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유일의 분단현장을 보기 위해 지난 한 해 동안 800만명에 가까운 관광객이 임진각 평화누리와 도라전망대, 제3땅굴 등을 방문했다. 미국의 시사주간지 ‘타임’은 한반도의 DMZ를 아시아에서 가볼만한 곳 25개소 중 하나로 선정하며 ‘Step into Living Cold War History(살아 있는 냉전사의 현장으로 들어가다)’라고 소개했다. 한국을 찾는 외국인에게 판문점과 DMZ 일원은 다른 어떤 곳에서도 볼 수 없는 독특한 관광지이기도 하지만 60년간 인간의 발길이 제한되면서 생태계가 복원되어 유네스코 생물권보전지역 지정 및 세계자연유산 등재 등이 거론되고 있는, 전 세계적으로 관심을 받고 있는 지역이다.

DMZ평화벨트사업 김포 확정
경기도는 김포시, 연천, 파주에 경기지역 특화사업 3가지를 확정했다. 박근혜 대통령의 대선 공약인 DMZ생태 평화벨트 조성사업에 파주의 평화생태공원, 연천 임진강 유원지, 김포 애기봉 평화생태공원을 경기지역 특화사업으로 최종 확정한 것이다. 특히 지역특화사업으로 확정되어 예산확보가 용이해지게 됨에 따라 7월에는 착공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김포시의 애기봉 평화생태공원 조성사업은 316억원을 투입하여 2016년까지 조성되는 사업으로 높이 54m의 전망타워, 평화전시관, 전쟁체험관, 영상관, 특산물판매장이 들어설 예정이라고 한다.
그리고 휴게소와 관리사무소, 120대의 차량을 세울 수 있는 주차장 등의 부대시설도 들어선다. 이를 위해 시는 지난 7월 애기봉 일대 국유지 4만9500㎡의 농림지역을 문화공원지역으로 변경했으며, 시는 내년 상반기 중에 군부대와 산림청 등 관계기관과 협의를 거쳐 국유지를 매입한 뒤 이르면 내년 하반기 중에 공사에 착수, 2014년 말 마무리할 계획이다. 현재의 통일전망대(660㎡)는 1988년 해병대에 의해 건립됐으며, 경기도 재향군인회가 운영하고 있다.
또한 시는 1996년 홍수 때 북한에서 김포의 비무장지대인 유도로 떠내려 와 구출된 ‘평화의 소’의 유골을 활용한 상징물을 이곳에 설치키로 했다. 특히 ‘평화의 소’와 제주도 암소 ‘통일의 소’ 사이에 태어난 40여 마리의 ‘평화통일의 소’에 대한 스토리텔링을 추진하고 있다.
애기봉은 1966년 박정희 전 대통령이 평양 기생 ‘애기(愛妓)’ 사연을 듣고 지척에도 오가지 못하는 이산가족의 한과 같다고 해 애기봉이라 명명하고 휘호를 써서 비석을 세운 곳이다.

애기봉과 문수산을 이을 고리가 필요
그렇다면 과연 애기봉에서 북녘땅을 바라볼 수 있다는 54m의 전망타워만으로 많은 외부 관광객을 끌어 올 수 있을 것인가를 생각해 보면 다소 불안한 부분이 있다. 관광객들이 애기봉을 방문하여 소비하는 비용은 식사비용을 제외하고는 아무것도 없다. 평화생태공원을 조성하여 돈벌이를 하자는 취지의 내용이 아니라 수익이 있어야 제대로 된 운영이 이루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거대하게 만들어 놓고 수익이 없어 시민의 세금으로 운영된다면 무용지물의 골칫거리가 될 것이 뻔하기 때문이다.

월곶면 전체를 바라보는 평화관광벨트로 키워야
월곶면 일대에는 사적 제139호로서 조선 19대 숙종 20년(1694)에 바다로 들어오는 외적을 막고 강화도 방어를 위해 쌓은 문수산성이 자리를 지키고 있으며, 철책선을 바라보며 걸을 수 있는 평화누리길이 있다. 뿐만 아니라 가볍게 산책로를 걸으며 자연의 향기를 맡을 수 있는 문수산림욕장과 맛있는 소고기를 맛볼 수 있는 먹거리센터 다하누촌이 있으며, 가족들의 이야기꽃이 피어나는 매화미르 캠핑장과 김포청소년 수련관에는 숙박시설과 물썰매장, 수영장, 짚라인 등 즐길 거리가 준비되어 있다. 더 나아가 평화를 기원하는 국제조각공원의 훌륭한 작품들이 문수산 자락 곳곳에 설치되어 있다. 이렇듯 준비되어 있는 관광인프라를 애기봉 평화생태공원과 연계하여 월곶면 전체를 바라보는 평화관광벨트로 개발한다면 월곶면 전체를 더 나아가 김포지역의 지역경제활성화를 도모할 수 있을 것이다.

파주, 강화와는 다른 평화생태공원이어야
파주와 강화에 가면 똑같은 전쟁 또는 평화기념관에 탱크, 비행기 등 대동소이한 전시품과  무작정 전쟁과 평화만 이야기하는 엇비슷한 테마를 가지고는 경쟁력이 있을 수 없다. 파주와 강화에서는 경험하지 못하는 색다른 것이 애기봉에 필요하다.
첫째, 애기봉(높이 155m)과 문수산(높이 376m)에 케이블카를 연결하자.
애기봉과 문수산의 거리는 도보거리로 대략 8km이다, 걸어서는 2시간 20분이 소요되는 거리이며, 직선거리로는 대략 4.6km이다. 애기봉에서 문수산까지 케이블카를 타고 북녘땅을 바라보며 경치를 함께 감상하고, 애기봉에서 관광이 끝나는 것이 아니라 문수산으로 이어져 월곶면이 보유하고 있는 다양한 관광인프라를 함께 이용할 수 있다면 파주, 강화와의 차별성은 물론 국내관광객뿐만 아니라 외국 관광객 유치에도 유리한 조건이 될 수 있다.
만약 애기봉과 문수산에 약 4.6km의 케이블카가 설치된다면 통영 미륵산 정상으로 올라가는 1,975m의 케이블카, 영남알프스 중 천왕봉으로 올라가는 1,800m의 케이블카보다 두 배 더 긴 국내 최장의 케이블카가 탄생되는 것이다.
둘째, 문수산의 역사와 애기의 전설 등 김포만의 이야기를 특화시키자.
애기봉에는 예전부터 내려오는 전설이 있다. 바로 기생 애기의 전설이다. 병자호란 때 평양감사와 기생 애기와의 슬픈 일화가 서려 있는 애기의 전설을 뮤지컬로 극화하여 애기봉을 찾는 관광객을 위한 정기적인 공연을 개최하고, 김포예술인들의 다양하고 풍성한 공연을 통하여 감동과 재미를 함께 줄 수 있는 테마가 있는 평화생태공원으로 만들자.
이처럼 애기봉과 문수산에도 김포스토리가 있다. 이를 이용하여 공연 또는 체험과 접목시키고 김포만의 특색을 알릴 수 있는 공연관과 체험관을 만들어 운영한다면 애기봉을 찾는 관광객들이 즐거움과 추억을 안고 갈 수 있는 관광명소가 될 수 있을 것이다.

길이 없다면 길을 만들며 나아가는 것이 희망의 시작
도전해야 희망이 있다. 다른 지역과 똑같이 해서는 안 된다. 김포만의 특색을 살려야 하며 우리가 가지고 있는 어떠한 자원이든 최고의 가치로 승화시켜야 한다. 우리가 가지고 있는 역사와 전설, 관광인프라를 어떠한 방법으로든 개발하려는 지속적인 노력이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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