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音樂)', 영어로 '뮤직(music)', 독일어로 '뮤지크(musique)', 이탈리어로 '무지카(musica)' 얼핏 비슷하게 발음되는데 그 어원은 그리스어 무시케(Musike)입니다. 그리스 신화의 최고의 신(神)인 제우스와 기억의 여신 므네모시네(Mnemosyne)가 아홉 밤을 함께 지낸 뒤 9명의 여신 무사(musa)를 낳았습니다. 일반적으로 영어 발음 뮤즈(Muse)로 더 잘 알려져 있는 이 무사들이 관장하는 기예(技藝)가 무시케입니다. 이들은 각기 서사시·서정시·비극·희극·합창․무용·역사·천문 등을 맡아 보았는데 따라서 그리스에서의 무시케는 아주 넓은 의미를 지니고 있습니다. 특히 역사나 천문을 포함하고 있는 것은 무시케가 시간이나 운동과 깊은 관계를 지닌 인간 활동의 총체를 담고 있다는 의미입니다. 제우스가 가장 사랑하는 아들 태양신 아폴론도 뮤즈와 더불어 음악과 관계되는 신으로 아폴론은 기타의 어원이 된 키타라(kithara)라고 하는 7현악기(나중에는 11현까지 늘어났다)를 연주했습니다. 이 악기는 조화롭고 아름다운 음을 연주해서 인간의 마음을 평온하게 해주었다고 합니다.
 
스포츠의 제전 올림픽은 BC 776년 지금부터 2천8백년 전 그리스 아테네에서 시작되었습니다. 고대 올림픽은 단순한 운동경기가 아닌 고대 그리스인들의 절대신인 제우스에게 바치는 종교·예술·군사훈련 등이 삼위일체를 이룬 종교 제전으로 음악 경연대회도 4년에 한 번씩 행해졌습니다. 이 자리에서 그리스의 100여개 도시국가에서 선발된 대표들은 전쟁과 반목을 중단하고 화합과 축제의 만남을 가졌습니다. 고대 그리스 젊은이들의 이상적 모습은 운동을 할 수 있는 튼튼한 몸과 음악을 할 수 있는 섬세한 감성을 동시에 겸비해야 했습니다. “강하고 용감해도 재능이 없으면 안 된다. 직접 리라(lyra, 소형키타라)를 연주하고 노래를 당당하게 부를 수 있는 정도가 되어야 한다”라고 철학자 플라톤이 말했다고 합니다. 호메로스의 서사시에 BC 8세기경, 영웅들이 리라를 반주로 노래하는 장면이 있을 정도로 고대 그리스에서 음악은 스포츠와 더불어 초등교육의 2대 과목으로 중시되었습니다. 음악은 성장에 있어서 감각이나 사고에 좋은 영향을 미치는 것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남자들은 반드시 음악을 배워야했습니다.

키타라의 반주로 노래하는 기술을 겨루는 경연대회는 무용과 권투가 추가되고 다시 합창과 비극이 더해져서 점차 그 규모가 커졌습니다. 당시의 합창단(코러스)은 아마추어 시민으로 구성되었기 때문에, 경연대회는 점점 자신이 속한 도시국가인 폴리스(polis)의 명예를 건 음악전쟁의 성격을 띠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유명한 예술가를 초빙한다거나 노래 형식이나 악기의 연주 스타일을 새롭게 만들어내는 경연대회를 통해서, 고대 그리스 음악과 사상은 유럽 전역으로 퍼져 나가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그리스를 점령한 로마제국이 393년 기독교를 국교로 선포하고 올림픽을 폐지했습니다. 1896년 프랑스의 피에르 쿠베르탱(Pierre de Couberton) 남작의 노력으로 약 1,500년 동안 중단되었던 올림픽 부활되었지만 고대 올림픽의 하나였던 연극, 음악경연은 사라지고 말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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