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이 새로운 눈으로 김포를 볼 때,
서울서 복닥이느니 김포가 제격









박태운
발행인



부동산규제 일부 완화의 바람이 생각보다 거세다. 강남에서 강북으로 전파되며 최근 인기있는 아파트 분양이 상종가를 기록하고 있다. 매매보다는 전세에서 위력이 더 크게 드러나고 있음은 거래의 활력성은 부족하다는 의미일 터이고, 아파트를 주로 하는 주택경기 흐름만 반짝 나타나 그 온기가 토지 등 전반적 부동산 시장에 영향하기에는 아직은 겨울의 끝자락에 있는 듯하다.

김포에는 아직도 미완성의 한강신도시가 있다. 신도시 아파트 분양시장이 얼어붙어, 건축된 아파트 뿐 아니라 아파트 부지 또한 지천이다. 이런 김포에도 부동산 경기는 마치 봄날의 훈풍처럼 살짝이 찾아올 수 있다. 그런 여건이나 징조는 너무 많다. 어느 시기에는 활화산처럼 폭발할 수도 있다.

김포의 봄은 어디쯤 오고 있을까? 강남발 훈풍은 강북을 거쳐 강서구쯤에는 왔을까?
김포에는 북한과 경계를 나누는 한강 하류의 DMZ가 있어 군사적 접경지대라는 것 말고는 굳이 흠잡을 곳이 없는 지역적 위치감이 최적이다. 강원도 태백에서 발원한 한강이 서울을 돌아 김포에 이르면 대해처럼 넓은 품으로 안기듯 서해 바닷물과 합류한다. 하류의 폭넓은 한강은 김포의 인심이고 정서이다. 올림픽도로에서 이어지는 한강변 한강로는 달려보면 시원한 강바람과 더불어 또 달리고 싶어지는 도로이다. 올림픽도로에서 막혔던 답답함이 말끔히 지워진다.

한강로 끝에는 한강신도시가, 초입에는 큼직하게 아시아 유일의 야생생태조류공원이 자리잡고 있다. 수로도시라는 브랜드에 맞게 수로의 정취와 깨끗한 신생도시가 그림처럼 나타난다. 가을에는 코스모스 꽃이 흐드러지고 아파트 곁을 지키고 있는 크고 작은 공원 중 허산의 2km 산책코스와 연결된 솔내공원은 신도시 주민들의 정서와 건강을 담보해 주고 있다. 언제든 다가갈 수 있는 거리에 있어 우리의 행복감을 더해 준다.

신도시 어디든 먹자골목은 문전성시를 이룬다. 차가 비집고 들어설 틈도 없이 저녁이면 불야성을 이룬다. 한강변으로 다시 돌아와 보면 세계적 야생조류공원을 지나 조선 초기 건립된 역사 깊은 용화사라는 고찰이 한강을 바라보고 한강과 김포의 안녕을 빌고 있다.

봉성산 모퉁이를 돌면서 나타나는 조그만 한강변 공원 앞에 서면 요즘처럼 구시월에 태풍이 몰아칠 때 한강 하류댐이 초당 5천톤 이상을 방류하면서 불어난 한강물이 우르르탕탕 시뻘건 황톳물로 변해 마치 영화에서 로마병정이 진군하듯 쿵쿵 소리를 내며 내게 다가온다. 가슴은 울렁이고 백만 로마병정과 홀로 맞서는 듯한 기개가 일어난다. 와라! 나 홀로 그대들을 상대하리라, 호연지기가 일어나며 잃었던 삶의 동력을 되찾는 곳, 나는 그곳을 매년 찾는다. 마음이 허약해질 때면 어김없이 나는 그곳에 서 있다.

봉성산 모퉁이를 막 돌아서면 전류리 포구가 오른쪽에 보인다. 청정해진 한강 하류에서 요즘 제철로 잡히는 장어는 굵기가 가히 팔뚝만 하다. 가을의 거친 입맛에 최고의 미감을 느껴보자.

하류를 따라가면 임진강과 예성강이 한강과 합류하는 지점에 애기봉이 있다. 애기봉 전설은 북녘에 두고 온 오지 않는 님을 향한 애절한 마음을 느끼게 한다. 기다리다 이내 그 자리에 돌이 되었다는 전설처럼, 지금의 현실도 북녘의 동포를 그리워하고 통일을 염원하는 곳, 그곳에 오르면 북녘뿐 아니라 푸른 한강을 따라 파주, 일산, 서울이 한 눈에 들어온다.

김포인이라면 매주 찾는 곳이 문수산이다. 산성이 있고 진달래와 소나무가 많은 산, 등산길에 오르면 만나지 못했던 이웃들이 반가운 인사로 안부를 묻는다.

김포인의 휴식처, 대공원이 문수산이다. 문수산에서 강화도를 바라보며 흐르는 강은 우리나라 7대 경관 중의 하나인 염하강이 붉은 낙조를 담아 한 폭의 거대한 수채화를 만드는 장관을 연출한다. 염하강을 따라 내려가다 보면 대명항을 만나게 된다. 횟집에서 자연산 어물은 만나기 쉽지 않다. 대명항의 고깃배가 들어와 열리는 어판장에서는 생생하게 뛰는 자연산 어물을 아주 싼값으로 살 수 있다. 회를 사서 주변 횟집에서 요리하여 맛있게 먹다보면 오늘의 외출에 즐거움을 만끽한다.

지정학적으로는 한반도의 배꼽에 해당되어 천혜의 명당으로 재해가 없는 곳, 한반도 최초로 쌀을 재배한 5천년의 농심이 묻어 있는 곳, 김포공항과 인천공항을 이웃한 땅, 김포는 미래의 땅이고, 미래가 살아있는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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