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코틀랜드 독립투표 부결...‘허탈’과 ‘환호’ 교차


전세계인의 관심을 불러일으켰던 스코틀랜드의 독립. 스코틀랜드가 영국 연방으로부터 독립을 결정하는 주민투표가 18일 실시됐고, 그 결과 독립 반대 55.3%, 찬성 44.7%로 분리 독립이 부결됐다. 이로써 307년만에 영국연방과 결별하고 독립국으로서 자립하려던 스코틀랜드 자치정부의 도전은 무산됐다.

주민투표는 간단하다. 스코틀랜드 16세 이상 유권자 428만명을 대상으로 “스코틀랜드가 영국 연방에서 분리 독립하기를 원하는가”라는 단일 문항에 “예” 또는 “아니오”의 찬반을 선택하면 끝난 것이다.

스코틀랜드가 독립을 원하는 이유
지금의 영국 본토에는 원래 켈트족이라고 하는 스코틀랜드인이 살고 있었다. 그런데 1,500여년 전쯤 앵글로 색슨족이 들어와서 추운 북쪽 지방으로 켈트족으로 몰아냈다. 쫓겨난 켈트족은 북쪽지방에 스코틀랜드를 세웠다.

그러니까 우리로 치면 일본 민족이 한반도에 들어와서 우리 민족을 함경북도쯤으로 몰아내고 수백년 동안 우린 같은 연방이야 하는 것과 마찬가인 셈이다. 스코클랜드인이 독립하려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올해로 통합 307년을 맞았지만 스코틀랜드와 잉글랜드 간 수천 년 동안 쌓여온 민족성과 깊은 반감은 쉽게 사라지지 않고 있다. '축구 종가'의 자부심이 강한 영국이지만 월드컵에서는 단일팀 구성을 격렬히 반대하며 잉글랜드, 스코틀랜드, 웨일스, 북아일랜드가 따로 참가한다. 만약 영국과 프랑스가 축구 경기를 하면 스코틀랜드 사람들은 프랑스를 응원할 정도다.

스코틀랜드인이 독립을 요구하는 가장 큰 문제는 돈 문제다. 스코틀랜드는 엄청난 자연자원을 소유하고도 소유권을 못 누리고 오히려 복지혜택 등에서 소외를 느껴왔다. 그런데 2008년 미국발 금융위기가 전 세계에 닥치자 중앙정부로부터 긴축재정까지 요구당하는 판이 되어 버렸다. 이에 성난 스코틀랜드의 민심은 2011년 총선에서 '분리독립'을 공약으로 내건 스코틀랜드국민당(SNP)에게 압도적인 의석을 안겨줬다.


영화 ‘브레이브 하트’
13세기 말 스코틀랜드와 잉글랜드 왕가는 서로 대립하고 있었다. 스코틀랜드 왕이 후계자 없이 죽자, 잉글랜드는 왕권을 요구하며 스코틀랜드를 탄압하기 시작한다. 소지주의 아들인 윌리엄 월레스(William Wallace)는 사람들을 모아 용맹과 투지로 무장한 저항군을 이끄는 강력한 지도자가 된다. 하지만 1305년 잉글랜드에 매수된 스코틀랜드 기사의 배반으로 포로로 잡혀 런던으로 보내지고, 잔인하게 공개처형 당한다. 윌리엄 월레스는 처형당하던 순간 “프리덤(자유)”를 외치며 눈을 감는다. 그의 시신은 갈기갈기 찢겨서 머리는 런던 다리에 걸렸고, 팔과 다리는 영국의 네 군데 변방에 경고용으로 보내졌다. 그가 죽은 후 1314년 베너번 전투에서 스코틀랜드는 절대적 약세에도 불구하고 승리, 마침내 독립을 보장하는 조약을 체결한다. 멜 깁슨 주연의 영화 '브레이브 하트(brave heart)'의 줄거리다.

스코틀랜드란?
영국을 이루는 네 지방 가운데 하나. 영국은 잉글랜드, 스코틀랜드, 웨일스, 북 아일랜드로 구성하고 있다. 스코틀랜드는 영국 면적의 1/3을 차지하는 큰 규모이다. 하지만 인구는 530만명으로 영국 전체의 8%에 불과하다. 수도는 에딘버러. 주요도시로는 글래스고가 있다. 에든버러는 영국 내에서 두 번째, 유럽에서 여섯 번째로 큰 금융도시이다. 또한 스코틀랜드 내 문화 중심지이며 18세기 스코틀랜드를 유럽의 상업, 지식, 산업의 중심지로 만든 스코틀랜드 계몽주의가 일어난 곳이기도 하다. 글래스고는 스코틀랜드의 가장 큰 도시이자, 영국 내에서 세 번째로 큰 대도시이다. 대영제국시대에는 유럽에서 네 번째로 큰 대도시이자 세계에서 가장 큰 산업도시 중 하나였다. 오늘날에는 스코틀랜드인 가운데 41%가 거주하는 글래스고 광역권의 중심지 역할을 하고 있다.

스코틀랜드는 유럽연합에서 가장 많은 석유가 매장되어 있는 곳이다. 특히 석유 채굴은 스코틀랜드 제 3의 도시이자 유럽의 석유 수도라 불리는 애버딘에서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다.

스코틀랜드와 잉글랜드는 1707년 연합법을 통해 합병할 당시 서로의 자치권을 보장하며 합병했다. 교육 제도를 비롯 많은 행정적인 면에서 스코틀랜드와 잉글랜드는 분명히 분리되어 있다. 또한 국교도 잉글랜드는 성공회, 스코틀랜드는 장로회로 이 둘은 엄연히 다르다. 자체적인 의회와 행정부, 국기, 국화(엉겅퀴)와 비공식적인 국가(스코틀랜드의 꽃)가 있으며, 잉글랜드와 대등한 관계에서 영국 연방을 구성하고 있다.

잉글랜드 주민들이 앵글로색슨족인 반면 스코틀랜드 주민들은 아일랜드나 프랑스 북부 브르타뉴, 스페인 북부 갈리시아와 같은 켈트족이다. 언어 역시 영어도 쓰지만 게일어라는 토속어를 지금도 쓰고 있다. 따라서 잉글랜드와는 문화가 다르며, 국민성도 다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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