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얀마는 우리에게 버마로 잘 알려진 나라이다. 과거 우리와의 축구시합에서 좀처럼 이기기 힘든 나라였다. 국토는 남한의 7배에 달하며 인구는 6,000만에 이르는 제법 큰 나라이다.

불교가 국교일 정도이고 90%가 불교인이다. 인종은 무려 130여개로 다민족 국가이다. 석유와 가스를 비롯해 여러 가지의 엄청난 광물자원을 가지고 있고 전 국토의 50%가 평야지대여서 농산물 생산도 풍부하다. 기온은 평균 30도를 넘어 농사짓기에도 좋다.

이런 나라가 1947년에 독립한 후 사회주의와 군사독재로 국민들의 자유를 극도로 억압하고 경제를 폐쇄적으로 운영한 결과가 오늘의 빈국 미얀마의 현주소다.

60년대만 해도 우리보다 훨씬 잘 살았을 뿐 아니라 싱가포르의 리콴유 수상이 버마만큼 잘 살게 해주겠다고 할 정도의 나라가 지금 1인당 국민소득 800달러 수준이라니 우리의 25,000달러에 비하면 기가 찰 노릇이다.

국민소득 수준이 형편없으니 짐작이 가지만 눈으로 본 미얀마의 제1의 도시인 양곤은 우리의 60년대 말이나 비슷하였다. 인구 570만의 도시에 거의가 일제인 중고차 200만대가 거리를 누비는 것을 보면 선진국 수준인가 하고 눈을 의심하게 하지만 실제로 속을 들여다보면 말이 아니다.

도심을 조금 벗어나면 도로는 포장이 되었으나 자갈길을 달리는 기분이고 버스는 낡을 대로 낡은데다가 콩나물시루이고 또한 트럭에 콩나물처럼 실려 통행하는 사람들이 즐비하다. 도심의 아파트나 건물들은 페인트칠을 하지 못해 낡은 모습을 그대로 드러내고 있다.

도시외곽에는 원시적인 주택들이 심심치 않게 눈에 띈다. 사회주의였음에도 불구하고 인구의 10%가 국부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니 과연 군사독재의 사회주의가 진정한 사회주의였는지도 의심스럽다.

이런 미얀마가 최근 급속도로 변신하고 있어 주목된다. 즉 민선 정부가 서방의 압력 영향이긴 하지만 2년여 전부터 그동안 취해온 폐쇄주의를 과감히 벗고 개방정책으로 전환한 이후 놀랄만한 변신을 하고 있다는 점이다. 적극적으로 외자를 유치하고 수입을 자유화함과 더불어 외국인 관광객을 끌어들이는 정책을 쓰고 있다.

놀라운 것은 불과 2년 사이에 양곤(우리의 도에 해당)에 자동차가 200만대로 늘어 오토바이의 시내 진입을 막았음에도 불구하고 시내 교통정체가 극심하다.

더욱이 미얀마 화폐인 챠트의 환율이 제법 높다는 점이다. 미화 1달러가 950챠트 정도이니 우리보다도 통화가치가 높은 편이다. 각국이 미얀마에 적극적인 무상 및 공적원조를 제공하고 있는데다가 서로 앞 다투어 직접투자에 열을 올리고 있기 때문이다.

2012~2013의 1년 동안에 400여억달러가 투자되었다니 대단하다. 그도 그럴 것이 노동력이 풍부해 인건비가 싸기 때문이다. 월 10만원이 안되어 중국의 1/5 수준이라고 한다.

인건비가 싼 것도 장점이지만 미안마인들은 인성이 착하고 명랑하다. 아마도 불교의 영향인지도 모른다. 도둑도 거의 없다고 한다. 낯선 사람들에게도 미소를 짓고 목례도 한다. 그리고 영어도 제법 통한다. 외국인 투자환경은 좋아 보인다.

그런데 문제는 사회적인 인프라가 부족한 것이 흠이다. 부족한 주택사정으로 임대료가 천정부지로 치솟을 뿐 아니라 전기의 부족으로 하루에도 몇 번이나 정전사태가 벌어진다고 한다. 외국 관광객들을 위한 식당에 전기가 자주 끊겨 공연이 중단되고 실내가 찜통이 되는 사태가 벌어진다.

그동안 낮은 소득수준과 부족한 사회간접자본투자 때문이지만 갑자기 밀려드는 외국투자에 따른 불가피한 부작용이기도 하다.

전기가 부족하고 도로가 엉망이며 은행이 수기를 하고 카드가 통하지 않는 열악한 인프라라든지 종족간의 갈등 등이 문제이나 외국자본이 물밀듯이 들어오니 고도성장은 보장되고 있는 셈이다. 긴 잠에서 깨어나 황금시대의 미얀마가 현실로 다가오는 것 같다.

우리 기업들도 미얀마 투자에 발 빠른 행보를 보이고 있다. 중국과 태국이 선점한 상태이나 최근 불고 있는 한류의 바람이 미얀마에 거세게 불고 있어 우리에 대한  인상이 좋다.


미얀마로부터 1,000km 안에 6억의 인구가 산다고 하니 좋은 투자처라 하겠다. 양국교류가 심화되면 될수록 서로가 윈윈할 좋은 기회가 될 것으로 보인다. 무능한 정부의 독재와 종교의 굴레가 나라를 빈곤의 구렁텅이로 몰아넣은 미얀마가 어떻게 변모할지 관심의 대상이다.    

정재철 서울시립대 명예교수, 본지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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