. 아직은 어린나이에 은퇴라니 국가적 손해임은 분명하다. 이번 아시안게임에서는 단체전 은메달이니 2년 후 올림픽 때는 좋은 성적을 기대할 수도 있는데 말이다.
-은퇴한다니 정말 아쉽네요. 번복할 생각은 없는지.
“은퇴는 정말 아쉬워요. 하지만 앞에서도 말했지만 유니폼 구입비에다 월드컵 한 번 출전하는 데 경비가 천만원 정도 들어요. 이런 월드컵 대회가 1년에 대여섯 차례 있어요. 훈련비용을 더 이상 충당하기도 버겁고, 국내에는 성인 리듬체조팀을 꾸리고 있는 곳은 인천시청이 유일해요. 하지만 인천시청도 큰 대회를 앞두고 만든 것이라 앞으로 어떨지 알 수 없고요. 부상도 심각하고.”
-폐막식 때 김 선수가 화제가 됐고 해서 연예계로 진출하는 것 아니냐는 말도 있는데.
“아유 아니예요. 전 제자신을 꾸미고 포장해서 돈벌고 싶은 마음 전혀 없어요. 지도자가 돼서 제가 가르친 선수가 제가 못이룬 꿈 이루게 하고 싶어요.”한 마디 한 마디 자기 주장 딱 부러지게 야무지게 표현하는 김윤희 선수. 어리지만 자신의 앞날을 설계하는 의지 표현이 당차다. 그런 그이기에 대회에서 낭자군단의 맏언니 역을 충실히 할 수 있었나 보다.
“이번에 은메달은 엄마에 대한 보답을 할 수 있어 기뻤어요. 그동안 운동을 하면서 하나하나 목표를 세우고 하나씩 차근차근 달성해 가는 것에 큰 보람과 기쁨 느꼈지요. 멋있지 않나요?”
김윤희 선수의 멋진 앞날을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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